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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완의 세계 섬 여행 ⑦]뉴칼레도니아

천국에 가장 가까운 섬 ‘로열티 제도’와 ‘일데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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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40호 박현준⁄ 2013.08.19 15:52:10

본 섬의 동쪽에 있는 로열티 군도는 리푸(Lifou), 마레(Mare), 우베아(Ouvea) 등 세 개의 섬과 그보다 조금 작은 티가(Tiga) 섬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섬들은 본래 습곡지형 지질구조로 이루어져 있는데, 특히 해안 쪽으로 오랜 시간에 걸쳐 서서히 융기된 산호초 블록들이 인상적인 절벽들을 이루고 있다. 세 개의 섬으로 구성된 ‘로열티 제도’ 석호의 잔잔한 파도는 물고기와 한 팀이 되어서 순백색의 모래 해변 위에 부서진다. 28km 길이의 해변이 있는 우베아 산호섬이 대표적인 해안이다. 부족 중심의 카낙 원주민 문화의 풍습이 살아 숨쉬고 있는 지역으로, 주민 대다수는 원주민인 카낙(Kanak)인이며, 이들은 멜라네시안 관습 속에서 삶을 영위한다. 부족장의 권위가 아직도 높이 존경 받고 있으며 관례와 전통이 잘 보존되고 있다. 남동쪽에 위치해 에메랄드빛 푸른 바다가 인상적인 마레 섬은 농업이 유명하고, 리푸 섬은 절벽으로 둘러싸인 넓은 고원이 있다. 우베아의 석호 바다 물은 너무나 맑고 투명하여 장엄한 레키니(Lekiny) 절벽이 물 속에 그대로 비친다. 환상 산호도의 남쪽 끝에 위치한 작은 섬들은 로빈슨 크루소의 영혼을 되살아나게 한다. 수직 절벽이 인상적인 ‘리푸’ 현지 카낙어로 드레우(Drehu)라 불리는 리푸 섬은 로열티 제도의 섬들 중 크기가 가장 큰 섬이다. 해안은 긴 백사장과 절벽 해구들로 계속되며, 길고 깊은 만으로 깎여 들어가 있고, 내륙은 울창한 열대 우림으로 덮여 있다. 우뚝 솟은 암벽부터 파우더 입자처럼 촘촘한 모래해안까지 다양한 모습의 경치를 즐길 수 있다. 리푸의 해안은 산호 해변을 제외하면 대부분 20~50m의 수직절벽으로 이루어져있는데, 절벽 위에 서서 남태평양의 드넓은 바다에서 바라보는 일출과 일몰은 방문객들에게 특별한 감동을 선사한다. 공식적으로 1827년에 발견된 이 섬은 섬 주민들을 교화하고 점령하려던 카톨릭과 개신교 선교사들의 비밀 투쟁 장소였다.

천국에서 가장 가까운 섬 ‘우베아’ 우베아 섬은 남태평양에서 가장 아름다운 환상(環狀) 산호초 중 하나로, 숨이 멎을 듯한 청록색의 맑은 물이 넘실대는 25km의 하얀 모래 해변이 유명하다. 섬의 길이는 35km가 넘지만 폭은 40m도 안되는 구간이 있을 정도로 좁은 이 섬은, 남북이 한길로 쭉 연결된 기다란 섬이다. 우베아 섬은 1970년대 이 곳에 정착하러 온 일본 작가 가쯔라 모리무라로부터 ‘천국에 가장 가까운 섬’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 작가는 우베아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집필 중이던 그녀의 소설책 제목을 ‘천국에 가장 가까운 섬’이라 정했고, 이후 소설이 영화로 만들어졌을 때 이 곳은 영화의 배경지가 되었다. 덕분에 뉴칼레도니아에는 수많은 일본인 관광객들이 모여들게 되었다. 작지만 에메랄드 빛의 푸른 뉴칼레도니아 바다와 눈부시도록 하얀 백사장 위의 낭만을 느낄 수 있는 섬, 그곳이 바로 우베아다.

석호의 절경이 아름다운 ‘마레’ 현지 카낙어로 ‘넹고네(Nengone)’라 불리는 마레 섬은 로열티 제도 최남단의 가장 융기가 많이 된 섬이다. 야성의 자연미를 가진 마레 섬에는 깊숙이 깎인 해안 절벽들과 녹음이 짙은 숲, 백사장 해변을 낀 작은 만들이 있다. 오래된 석호의 푸른 바다는 수많은 동굴과 자연 풀장을 관통한다. 뉴칼레도니아의 훌륭한 채소 재배지로 매년 ‘아보카도 축제’가 열리는 섬이기도 하다. 긴 시간 동안 영국 선원들과 선교사들의 영향을 받아 온 까닭에 넹고네(Nengone) 언어에 강한 영국식 억양이 숨어 있다. 마레 섬 사람들은 새로운 사람들과 잘 융합하여 혼혈인들이 많고 개방적이면서도 강인한 성격을 갖고 있다. 남국의 소나무 섬, 일데뺑 뉴칼레도니아 본섬의 최남단에 위치한 남태평양의 보석 ‘일데뺑(Ile des Pins, 소나무 섬)’은 길이 18km, 너비 14km의 아담한 섬으로, 자연 본연의 아름다움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안성맞춤인 안식처다. 유네스코 세계 자연 유산으로 등록된 석호와 형언할 수 없는 온갖 종류의 푸른 색깔을 모두 감상할 수 있는 일데뺑은 원주민 언어로 ‘쿠니에(Kunie)’라고 불리운다. 뉴칼레도니아에서만 볼 수 있는 열대의 소나무 ‘아로카리아’가 경이로운 자태로 우뚝우뚝 솟아 섬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다. ‘소나무섬’이라는 이름은 여기에서 유래되었다. 야자수로 가득한 대부분의 남태평양 섬들과 달리 소나무로 채워진 일데뺑의 독특한 자연환경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석호까지 더해져 환상적인 아름다움을 연출한다. 드라마 ‘꽃보다 남자’의 윤지후(김현중)와 금잔디(구혜선)처럼 뉴칼레도니아의 전통배 ‘피로그’를 타고 일데뺑 일주 여행을 하면서 드라마 주인공이 된 기분을 느껴보자. 눈이 시릴 정도로 푸른 석호의 물빛이 인상적인 오로 베이 내추럴 풀은 일데뺑을 대표하는 최고의 해변 ‘오로 베이’에 위치한 천연풀장이다.

신이 만든 수영장 ‘오로 베이 내추럴 풀’ 수심은 약 1~2m로, 갓 결혼한 연인들이 물장난을 즐기기에 좋으며, 산호와 열대어들이 훤히 들여다보일 만큼 투명한 물빛은 거대한 아쿠아리움 속에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이다. 일데뺑의 대표 리조트 ‘르메리디앙 일데뺑’의 산책로를 따라가다 보면 만나게 되는 이 곳은 신이 천사들을 위해 만든 수영장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아름답다. 그리 깊지 않은 물길에 발을 담근 채 따라 걸어 올라가면 수면과 같은 높이의 바위들이 바다를 막고 있는데, 맑은 바닷물이 계속 들어와 자연적으로 수영장이 형성되어 있다. 바위 너머 부서지는 파도와 내추럴 풀 주위를 울타리처럼 둘러싼 고대 소나무, 따뜻하게 비추는 태양, 그리고 투명한 바다를 만나 시간을 보내다 보면 마치 천사가 된 듯한 기분이다. 하늘과 바다의 환상적인 하모니 ‘노깡위’와 ‘브로스’ 뉴칼레도니아의 우편엽서와 광고 이미지 등에 자주 등장해 사람들의 마음을 뒤흔드는 무인도 노깡위는 가수 성시경의 ‘잘 지내나요’ 뮤직비디오 촬영지로 유명하다. 노깡위의 새하얀 모래사장과 그 위에서 번지듯 퍼져나가는 환상적인 바다의 색은 마치 이 세상에 속하지 않은 듯 아름답다. 다녀온 사람들이 입을 모아 말하는 소감이 “꿈인지 생시인지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로 아름다운 곳”이라는 것. 또 다른 무인도 브로스 섬에서는 싱싱한 생선과 랍스터 바베큐로 푸짐한 점심을 즐길 수 있다. 드라마 ‘꽃보다 남자’에서 구준표(이민호)가 금잔디(구혜선)만을 위한 로맨틱 런치 테이블을 준비해 두었던 곳이 바로 이 섬이다. 이외에 ‘꽃보다 남자’에서 구준표와 금잔디가 함께 거닐며 아기자기한 커플의 모습을 연출한 카누메라 해변과 쿠토 해변도 절경을 자랑한다. 뉴칼레도니아의 역사와 주민들 흔히들 뉴칼레도니아를 남태평양의 조그만 화산섬 정도로 알고 있지만 사실 뉴칼레도니아 섬은 이웃의 바누아투나 피지 같은 화산섬이 아니다. 호주 대륙으로부터 뉴칼레도니아와 뉴질랜드가 분리된 것은 약 8000만년 전으로 추정되므로, 왠만한 대륙보다 오랜 역사를 가진 셈이다. 뉴칼레도니아의 역사는 또한 18세기의 대탐험과 세계 발견의 역사이다. 뉴칼레도니아의 명칭에 대해서는 낭만적으로 들리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1774년 탐험가 제임스 쿡 선장은 뉴질랜드로 가던 도중에 뉴칼레도니아 본섬을 발견했다. 뉴칼레도니아 본섬의 아름다운 산새를 보고 그는 자신의 고향 ‘스코틀랜드’의 산새를 떠올리고 ‘뉴칼레도니아’로 이름 붙였다. 스코틀랜드의 로마시대 이름이었던 ‘칼레도니아’에 ‘New’를 더한 셈이다. 이후 1841년 영국 선교사들이 찾아와 영국 영토로 간주되었지만, 1853년 나폴레옹 3세의 지시로 페브리에 데스뽀앙뜨 장군이 뉴칼레도니아를 급습, 프랑스 식민지로 만들었다. 이후 뉴칼레도니아의 정식 명칭은 ‘누벨칼레도니(Nouvelle-Caledonie)’가 된다. 프랑스는 뉴칼레도니아를 본국의 죄수들을 유배보내는 유형지로 삼았다. 하지만 비슷한 시기 쥘 갸르니에(Jules Garnier)가 광물자원 ‘니켈’을 발견하면서 뉴칼레도니아의 운명은 개변하게 된다.

1894년 총독 페이예의 칙령으로 죄수 정착이 중지되고, 활성화된 광산산업의 노동력을 위해 인도네시아 사람들이 대규모로 이주했다. 니켈은 뉴칼레도니아에 많은 부를 안겨주었다. 현재 뉴칼레도니아는 세계 2위의 니켈 수출국으로, 인구 25만명의 1인당 GDP가 3만8000불(2011년 기준)이 넘는다. 뉴칼레도니아는 프랑스 해외 영토 중 아프리카의 가이아나 다음으로 큰 영토이지만 인구는 가장 적다. 뉴칼레도니아의 인구 분포는 원주민인 카낙인이 40%, 유럽인이 30%이며, 나머지 인구는 남태평양 주변국 인종과 광산 개발 때 흘러들어온 동남아인들이 차지하고 있다. 원주민들은 멜라네시안 인종에 속하는 ‘카낙(Kanak)’으로, 프랑스의 유형지가 된 뉴칼레도니아에서 프랑스의 수형자들은 원주민 카낙족들과 유화되어 지금까지 이어져내려오는 독특한 문화를 만들었다. 다양한 민족이 다양한 문화 속에서 살고 있는 뉴칼레도니아는 원주민 문화와 유럽 문화, 그리고 다민족 문화가 잘 조화를 이루고 있다. 뉴칼레도니아는 1998년 누메아 조약을 통해 자치령권을 획득했지만 여전히 프랑스의 해외영토다. 그래서 뉴칼레도니아는 ‘남태평양의 작은 프랑스’라 불릴 정도로 프랑스와 모든 면에서 흡사하다. 음식 문화도 프랑스 스타일이다. 치즈, 와인, 달팽이 요리.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프랑스 요리는 물론 제 2차 세계대전 동안 머무른 미군의 영향을 받은 미국식 음식과 얌과 타로를 기본으로 하는 멜라네시안 원주민 음식, 새벽 시장 노천 식당에서 먹을 수 있는 베트남 국수까지 다양한 음식 문화를 자랑한다. 매일 아침 모젤 항구에서 열리는 아침시장에 가면 뉴칼레도니아의 문화와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바게트를 사는 카낙인, 베트남식 튀긴 만두를 사는 프랑스인, 얌과 타로를 팔고 있는 동남아인들. 우리 눈에는 다른 인종 다른 사람으로 보이지만 뉴칼레도니아에서는 모두가 ‘뉴칼레도니아인’인 것이다. - 이명완 뉴칼레도니아관광청 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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