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문래동에 거주하는 이영자씨는 올해 입주하는 신축아파트를 전세를 놓고 2년에서 3년 뒤에 직접 거주할 목적이다. 이 씨는 자녀들이 다른 아이들에 비해 호흡기와 피부 등 질환에 쉽게 노출이 되어 피해를 보기가 싫어서 입주 시기를 뒤로 미루기로 했다. 새로이 신축한 아파트와 빌라의 모델하우스를 방문하면 어김없이 눈이 맵고 코가 매웠던 경험 등이 많았을 것이다. 신축한 지 1년이 넘어 미분양된 집을 들어가 가보더라도 그동안 환기를 많이 시켰다고는 하나 여전히 기분 좋지 않은 냄새가 가시지는 않는다. 이유는 새집증후군으로 알려져 인체에 유해한 오염물질이 배출되기 때문이다. 서울시 신축 공동주택 4곳 중 1곳은 실내공기질 권고기준을 초과하는 벤젠, 폼알데하이드 등의 오염물질이 배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이 적발된 곳은 GS건설로 7회, 삼성물산 4회, 동부건설 4회, 현대건설 3회, 대우건설 3회 등 국내 유력한 건설사들이 실내공기질 권고기준을 잘 지키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사실은 국정감사를 위해 서울시가 심재철의원에게 제출한 ‘신축 공동주택 실내공기질 관련 자료’를 통해 밝혀졌다. 서울시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08년 이후 2013년 현재까지 100세대 이상 신축공동주택 총 195개 중에서 폼알데하이드, 벤젠, 자일렌, 톨루엔, 에틸벤젠, 스티렌 6종의 유해물질 권고기준을 초과한 곳은 51곳으로 나타나 서울시 신축 공동주택의 새집증후군이 심각한 것으로 밝혀졌다. 아파트 중에서는 자이가 기준치 이상의 톨루엔, 스티렌 에틸벤젠 등이 검출되는 등 5번으로 가장 많았고, 래미안 3번, 힐스테이트 3번 등으로 나타났다.
폼알데히드는 장기간 노출이 되면 백혈병 혹은 폐암에 걸릴 확률도 높아진다고 알려져 있으며, 자일렌은 고농도로 흡입할 경우 현기증·졸림·감각상실과 폐부종·식욕감퇴·멀미·복부 통증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또한, 스틸렌은 단시간에 눈·피부·코·호흡기에 자극을 준다. 높은 농도에서는 졸음이나 혼수상태를 유발하는데 장기간 노출 시 신경·신장·폐·간 등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중이용시설 등의 실내공기질관리법 제9조3항에 따른 신축 공동주택의 실내공기질 권고기준은 폼알데하이드 210㎍/㎥, 벤젠 30㎍/㎥, 톨루엔 1000㎍/㎥, 에틸벤젠 360㎍/㎥, 자일렌 700㎍/㎥, 스티렌 300㎍/㎥ 이하다. 심의원은 “서울시 신축 공동주택 4곳 중 1곳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오염물질이 검출되고 있다”며, “새집증후군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기준치를 초과하는 건축물을 공개해 건설사들이 문제 개선에 적극 나서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신축 공동주택의 실내공기질 오염도는 현재 권고사항으로 행정처분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기준치를 초과하더라도 이를 제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공기 중에 배출된 유해물질 등으로 인해 백혈병 혹은 폐암 유발하는 폼알데히드 등 유해물질 제재가 시급한 실정이다.
▶이호영 대표(2hoyoung@naver.com) 공인중개사/(현)미호건설 대표이사/(현)우리부동산 컨설팅 대표. 글:이호영(정리=왕진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