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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CEO는 와인을 즐긴다 ③]경영을 얻고 마음을 교류

LG 구본무, CJ 이재현, 한진 조양호, 코오롱 이웅렬,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의 와인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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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07-308호( 이진우⁄ 2013.01.02 11:12:12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와인사랑’은 재계에서 첫 손을 꼽을 정도다. 구 회장은 평소 캘리포니아 와인인 ‘오푸스 원’을 즐겨 마신다고 한다. 또 곤지암 골프장에 와인저장고를 둘 정도로 와인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것으로 유명하다. ‘오푸스 원’은 한때 저렴한 와인으로 인식되던 미국산 와인을 재평가 받게 한 와인으로 유명하다. ‘오푸스 원’은 프랑스 보르도의 그랑 크뤼 일등급 와인을 만들어 내는 ‘샤토 무통로칠드’와 미국 캘리포니아 나파밸리 대표 와인 메이커인 ‘로버트 몬다비’가 손잡고 만든 와인으로서 와인 본고장에서 생산되는 프랑스 와인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와인으로 꼽힌다. LG 와인사랑은 동굴 저장고까지…‘와인 제국’ 건설 또한 구 회장은 경영과 비즈니스를 위해서는 한정 생산되는 컬트와인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귀빈에게 선물을 하거나 비즈니스 미팅 시, 임원급 인사들과 와인을 마실 때에는 비교적 가치가 있는, 한정 수량만 생산돼 일반인들이 쉽게 접하기 어려운 와인을 내놓는다고 한다. 특히 매년 소량의 한정된 수량만을 내놓아 와인 애호가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오디세이 카베르네 소비뇽’은 쿠나와라의 정수로 불리는 카트눅 와이너리의 플래그십 와인이다. 골프마니아이기도 한 구 회장은 퍼터 브랜드 ‘오디세이’와 이름이 같다면서 이 와인을 수백 병씩 주문한 적도 있을 정도다. ‘오디세이 카베르네 소비뇽’은 매우 파워풀하고 고급스러움이 물씬 우러나는 와인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 와인은 오랜 오크 숙성 기간을 통해 복합미가 느껴지는 부케를 자랑한다. 잘 익은 다크베리 향, 스파이시한 자두 향, 약간의 뽕나무 향 등이 느껴지며, 모카와 초콜릿 향을 동반한다. 호주 쿠나와라 지역에서도 대표적인 카베르네 소비뇽으로 손꼽히며, 풍부한 과일의 어우러짐이 부드럽게 입 안을 감싸주는 뛰어난 맛을 느끼게 한다.

이 와인은 지난 2002년 신세계 와인 중 최고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2005년, 2006년 모두 디켄터 월드 와인 어워드(Decanter World Wine Awards)에서 골드 메달을 수상한 경력이 있다. 또한 호주 와인 평론가 제임스 할리데이로부터 지난 2010년에는 95점을 받으며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LG그룹은 경영진들의 와인 사랑도 남다른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구 회장을 비롯해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등 오너 일가의 와인에 대한 애정은 사업으로까지 이어지며, 지난 2007년 말 LG상사가 지분 100%를 투자한 와인 전문 수입회사 트윈와인㈜을 설립하기에 이르렀다. 트윈와인은 오는 2015년까지 국내 최대 종합 주류 회사로의 도약과 국내 와인 문화의 대중화를 목표로 지난 2008년 6월부터 본격적으로 와인을 수입하기 시작했으며, 10여 개국에서 250여종의 와인을 수입해 유통하고 있다. LG그룹의 와인사랑은 이처럼 와인을 수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와인을 어떻게 잘 보관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로까지 이어져 지난 2009년 9월초 경기도 광주 곤지암리조트에 국내 최대의 인공 동굴 와인카브(저장고)인 ‘라그로타(La Grotta)’를 만들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 와인카브는 최대 10만병에 달하는 와인을 저장할 수 있는 규모로, 트윈와인이 프랑스, 이탈리아, 미국, 호주, 칠레 등 14개국에서 수입한 220여종의 와인을 보관하고 있다. 총 길이 100m, 높이 5.4m, 폭 8m에 ‘ㄷ’자형으로 설계됐으며, 1년 내내 12~15도의 온도와 70∼80%의 습도를 유지해 와인의 상태를 원형 그대로 유지시켜 준다. 동아제약 강신호 회장의 부전자전 와인사랑 와인애호가들은 와인을 무생물이 아닌 탄생과 성장, 소멸과정이 일어나는 살아있는 유기체로 여기기 때문에, 와인이 ‘어떻게 만들어졌느냐’ 못지않게 ‘어떻게 보관됐느냐’에 대해서도 엄격히 따진다. 또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대중적인 와인 문화 공간’을 표방하면서 보관된 와인을 맛볼 수 있는 와인시음장, 와인과 음식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도 갖췄다. 와인카브의 2만여병 규모의 저장 공간은 리조트 콘도미니엄 회원을 대상으로 무료로 제공되며, 와인시음장이나 레스토랑의 경우에는 회원이 아니어도 누구나 방문할 수 있다. 트윈와인 측은 “라그로타는 대중들이 쉽고 편안하게 와인문화를 접할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다”며 “가족들을 위한 휴양지, 와인 마니아들을 위한 순례지, 관광지 등 다양한 역할을 하는 문화의 장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 역시 재계에서는 소문난 와인애호가로 통한다. 직접 와인사업에 뛰어들기도 했던 강 회장은 프랑스 보르도 와인보다는 부르고뉴 지방 와인과 칠레산 와인을 즐겨 마신다고 한다. 강 회장은 아들인 강문석 수석무역 부회장과 경영권 갈등을 겪을 때도 와인만은 줄곧 수석무역이 수입하는 부르고뉴 와인과 칠레 와인을 마신 것으로 전해졌다. 강 회장이 즐겨 마시는 칠레 와인은 발디비에소사가 포도 품질이 좋은 해에만 생산한다는 카발로 로코로 알려져 있다. 또 그는 그 아래 등급인 발디비에소도 즐겨 마신다. 강 회장이 좋아하는 부르고뉴 와인은 프랑스에서는 보르도와 함께 양대 와인 산지로 꼽히는 부르고뉴 지방에서 생산된다. 보르도 레드 와인이 카베르네 소비뇽이라는 포도 품종을 기본으로 여러 품종을 블렌딩해 제조되는 반면, 부르고뉴의 레드 와인은 피노누아라는 단일 품종으로 만들어진다. 피노누아는 외부 환경에 매우 민감해서 재배가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하지만 외부 환경을 이겨내고 세상에 나온 피노누아는 그 맛과 향이 오묘해 와인전문가들에게는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와인으로 유명한 ‘로마네꽁띠’가 바로 이 피노누아로 만들어진다.

재계의 한 CEO는 “피노누아 와인은 재배 단계에서부터 정성을 많이 들여야 한다. 이러한 피노누아 와인이야말로 세계 최고의 와인이랄 수 있다”며 “와인은 포도를 재배해 수확하고 이를 숙성해서 태어나는 하나의 예술작품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재계의 CEO들은 상대적으로 일반인들보다 외국의 와인 문화를 접할 기회가 많은데다가 와인이 건강에도 좋다는 인식이 널리 알려졌기 때문에 와인을 선호한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건강을 고려해 독주를 즐기다가 와인으로 전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와인은 술을 떠나 경영과 비즈니스 채널 이에 따라 한때 와인 업계에서는 ‘CJ가 와인사업에 뛰어 든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았다. 이 회장은 또 과거 미국 영화사 드림웍스 지분 인수를 위해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를 초대한 만찬에서 보르도의 1등급 와인인 ‘샤토 라피트로실드’를 주문했다. 당시 만찬이 진행됐던 신라호텔 측에서 라피트로실드가 동나는 바람에 조선호텔 등 인근 특급호텔에서 와인공수를 해오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한 남다른 인연도 있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술을 마시지 못한다. 하지만 비즈니스 석상에서 술이 오가는 자리에서 현 회장은 단연코 와인을 선택한다. 임원들과 식사를 할 때도 ‘술’이라는 양념이 필요하다면 현 회장은 와인을 주문한다고 한다. 그렇다고 현 회장이 택하는 와인이 최고급의 비싼 와인은 아니다. 특정한 브랜드를 선호하지도 않는다. 때로는 프랑스 와인이기도 하고 때로는 이태리나 미국 와인이기도 하다. 이는 현 회장 나름대로의 의미를 담아 그때 그때 선택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현 회장에게는 와인은 특히 단지 술의 일종이 아닌 비즈니스와 교류를 위한 하나의 ‘채널’로 활용하는 수단이 되는 것이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도 술이 약해 와인을 많이 마시는 편은 아니다. 하지만 조 회장이 소장하고 있는 와인 컬렉션은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히려 대한항공 기내식 사업본부를 책임지고 있는 장녀 조현아 전무가 조 회장보다 와인에 있어서는 전문가로 통한다. 조 전무는 보르도 와인 산지를 직접 다니며 공부할 정도로 와인을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급 와인뿐 아니라 가격대비 품질이 좋은 와인을 선호하는 편이라고 한다. 가격대비 품질이 좋기로 유명한 보르도의 ‘샤스 스플린’을 즐겨 마신다. 이웅렬 코오롱그룹 회장의 ‘와인사랑’도 빼 놓을 수 없다. 이 회장은 ‘보졸레 누보’의 팬으로 유명하다. 또 그는 회사 임원들에게 ‘보졸레 누보’ 파티 참석을 자주 권하고, ‘보졸레 누보’ 와인을 직접 선물한다고 전해진다. ‘보졸레 누보’는 프랑스 보졸레 지방의 햇와인으로 11월 셋째 주 목요일에 전 세계에 일제히 배급되는 것으로도 유명한 와인이다. 성공하는 여성의 와인 ‘뵈브 클리코’ ‘뵈브 클리코(Veuve Clicquot)’는 탄생 배경부터 여성과 깊은 관련이 있었으며, 성공하는 여성의 와인으로 꼽히고 있다. ‘뵈브 클리코’는 마담 클리코라는 이름으로 더 유명한 바브 니콜 퐁사르당이 젊은 나이(27세)에 남편을 잃고 ‘뵈브 클리코’를 주력으로 생산하던 남편의 샴페인 회사를 물려받은 이후 세계적인 회사로 키워내면서 근대 최초의 여성 사업가로 인정받는 원천이 됐기 때문이다. 마담 클리코는 경영과 직원관리에 탁월한 능력을 보였고 주류 업계에서는 중요한 기술적 공로를 남긴 것으로 유명하다.

마담 클리코는 현재 모든 샴페인 하우스에서 표준처럼 사용하는 ‘르뮤아주(Remuage:샴페인 속의 찌꺼기를 제거해 맑게 만드는 방식)’를 개발했다. 맑고 투명한 현재의 샴페인을 즐기게 된 배경에 그녀가 있었던 것이다. 이 때문에 그녀는 생존한 동안 ‘샹파뉴 지방의 위대한 여인’이라는 별명을 갖기도 했다. 시크한 샴페인의 대명사인 ‘뵈브 클리코’는 탄생 배경과 더불어 여성들에게 특히 인기를 얻고 있다. 이 가운데 ‘뵈브 클리코 옐로’ 레이블은 뵈브 클리코 제품 중 여성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제품으로 꼽힌다. ‘뵈브 클리코 옐로’ 레이블은 신선함과 강렬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특징으로 입맛이 까다로운 여성들이 선호한다. 또한 ‘뵈브 클리코 옐로’ 레이블은 여성의 성공을 위한 샴페인으로도 유명하다. 인기 드라마 ‘섹스 앤드 더 시티(Sex and the City)’의 주인공인 캐리가 기고하는 컬럼의 광고가 버스에 실리자, 그녀의 친구들이 버스 정류장 앞에서 ‘뵈브 클리코’를 들고 축배를 드는 장면이 나온다. - 이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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