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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건군 65주년, 국방 없이 복지 없다…“이제 군대를 창업기지로 만들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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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47호 김경훈⁄ 2013.10.07 13:33:24

피할 수 없으면 즐겨야 한다. 아는 건 좋아하는 건만 못하고, 좋아하는 게 즐기는 걸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열정과 몰입은 즐기는 데서 나온다. 권태로운 천국보다 행복한 지옥이 낫다. 엊그제 건군 65주년 국군의 날, 까마득한 군복무의 추억을 되새기며 든 생각이다. 올해엔 10년 만에 시가행진이 있었다. 보무도 당당한 최정예 부대와 첨단 무기가 등장했다. 족집게 맞춤형 지대지 순항 크루즈와 현무미사일 신형이 최초 공개됐다. 대북핵 미사일억제시스템인 킬체인(kill chain) 조기 확보가 얼마 남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세계 8위 군사강국 우리나라 국방예산은 34조5000억원으로 전체의 10%를 차지한다. 美 유학중 군복무 마친 어느 청년의 배려 국군의 최강 무기는 국민의 사랑이다. 올해 국군의 날 콘셉트도 국민의 사랑을 받는 군이었다. 마침 강원도 최전방에서 전역한 올해 24살의 여인택씨가 쓴 책 ‘알면 인정받고 모르면 해매는 군대심리학’이 눈길을 끈다. 여씨는 현재 미국 미시건대 심리학과 4학년 유학생이다. 중학생 때 미국으로 건너간 후 귀국해 우리나라에서 현역 복무를 마쳤다. 여씨는 부대에서 고충상담 역할을 톡톡히 했다. 병장 때부터 틈틈이 수첩에 적은 사례를 인터넷게시판이나 블로그에 올렸다. ‘일말상초’를 심리학으로 풀어줬더니 ‘고무신’들의 호응도 좋았다는 후문이다. 일말상초는 일병 말 상병 초에 애인과 헤어진다는 속설, 고무신은 군대 간 남자친구를 기다리는 여성을 일컫는다. 재미없게 느껴지는 군대의 일상도 즐기고 몰입하기 나름이다. 여씨는 대전차화기 운용병으로 복무하며 우수 분대장상도 받았다. 그는 “군대가 시간낭비란 생각을 버리고 세상을 보는 안목을 키우며 그들의 고민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유학생으로 병역을 마친 여인택씨는 물론 대부분 병역의무를 다한다. 그들이 있기에 군에 대한 사랑이 쌓이고 믿음이 커진다. 그러나 병역에 대한 불신과 부정의식이 의외로 높다. 권력이나 금전, 유명세를 이용해 병역을 면탈하는 사례가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유명인이나 부유층 자녀들의 병역면제는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병무청의 병역법 개정안은 늦었지만 잘한 일이다. 고위 공무원(정부부처 4급 이상)과 연봉 5억 이상 고소득층의 직계비속, 연예인, 체육인 등 11만1000여명의 병역문제를 집중관리 하는 개정안을 입법예고했기 때문이다. 기간은 11월5일까지다. 이스라엘 엘리트 군인양성 ‘탈피오트’ 본받아야 병무청은 이들의 인적사항을 국세청과 법원행정처, 연예인협회, 체육단체로부터 통보받아 전산화하고 신체검사부터 병역을 마칠 때까지 관리한다. 현역은 물론 제2국민역 판정도 한 번 더 확인하고 의가사제도도 재점검하기로 했다. 투명하고 공정한 병역관리의 근거가 마련되면 군에 대한 국민의 사랑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제 군에 한국형 ‘탈피오트(Talpiot)'를 도입할 때가 됐다. 탈피오트는 히브리어로 최고 중 최고라는 뜻으로 이스라엘의 엘리트 군인 양성 프로그램이다. 군복무중 다양한 기술을 습득시켜 전역후 창업을 지원한다. 법무관, 군의관처럼 이공계생도 장교로 복무할 수 있다. 실제로 탈피오트 출신들이 만든 벤처기업은 눈부시다. 세계 최초로 배터리 교환방식의 전기차를 개발한 베터플레이스, 인간 게놈 해독 및 제약을 개발한 컴푸젠 업체와 인터넷보안, 통화감시장치, 동영상사이트 등 분야별로 다양하다. 복지는 내부의 적을 만들지 않는 것이라면 국방은 외부의 적을 막는 것이다. 국방 없이 복지 없다. 24시간 잠들지 않는 군은 그러기에 창조경제의 근거다. 국민사랑을 승화시켜 다양한 변모를 꾀할 때다. 군은 변하지 않는 것으로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 (以不變 應萬變) - 김경훈 편집인 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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