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변하는 현대사회에서 혁신은 중요하다. 혁신이야말로 빠른 속도를 특징으로 하는 현대사회에 적응하고 살아남기 위한 가장 확실한 무기이기 때문이다. 비즈니스 세계와 마찬가지로 투자의 세계에 있어서도 혁신은 중요하다. 혁신이 부족한 기업은 결코 위대한 기업이 될 수 없고 혁신적 사고를 지니지 못한 투자자는 남의 뒤를 따르다가 비참한 실패를 맛볼 수밖에 없다. 예전에는 주식을 사거나 팔려면 주식 중개인에게 전화를 걸어야 했다. 고객의 전화를 받은 중개인은 컴퓨터 시스템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었고, 담당자가 정보를 입력하면 거래가 체결되었다. 찰스 슈왑이 여기서 ‘혁신’을 만들어 냈다. 그는 주식 중개인을 ‘제거’했고, 인터넷을 통해 고객이 직접 주식 거래를 할 수 있게 만들었다. 오늘날 우리가 늘 이용하는 환경이다. 혁신은 이런 식으로 이루어진다. 개중에는 산업구조에 지각변동을 일으키는 거대한 혁신도 있고, 마케팅이나 제조에 ‘전기’를 마련해주는 혁신도 있다. 이 시대 모든 기업들은 존립과 성장을 위해 이 혁신에 집중하고 있다.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 것이다. 혁신을 하기 위하여 우리는 흔히 자원이 풍부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자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제대로 된 혁신이 불가능하다고 여기는 것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혁신을 일으키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은 자원이다. 풍부한 자원은 일정한 개선을 일으키는 데에는 도움을 주지만 많은 경우 오히려 시행착오를 하게 해 혁신이 싹틀 토양을 없애 버린다. 광고나 판촉을 늘리고 그다지 필요하지 않은 인력을 증원하는 등 ‘개선’을 시도하는 것이 일례다. 그런데 이러한 종류의 개선은 대개 기존의 조직이기주의를 강화하고 창발적인 환경은 해치는 방향으로 이루어지기 십상이다.
구글 등 지난 십 수 년 사이에 등장한 혁신적인 기업 중 처음부터 풍부한 자원을 동원하며 성장한 기업은 거의 없다. 보잘것없고 열악한 환경에서 무엇인가 달성하겠다는 충만한 열정으로 궁리를 거듭하는 동안 절로 혁신적인 기업이 된 것이다. 혁신의 아이콘 구글 홈페이지에는 ‘구글이 발견한 10가지 진실’이라는 제목의 구글 경영철학이 명시되어 있다. 그것은 구글이 처음의 혁신적인 마인드를 유지하기 위하여 얼마나 노력하는지 가늠할 수 있게 한다. 주식시장에 뛰어든 개인투자자들 역시 스스로 무사안일이나 패배의식에 젖어 있지는 않은지 항상 점검해보아야 한다. 한차례 성공한 경험을 과도하게 상찬하거나 한차례 실패에 의기소침하는 것은 모두 혁신적인 사고를 가로막는 장애물이다. 지금 이 순간은 어제와는 전혀 다른 환경임을 명심하고 공부하고 또 통찰해야만 한다. 혁신적인 투자는 그 바탕에서만 이루어진다. 정해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 - 정강필 우리투자증권 지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