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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뮤지컬, 관객들에 통할까?

소설 원작으로 한 ‘해변의 카프카’ ‘해를 품은 달’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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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28호 김금영⁄ 2013.05.27 11:21:54

소설은 더 이상 하나의 콘텐츠로만 머물지 않는다. 다양한 분야에 소재를 제공함으로써 또 다른 콘텐츠를 형성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특히 소설이 가진 무궁무진한 이야기들을 잘 활용하는 곳이 공연계이다. 2013년에도 소설을 원작으로 한 공연들이 국내에 초연돼 눈길을 끌고 있다. 연극 ‘해변의 카프카’는 ‘1Q84’, ‘상실의 시대’ 등으로 알려진 무라카미 하루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2008년 프랭크 갈라티 감독이 미국 시카고에서 공연으로 첫 선을 보였고, 2012년에는 일본 무대에도 진출했다. 아버지에게 오이디푸스 왕의 비극을 암시하는 예언을 듣고 자란 소년 카프카가 가출을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이와 동시에 태평양 전쟁 중에 산 속에서 미스터리한 사건을 겪고, 모든 기억을 잃어버리는 대신 고양이와 대화할 수 있는 능력을 얻은 나카타의 이야기가 동시에 펼쳐진다. 김영수 프로듀서는 “대학로는 한국 연극계의 산실이자 역사이고 메카인데, 요즘 한 쪽으로 치중된 경향이 있다. 그래서 수준 높고 세대를 초월해 많은 관객들이 찾아와 볼 수 있는 연극을 해보자는 생각에 ‘해변의 카프카’를 올리게 됐다”며 “무라카미 하루키의 탄탄한 원작 소설이 지닌 감성과 한국 배우들이 지닌 열정을 높이 샀다”고 공연을 올린 이유를 밝혔다. 한국 공연에 원작자 무라카미 하루키도 관심을 표했다고. 공연의 주최와 제작을 맡은 PAC코리아의 지정화 디렉터는 “한국은 물론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을 사랑하는 독자들이 많다. 특히 한국어로 번역된 책들이 많다”며 “무라카미 하루키 또한 한국 공연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작품 성공을 기원한다는 메시지도 보냈다”고 설명했다.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 원작으로 하는 연극 ‘해변의 카프카’ 국내 공연 연출은 김미혜가 맡았다. 김 연출은 직접 원작 소설을 읽은 뒤 대본을 번역하고 분석하는 작업을 거쳤다. 라이선스 문제로 대본을 마음대로 바꿀 수는 없었지만 최대한 국내 관객의 정서에 맞게 심혈을 기울였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 연출은 “라이선스 대본을 보니 서양식의 논리적 내러티브가 위주여서 감성적인 부분을 어필하기 힘들었다. 그래서 위험을 무릅쓰고 원작 소설의 여러 대목을 가져오고 갈라티의 대본 중 많은 부분을 삭제했다”며 “극 중 15살 소년이 세상을 살아가기로 결정하면서 어른이 되는 과정을 대본으로 만들었다. 관객이 ‘이 작품이 이런 내용을 전하고 있구나’ 느낄 수 있도록 신경 썼다”고 밝혔다. ‘해변의 카프카’는 6월 16일까지 동숭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김미혜가 연출을 맡았고, 배우 이호협, 정홍섭, 이남희, 김준호, 전민규, 강지원, 윤정섭, 이인철 등이 출연한다. ‘해를 품은 달’은 드라마로 유명하다. 2012년 상반기에 방영된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은 시청률 40%를 웃돌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따라서 국내에 초연되는 이번 뮤지컬 ‘해를 품은 달’의 원작이 드라마라고 여기는 관객들이 많겠지만 이 공연의 원작은 소설이다. 드라마 ‘해를 품은 달’도 2011년 출간된 정은궐 작가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었는데, 뮤지컬 또한 이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뮤지컬 ‘해를 품은 달’은 조선시대에 살아가던 왕 이훤과 액받이 무녀 연우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다. 태양의 운명을 타고난 이훤과 그의 배다른 형 양명이 달의 운명의 타고난 홍문관 대제학의 딸 연우와 우연히 만나면서 펼쳐지는 애달픈 사랑과 음모 등이 펼쳐진다.

정은궐 작가 소설 ‘해를 품은 달’ 뮤지컬로 만들어져 정태영 연출은 “소설을 드라마화했던 ‘해를 품은 달’을 뮤지컬로 선보이게 됐다. 뮤지컬은 소설을 원작으로 만들었다”며 “무대 디자인 자체가 조각보 형식이다. 조각보처럼 이어지고 이어지는 인연 안에서 왕 이훤의 첫사랑 그리고 양명과 연우까지 끊어질 듯 이어지는 사랑을 무대 언어로 만들었다”고 뮤지컬 ‘해를 품은 달’의 콘셉트를 밝혔다. 소설을 기반으로 했기에 드라마와는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정 연출은 “원작 소설과 드라마가 다른 점은 소설에서는 여주인공 연우가 기억을 잃지 않고 왕 이훤을 다시 만나고, 드라마에서는 기억을 잃은 채 만난다는 것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연우의 기억이 설이라는 인물에 봉인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드라마에서 상세한 표현을 많이 해놨기에 뮤지컬에서는 장면 하나하나를 노래로써 많이 풀어내려 했다. 노래 넘버가 굉장히 많고 여러 가지 다양한 오케스트라 음악이 나온다”고 밝혔다. 대본 작업을 한 박인선 작가는 “‘해를 품은 달’ 드라마를 정말 재밌게 봤다. 이후 소설을 찾아보고 뮤지컬로 만들고 싶다고 사람들과 같이 얘기했다. 소위 ‘드라마컬’이라고 불릴 정도로 유명한 드라마를 기반으로 한 뮤지컬들이 많이 있다”며 “하지만 드라마에 나오는 유명한 장면들을 짜집기 식으로 집어넣고 ‘관객들이 당연히 이해해주겠지’ 하는 경우가 많아 아주 성공했다고는 판단하지 못했다. 그래서 그런 부분을 지양하고 소설을 기반으로 대본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뮤지컬 ‘해를 품은 달’은 용인포은아트홀에서 6월 8일부터 23일까지 공연된다. 용인 공연을 마친 뒤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7월 6일부터 31일까지 막을 올린다. 정태영이 연출을 맡았고, 배우 김다현, 전동석, 성두섭, 조강현, 전미도, 안시하, 송영창 등이 출연한다. 소설을 기반으로 한 공연들이 원작 소설이 지닌 매력과 메시지를 무대에 어떤 식으로 표현할지, 또 관객들은 이에 어떤 평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 김금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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