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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주, 성교가 배제된 감생의 순간이 주는 성적 감응에 주목하다

미적설화에 감응된 '감생설화'로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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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36호 왕진오⁄ 2013.08.01 16:25:27

성교에 의하지 않고 어떤 사물에 감응됨으로써 잉태하여 아기를 분만한다는 감생설화(感生設話)를 통해 작업의 영감을 얻는 작가 임영주(31)가 사물 또는 인물에 감응되어 생명이 탄생되는 매혹적인 신비한 이야기를 8월 7일 서울 팔판동 갤러리 도스에 펼쳐낸다. 임영주의 작품은 감생이야기를 크게 두 종류의 소재로 풀어낸다. 첫 번째는 감성이야기의 흔적을 찾는 작업이고, 두 번째는 성교가 배제된 감생의 순간이 주는 성적 감응이다. 임 작가는 자신만의 등장인물을 만들어내며 이야기가 남긴 흔적에서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작품에는 가상의 동식물들이 등장하는데 각각 당하는 이와 꾀는 이, 기도하는 이 등으로 나뉘어져 있다. 이들은 감정 혹은 힘에 의해 움직이며 서로 관계한다. 공격과 수비의 역할이 뚜렷한 이들 생명체는 은유적으로 감생을 드러낸다.

"제 작업의 관심사는 믿음에 의해 지탱되어지는 관계였습니다. 그 관심은 거짓말, 믿음, 종교, 약속, 사랑, 사기 등으로 이어졌고 그 중에서 가장 매혹된 이야기는 감생이야기였죠" 임 작가가 감생설화에 매료된 이유다. 넓게 보았을 때 감생이야기는 원인과 결과를 믿고 싶은 쪽으로, 혹은 누군가의 강압에 의해 믿게 되는 이야기로 서로 상관없는 사건들을 인과관계로 엮음으로서 마음을 편하게 만드는 것이라 생각한다. "특별한 이야기가 아닌 사람 사이의 거의 모든 약속과 관련이 있을 거란 확신과 함께 원인과 결과를 억지로 만들어 놓음으로써 우리는 심하게 좌절하지 않고 살아 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성교가 배제된 감생의 순간이 주는 성적 감응에 대해 주목하는 작가 임영주. 그는 성교가 배제된 감생의 순간은 생식이 배재된 성교의 순간만큼이나 성적으로 감응된다고 여긴다. '생식기=성기'가 아니라면 성적으로 감응되는 우리의 모든 기관은 성기가 될 수 있다. 작가가 가장 주목한 것은 손가락이다. 그는 손가락을 은유적 성교의 상징으로 사용해 감생이야기의 성적인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풀어낸다. 임영주는 신비로움 속에 감춰진 이야기가 가진 은밀한 성적 감응을 찾는다.

영웅의 믿기 힘든 탄생 설화나 오래된 신목의 영험함 속에서도 결국 감생 이야기의 본질은 성에 있다. 성교가 배제된 탄생이 주는 신비함과 성(聖)스러움은 결국 성(性)에 대한 호기심과 욕망에서 출발한다. 8월 13일까지 계속되는 임영주의 '축 감 생( 祝 感 生)' 展 은 자신만의 감생이야기를 만들어, 작품 속 등장하는 생명체들 속 자신의 도상을 찾아 작가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감응되는 시간을 제공한다. 왕진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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