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골퍼들은 라운딩에서 온그린을 시키고 퍼팅할 때에는 고도의 집중력과 심리적인 안정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나치게 긴장한 나머지 사소한 실수라도 하는 경우에는 치명적인 스코어 손실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번호에서는 CNB저널이 KPGA 조현 프로(더 베이직 골프아카데미 소속)와 함께 그린 위에서 정확한 퍼팅을 위한 실력 향상 방법 중 불필요한 생각을 지우고 집중력을 높이며 심리적인 안정을 위한 프리샷 루틴에 대해 살펴본다. 프리샷 루틴(1)
프리샷 루틴은 샷을 하기 전에 행하는 일련의 반복되는 준비동작을 말한다. 프리샷 루틴(2)
프리샷 루틴은 일련의 반복동작으로 불필요한 생각을 지우고 심리적 안정을 준다. 프로골퍼 기죽이는 아마추어 퍼팅 달인! 조현 프로가 지난 2011년 태국에서 동계캠프를 차렸을 때 겪었던 일이다. 어느 날 태국에서 생활하고 있는 한국 프로골퍼들과 라운딩을 하기로 했다. 그런데 그때 태국인 아마추어 골퍼 한 사람이 조 프로 일행과 팀을 이뤄 라운딩을 하면서 내기를 하자는 제안을 했다. 그는 머리가 희고, 빼빼 마른 체형에 50대 후반 정도로 보이는 어르신이었다. 조 프로 일행은 그의 제안을 거절하기가 곤란하다고 여기고 같이 라운딩하기로 했다. 프로 셋에 아마추어가 한명이라 형평성에 맞는 핸디를 적용하려 했으나, 그는 과감히 핸디 적용을 거절하는 것이 아닌가. 한편으로는 ‘왜 그럴까?’ 의아해 하며 걱정도 됐다. 그러면서 조 프로는 혹시라도 프로 세 명이서 외국인 아마추어 한명 데려다 놓고 내기해서 돈을 땄다는 비난이라도 들을까봐 내심 걱정이 앞서고 있었다. 하지만 조 프로 일행은 엄청난 반전이 뒤에 펼쳐질 거라곤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 아마추어 태국인이 1번 홀에서 티샷을 마치고 프로들보다 50미터 뒤에서 세컨샷을 했는데 그린에 미치지 못하고 40~50미터 정도 짧았다. 프로들은 이미 세 명 모두가 온그린을 시키고 그린 위에서 그의 샷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런데 그는 퍼터 하나만 달랑 가지고 마치 퍼팅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핀 위치도 앞 핀이고 언듀레이션이 심해 누가 봐도 퍼팅은 사실상 무리인 듯 보였다. 그는 연습스윙을 몇 번하고 나서 퍼팅을 했다. 볼이 구르기 시작하면서 경사를 타고 그린에 올라와 홀 옆에 안착했고 가볍게 파를 성공시켰다. 조 프로는 마음속으로 그의 샷이 운이 좋았다고 생각했지만, 어쨌든 참으로 신기한 샷이었다. 웨지로 하프스윙을 해야 할 정도의 거리였기 때문이다. 조 프로는 2번 홀에서 세컨샷이 약간 뒷땅을 치며 30미터 정도 짧았는데 그의 볼 위치 옆에 떨어졌다. 이어 조 프로는 56도 웨지를 사용해 홀에서 4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온그린 시켰고, 그는 역시 퍼터를 사용했는데 홀을 살짝 돌고 나와 가볍게 또 파를 했다. 참으로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조 프로는 “원래 그린 주변에서 퍼터를 사용하는 것이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인줄은 알고 있었지만, 50미터 내외에서 퍼터만으로 거리와 방향을 기가 막히게 컨트롤하는 골퍼는 내생에 처음 봤다”고 토로했다. 홀이 지날수록 조 프로는 퍼팅 컨트롤에 더욱 어려움을 겪었다. 아마추어가 그린 밖에서도 퍼터만으로 가볍게 파를 하고 있는데, 온그린 시키고도 어려운 퍼팅으로 고전하는 프로마음이 어떠했을까. 한 번에 넣어 버디를 해야 한다는 압박과 욕심에 3퍼트가 몇 번이나 나오면서 기본적인 샷까지 흔들리고 있었다. 그는 18홀 라운드 동안 그린 적중률이 10% 미만이었는데 그린 밖에서 퍼터로 리커버리하는 능력은 거의 95% 이상인 것 같았다. 퍼팅의 달인을 만나 오히려 프로들이 돈 잃고, 마음 상하고, 음료수를 얻어먹는 어이없는 해프닝이었다. 화려한 어프로치샷보다 리스크 없는 퍼팅에 당한 완전한 패배였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는 현지에서도 프로들 기죽이는 퍼팅의 신으로 유명한 사람이었다. 조 프로는 “많은 아마추어들이 온그린이 아니면 무조건 웨지를 사용해야 되는 걸로 알고 있다. 하지만 그린 주변에서 퍼터를 사용해 보길 권한다. 아마도 스코어가 줄어드는 놀라운 결과를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진행 = 이진우 기자 voreolee@cnbnews.com / 사진 = 더 베이직 골프아카데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