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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식 골프 세상만사]보기 할 줄 알아야 골프 세상이 행복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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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55호 박현준⁄ 2013.12.02 11:23:52

“Bogey를 아시나요?” 알고 있다면 당신은 이미 고수의 반열에 올랐다. ‘이게 무슨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냐?’고 대부분은 반문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필자는 다시 한 번 정색을 하면서 “당신은 Bogey를 아시나요?”라고 묻는다. 그럼 많은 이들이 규정타수보다 1타를 더 치는 것이라고 마지못해 답할 것이다. 필자의 생각으로 보기는 절충의 미를 보여주는 골프에서의 최고의 스코어다. PGA프로들은 파를 규정타수로 놓고 그보다 적게 치면 언더파, 그보다 더치면 오버파가 된다. 경기 중계에서 보면 언더파는 빨간색, 오버파는 검은색이나 파란색으로 색깔까지 다르게 스코어를 기록하며, 그에 따른 응분의 대가를 받는다. 그렇지만 일반 골퍼들이 파를 규정타수로 놓는다면 정말 피곤해진다. 엘리트 선수들이 아닌 일반 아마추어가 자신의 규정타수를 파로 놓는다면 수많은 연습과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책을 파는 세일즈맨 출신인 일본의 한 골프선수가 늦깎이로 골프를 시작해 어느 정도 지났지만, 라운드를 하면 100개 정도를 치는 것이었다. 그는 자신의 골프에 대해 심사숙고하다 롱 게임에서 스코어를 많이 잃고 있다는 문제점을 발견했다. 그리고 그는 바로 드라이버를 골프백에서 빼버렸다. 모든 파4, 파5홀에서는 5번 아이언으로 티샷을 하고, 파4는 3온 2퍼트, 파5는 4온 2퍼트를 목표로 삼았다. 그의 이러한 계산은 적중해 최초로 87타를 기록했다. 물론 규정타수를 파로 보면 15오버파를 쳤지만, 보기를 규정타수로 보면 그는 3언더파를 친 것이다. 하나는 15오버파, 다른 하나는 3언더파, “당신은 같은 스코어로 언더를 치시겠습니까? 아니면 그냥 15오버파를 치시겠습니까?” 필자라면 당연히 3언더를 택할 것이다. 언더와 오버는 전혀 다른 세상이며, 마인드 자체도 삼차원과 사차원의 차이만큼 크다. 이게 바로 보기의 숨은 능력이다. 그는 결국 프로골퍼가 됐다. 대부분의 골퍼들은 보기를 싫어하고 업신여기는 경향이 많다. 그러나 보기를 사랑할 줄 알아야 고수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스코어가 90~100대를 치는 사람들과 골프를 쳐 보면, 대부분은 파를 하면 좋아하고 보기를 하면 매우 싫어한다. 자신의 타수가 90개를 넘게 치면서 말이다. 이런 마인드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이들 대부분은 티샷을 잘못 쳐 나무숲이나 러프로 가면 한 번에 리커버리하려고 손바닥만 한 공간으로 볼을 빼내려고 한다. 이는 파에 대한 욕심 때문이며, 그 결과는 너무나 처참하게 나타난다. 그러나 고수들은 자신 있는 거리를 염두에 둔 채 최대한 안전하고 넓은 쪽으로 공을 레이업하고는 쉽게 보기를 한다. 90개를 넘게 치는 골퍼들의 경우 그린에 직접 쏘다가 보기를 쉽게 할 수 있는 기회를 날려버리게 되는데, 이는 보기를 우습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결국 쉽게 보기를 할 것이냐. 아니면 애초에 보기를 포기할 것이냐에 따라 18홀의 타수는 하늘과 땅 차이로 결과가 나타난다. 이렇게 보기는 좋은 것이며 소중한 것이다. 그래서 보기를 목표로 하는 것이 좋다. PGA프로들이 버디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보다 더 우리는 보기를 소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파를 놓쳤다 해도 보기를 쉽게 할 수 있는 여유로운 게임운영을 해야 한다. 골프를 한방으로 생각하면 많은 것을 잃게 되는 것이다. 골프에서 천당과 지옥이 있다면, 보기란 스코어는 현실이다. 또한 절충이기도 하다. 합의의 여지를 두는 그런 어쩔 수 없이 꼭 필요한 스코어다. 보기를 제대로 할 줄 알아야 쉽게 파를 하게 된다. 보기는 파보다 한 타 더 친 스코어가 아니라, 파가 보기보다 한 타 덜 친 스코어인 것이다. 먼저 보기 플레이어가 되어야만 파 플레이어로 갈 수 있다. 골프에서 보기를 모르면 골프를 잘 칠 수 없다. 보기를 할 줄 알기 시작하면 골프가 좀 쉬워지고 골프를 받아들일 자세가 된 것이다. 이렇게 마인드를 바꾸어 보자. 그래야 우리의 골프 세상이 조금이나마 행복해지지 않겠는가. - 강명식 골프칼럼니스트협회 이사 (푸른요양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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