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쇄
  • 전송
  • 보관
  • 기사목록

[데스크 칼럼]전두환·노태우 추징금, 육사생도 탈선…“김우중·최순영 호화생활도 국격 훼손”

  •  

cnbnews 제342호 김경훈⁄ 2013.09.02 14:58:00

‘죽음과 세금은 아무도 피할 수 없다‘ 미국의 정신적 지주 벤자민 프랭클린의 말이다. 제아무리 백만장자라도 죽음과 그로 인한 상속세를 비껴갈 수 없다. 이제 이 말도 무색해졌다. 수명은 100세 시대를 맞았고, 탈세수법은 변신과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김덕중 국세청장은 엊그제 국세행정포럼에서 우리 실정에 맞는 탈세규모 측정모델을 개발하겠다고 했다.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납세의 의무를 진다. 헌법 38조다. 이 헌법 38조에서 이름을 딴 서울시 38세금기동팀의 활약이 눈부시다. 2001년 창설된 후 몰염치한 상습 고액 체납자들을 추적하고 있다. 은닉재산을 색출하고 부동산과 차량을 압류공매하며 출국금지와 형사고발로 체납자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고 있다. “세금과 죽음은 아무도 피할 수 없다” 위장과 은닉의 탈세수법은 혀를 두른다. 사돈의 사촌, 팔촌까지 자금세탁에 총출동시키고 급기야 ‘배째라(BJR)식’이면 그만이다. 심증은 가도 물증이 없으면 받을 재간이 없다. 체납과 미납, 추징금 감추기 추태는 법과 제도적 허점을 교묘히 파고들어 곳곳에 잠복해 있다. 이런 가운데 한 달 전 국회에서 통과된 ‘전두환 추징법’은 큰 의미가 있다. 공무원 범죄에 관한 몰수 특례법이다. 오랜만에 국회가 제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법은 공무원을 넘어 일반인 추징금 미납자로 확대됐다. 추징금 집행범위와 실효성을 대폭 강화했다. 법무부가 8월20일 입법예고한 법죄수익은닉규제법의 골자는 4가지다. 관계기관에 대한 금융과세정보 요구권, 관련자 소환과 압수수색영장 청구권, 범죄 수익이란 것을 알고 취득한 제3자의 재산 추정권, 시효가 남은 미납자에 소급 적용할 수 있는 조항을 추가한 것이다. 검찰이 그 동안 무기가 없어 수사를 못했다는 핑계는 없어졌다. 전두환 추징법 시행 3일 만에 전두환(83) 일가 압수수색을 벌인 검찰(추징금환수 전담팀장 김민형 검사)에 대한 국민적 기대가 어느 때보다 크다. 전 전 대통령은 추징액 2205억원 중 1672억원이 남아 있다. 처남 이창석씨가 구속된 후 가족간 추징금 이견대립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씨가 치매증세 초기라니 갈 길은 먼데 해가 지는 꼴이다. 노태우(82) 전 대통령은 2628억 추징액 중 236억이 남아있다. 동생 재우씨, 전 사돈 신명수씨와 함께 납부하기로 했다니 지켜볼 일이다. 일각에서는 2008년부터 소뇌위축증이라는 희귀병을 앓고 있는 노씨가 사후 현충원 안장을 염두에 두고 추징금 완납을 서두른 것으로 보고 있다. 두 전 대통령은 국격(國格) 훼손의 장본인이다. 초급장교 때부터 전투화에 흙 한 톨 안 묻히고 양지만 좇았다. 국가 미납 추징금 25조, 무상보육에 쓰고도 남을 돈 최근 육사 생도들의 잇단 탈선이 위험수위다. 육사 출신 전 대통령의 부끄러운 추징금과 오버랩 되니 심란하다. 교내 성폭행에서 태국 원정 마사지, 미성년자 성매매까지…국민세금이 아깝고 부끄럽다. 한편으론 52년 도입한 3금제도(금연, 금주, 금혼)를 아직도 유지하는 게 아이러니하다. 벤치마킹 대상이었던 미국 웨스트포인트는 이미 폐지한 지 오래다. 학사장교, ROTC, 육사 해사 공사(4년제), 3사(2년제) 등 임관장교 가운데 육사는 2∼3%에 불과하지만 장성의 80%를 차지한다. 타 출신을 배척하는 순혈 엘리트주의는 결국 군 경쟁력을 약화시켰다. 2010년 천안함사태 때 합참 작전 라인이 육사 일색이었지만 효과적 대응이 미흡했던 게 이를 증명한다. 우리나라 미납 추징금은 모두 25조38억원에 달한다. 무상교육에 쓰고도 남을 돈이다. 두 전 대통령 외 호화생활중인 김우중 전 대우 회장이 23조억원, 최순영 전 신동아 회장이 2000억원이다. 하늘이란 진실의 그물은 얼핏 성겨 보이나, 빠져 나갈 수 없다. (천망회회 소이부실 天網恢恢 疏而不失) 그 벼릿줄을 단단히 옭아매는 건 국민의 책무다. - 김경훈 편집인 겸 편집국장

배너
배너
배너

많이 읽은 기사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