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9호 이진우 기자⁄ 2013.12.31 18:53:11
다사다난했던 2013년을 뒤로 하고 2014년 갑오년 새해가 시작됐다. 특히 ‘갑’은 청을 뜻하며 이는 60년 만에 찾아온다는 청마의 해로서, 청마는 서양에서는 행운의 상징이고, 동양에서도 청색은 좋은 기운을 의미한다. 따라서 청마의 해를 맞아 모든 투자자들은 지난해의 부진과 실수 등을 만회하고, 목표를 향해 힘차게 돌진하는 말의 기상과 행운이 함께 와주기를 기원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CNB저널이 이번호에서는 삼성증권 리서치센터를 찾아 올해의 경제전망과 주식시장 투자전략 등에 대해 각 분야의 전문가들의 심층적인 분석과 진단내용을 상세히 들어봤다.
신동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경제 전망에 대해 “지난해부터 진행된 미국 주도의 경제 회복이 유로존, 일본 등 주요 선진국으로 보다 확산되면서, 이는 상반기 한국 기업의 실적 호전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국내 내수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는 추세”라고 예상했다.
이어 신 센터장은 올해 주식시장 전망에 대해서는 “선진국들의 위기탈출이 가시화됨에 따라 지난 수년 동안에 비해 시스템 리스크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게 줄었다는 점이 우호적이다”면서 “코스피지수는 1900~2300에서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도 위험 자산에 대한 선호 현상이 나타나면서 주식시장에도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선진국 경기회복→통화정책 정상화→신흥국내 차별화 심화
올해 세계 경제 여건은 1)선진국 중심의 점진적인 경기 회복, 2)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주도하는 선진국 통화정책 정상화, 그리고 3)신흥국내 차별화 심화로 요약된다. 이는 미국 주도의 경기 회복이 주요 선진국으로 확산되고, Fed의 QE3(3차 양적완화)의 축소 및 종료 등으로 통화정책 정상화가 가시화되면서, 경기모멘텀과 정책대응 측면에서 신흥국내 차별화 심화로 이어질 것임을 의미한다.
허진욱 연구원은 “올해의 경제 전망을 IMF와 컨센서스 전망과 비교해 보면 선진국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반면, 신흥국에 대해서는 다소 보수적인 시각”이라며 “금융시장 관점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는 Fed의 통화정책 정상화와 이에 따른 장기금리의 움직임”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경우 올해 초 재정관련 불확실성의 완화 이후, 민간부문의 경기모멘텀 강화에 힘입어 본격적인 경기확장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로존은 금융시장의 안정세와 더불어 1% 내외 수준의 완만한 실물경기 회복을 시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은 오는 4월의 소비세 인상으로 2분기 이후 일시적인 성장률 둔화가 예상되나, 연간으로는 0.5~1% 내외 수준의 플러스 성장세 유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지난해에 비해 올해 주요 선진국들의 경제성장률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는 중요한 배경 중 하나는 경기 회복 기조가 예상됨에 따라 재정 긴축강도의 완화다. 반면 신흥국들의 경우 일부 국가들에서 과도한 내수부양에 따른 쌍둥이 적자 확대에 대한 우려가 확산됨에 따라, Fed 출구전략을 앞두고 올해 안에 전반적인 재정긴축의 강화가 예상된다. 이는 선진국과 신흥국간 경기모멘텀의 차별화를 유발하는 중요한 요인이기도 하다.
올해 초 미국정부의 정부폐쇄 재현 및 국가채무한도 상향조정 실패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평가하지만, 불확실성의 지속을 감안할 때 Fed의 QE3 축소 시점이 다소 지연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올해 내에 Fed의 출구전략이 본격화 될 것이라는 전망에는 변함이 없다. Fed는 올해 3분기 중에 QE3를 종료한 이후 만기도래 원리금 재투자 정책 중단, 금리인상 등으로 이어지는 점진적인 통화정책 정상화 과정을 향후 수년간에 걸쳐서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선진국들이 경기회복에 따른 통화정책 정상화를 진행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펀더멘탈 및 금융시장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 또한 제한적일 것이다. 다만 신흥국들의 경우, 특히 경상수지 적자가 지속되고 경기모멘텀이 둔화되는 국가들은 선진국의 통화정책 정상화가 상당히 큰 충격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선진국 경기 회복에 따른 수혜가 예상되고 경상수지 흑자를 유지하는 신흥국들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펀더멘탈 여건이 부각되면서 차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허 연구원은 “한국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2.7%에서 올해 3.2%, 2015년 3.4%로 점진적인 경기 회복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라면서 “지난 수년간 한국의 내수회복의 발목을 잡아온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올해 중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점차 완만한 개선조짐을 보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소비심리 회복과 건설투자 증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주식시장은 글로벌 매크로 회복과 이에 연동한 기업실적 개선 전망 측면에서 긍정적인 환경에 놓여 있다.
유승민 연구원은 “올해 코스피지수는 1900~2300으로 추정되며 이는 올해 실적 기준 P/E가 9.6배에서 11.7배 범위에서 등락할 것임을 의미한다”며 “주식시장은 상반기 중 최고치를 형성하고 이후에는 횡보 조정 또는 박스권에 묶일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다만 정점 통과 이후 속도 조절은 지난 수 년 동안 경험했던 심각한 금융시장의 추락 내지 냉각과는 다를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서 기업실적 개선이 이어질 전망이다. 다소 과대하게 계상된 측면이 있으나, 글로벌 매크로 회복세를 감안한다면 실적 호전세 예상은 설득력이 충분하다. 다만 내용면에서 몇 가지 유의할 점이 지적된다.
우선 삼성전자의 실적기여 편중 현상이 완화된다. 그러나 이는 달리 보면 한국에 투자하는 외국인들의 입장에서 볼 때 기업규모와 유동성 측면에서 투자 대상 찾기가 그만큼 어려워질 것임을 의미한다. 또한 실적개선 모멘텀이 하반기로 갈수록 둔화된다는 점도 잠재적 부담요인으로 꼽힌다.
올해 MSCI Korea의 컨센서스 영업이익은 141조8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21.3%의 증가가 예상된다.(순이익은 106조8000억 원, 26.1% 증가) 지난 2001년 이후 과거 10여 년간의 평균 영업이익성장률(CAGR)이 12.78%라는 점에서, 시장이 전망하는 올해 실적은 과거 평균 이익증가율을 상회하는 이익 개선 수준이다.
올해 주식시장…상반기 강세, 하반기 속도 조절
지난해의 전년 대비 영업이익 증가 13.4% 중 삼성전자 등 반도체 섹터의 기여도는 12.5%pt로 가히 절대적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반도체(2.7%pt) 뿐만 아니라 유틸리티, 건설, 자동차 및 부품, 은행, 철강, 화학 등 대체로 경기민감섹터들의 이익기여도가 고르게 분포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삼성전자의 이익편중 현상이 완화되는 것은 시장에 긍정적이다.
또한 지난 2011~2012년에 비해 분기별 기업실적 변동성이 완화된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유 연구원은 “이는 중장기적으로 본다면 주식시장의 위험프리미엄 하락으로 이어지며, 밸류에이션 다양성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다만 상반기에 비해서 하반기 실적 모멘텀이 둔화된다는 것은 주가 성과 측면에서 부담이 될 수 있다. 따라서 기업실적의 모멘텀 측면에서 보더라도 올해 주식시장은 상반기 강세, 하반기 속도조절의 흐름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올해 포트폴리오 전략은 상반기 중반까지는 글로벌 매크로 회복에 기인해 시장의 강세국면이 이어지며 Cyclical & Hard 중심의 접근이 유리할 것이다. 그러나 이후 예상되는 박스권 조정 국면에서는 Structural & Soft 컨셉의 종목 전략이 유리하다고 보여진다.
물론 예상되는 조정이 일시적인 모멘텀 둔화에 기인한 속도조절이라는 점에서, 철저하게 방어적으로 포트폴리오 성격을 전환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할 것으로 판단된다. Structural & Soft라는 표현이 적절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대표 수출주들의 안정적인 성장이 지속되는 가운데, 차별적인 성장이 가능한 투자대안들을 찾는 시도가 이어질 것이다. 삼성증권은 섹터나 테마와는 무관하게 장기적, 구조적으로 성장이 가능한 기업들을 선정했다.
유 연구원은 “섹터 투자전략으로 반도체, 소매, 은행, 보험, 조선, 기계 등을 Overweight으로 제시한다. 글로벌 및 내수 경기 회복에 따른 실적 호전이 배경이며, 경기민감섹터 중에서 상대적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적은 섹터들이다”면서 “Neutral은 IT하드웨어, 건설, 에너지, 유틸리티, 철강, 금속, 통신, 자동차 및 부품, 소프트웨어 등이다. 유틸리티와 통신은 실적개선과 배당 매력이 있으나, 밸류에이션과 경기회복기의 낮은 선호도가 주가 상승을 제한할 전망이다. 나머지 경기민감섹터는 밸류에이션 부담 때문에 시장 중립적 대응을 권고한다. 업황 호전의 불확실성이 제기되는 증권, 운송, 화학 그리고 여전히 밸류에이션 부담이 있는 헬스케어, 필수소비재 등이 Underweight이다”고 제시했다.
- 이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