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하루가 무섭게 치솟는 전세 값으로 인해 가을전세대란은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지만 정부의 8.28대책 중 전세에서 매매로의 전환정책의 효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는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는 있다. 전세에서 매매로 전환할 수 있는 형편이나 사정이 있는 사람들이야말로 ‘올챙이 물 만난 격’으로 취득세 면제와 완화, 5년 동안의 양도소득세 감면, 공유형 모기지상품 그리고 국민주택기금의 확대 등 여러 가지 혜택들이 있어, 정부의 이런 정책이 반갑지 아니할 수가 없다. 하지만, 이러한 좋은 혜택에도 불구하고 지금 살고 있는 전셋집이 쉽게 이사를 나갈 수도 새로 이사를 들어올 사람도 없는 이른바 ‘깡통전세’집이라서 고민이 있는 사람들도 아주 많다. 실제로 몇 해 전 필자에게 원룸을 구했었던 이진호(41, 직장인)씨는 현재 금천구 독산동에 위치한 지은 지가 3년도 채 안된 신축빌라에 전세로 2년이 넘도록 살고 있다. 이 씨 부부는 처음에 전세를 얻을 때는 신혼부부여서 큰집이 필요가 없었지만, 아무도 살지 않던 새집이고 방도 3개라서 자녀가 생기면 유치원이 바로 옆이라서 좋았다고 한다. 큰 집에 이 씨가 최초입주였고 대출금액이 1억 원 정도가 있었지만 들어가려는 집의 전세금액이 주변의 시세보다 매우 저렴하였고 전세잔금 시 대출금액 8000만 원을 갚는 조건이었다. 게다가 집주인은 빌라를 신축한 건축주였고 바로 위층에 거주해서 건물관리도 편하고 기존 분양을 받았던 입주자들과의 관계도 좋은 편이였다. 하지만, 현재는 채권최고액이 1억 2000만 원이 훌쩍 넘어 이 씨의 전세금액을 합한다면 실제 거래될 수 있는 매매금액에 2배 가까이 된다고 한다. 이 씨는 집주인이 전세 잔금을 치룰 때에 은행에 융자금 8000만 원을 갚았다는 대출금 상환 영수증까지 확인을 하고 확정일자도 받아 놓았지만, 이게 화근이었다.
은행에서는 집주인이 감액등기를 하지 않으면 채권최고액은 대출금을 상환하고도 필요하면 언제든지 다시 꺼내 쓸 수가 있어 이 씨의 확정일자는 집주인의 은행대출 다음으로 항상 2순위이기 때문에 절대적인 무용지물이 되었다. 이 씨는 눈앞에서 코를 베는 데 손도 못 쓰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 씨가 정부의 대책으로 집을 살 수 있는 호기를 놓쳤을 뿐만 아니라, 대출이 많은 이 씨의 전셋집을 바통을 이어 받을 세입자는 절대적으로 없다. 이렇게 이 씨와 같은 세입자들은 현재의 전세란 속에서는 대출이 없는 안전한 전세 구입이 힘든 형편이여서 이러한 임차인들의 피해는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일단 이런 세입자들에게도 최소한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세입자가 집주인의 주택 담보대출 및 이자 연체 여부 등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는 길이 마련된다고 한다. 지난 17일에 민주당 장병완 의원은 최근 집값 하락과 전세가격 상승으로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깡통전세’로 인한 세입자의 피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주택임대차보호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장 의원은 이를 통해 세입자가 1년에 2차례 이상 임차주택을 담보로 집주인에게 대출을 해 준 은행 등에 대출 원금 및 이자의 상환, 연체 여부 등의 정보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해 임의·강제 경매 피해 등에 무방비 상태였던 세입자 보호 장치를 마련했다고 하지만 안전한 보호 장치라기 보다는 약간의 피해를 줄일 수 있는 것에 불과하다. 그러면 깡통전세라 불리는 전셋집에 들어가지 않고 대출이 없는 전셋집을 구한다면 무조건 안전하다고 말할 수 있는가?(7회) 그렇다면 이러한 여러 가지 피해를 입지 않고 만기에 안전하게 전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전셋집을 구하는 요령과 계약 방법 그리고 제도 등(8회)을 연재토록 하겠다. ▶이미경 대표(023031414@hanmail.net) △시현부동산정보센터 대표 △(주)미호건설 상무이사 △쓰리바이어스(3BiAs)대표. 글:이미경(정리=왕진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