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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뉴스]만화, 예술로 진화하다

‘한국만화원화전’ 인사동-코엑스서 관람객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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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59호 김금영 기자⁄ 2013.12.31 18:53:11

 

▲인사동에서 열렸던 _한국만화원화전_ 현장. 사진 = 브랜드뉴

‘만화’는 이제 어렸을 때 엄마 몰래 보던 숨겨야할 존재가 아니다. 미국, 일본 등 전 세계에서 만화 산업이 발전을 이루고 경쟁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또한 디지털 시대를 반영한 웹툰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그 성과에 비해 아직 만화는 가치를 잘 인정받고 있지 못하다. 만화는 만화일 뿐, 예술이 될 수 없다는 시선이 존재한다.

이에 한국 만화 속 강렬한 인상을 남긴 조연들, 이른 바 ‘컷 스틸러’들이 준비한 한국만화원화전 ‘컷 스틸러: 칸을 훔치는 사람들’전이 인사아트센터에서 12월 18일부터 23일까지 열렸다. 또한 12월 25일부터 29일까지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2회 서울아트쇼’에서 2차로 전시돼 관람객들을 만났다.

▲김진, 가희.

▲하일권, 강회장1.

 

한국콘텐츠진흥원(원장 홍상표)가 한국만화의 약진과 그 예술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개최해오고 있는 ‘한국만화원화전’은 올해 2013 전시 주제를 ‘컷 스틸러: 칸을 훔치는 자들’로 정했다. 그동안 주인공만 주목받았던 진부한 감상법에 새로운 시선을 제안하고, 한국 만화의 가려졌던 새로운 매력에 집중하는 자리로 구성해 선보였다.

이번 전시의 기획을 맡은 세종대학교 만화애니메이션학과 한창완 교수는 “만화 속 조연들의 숨겨진 이야기를 새롭게 완성된 그림을 통해 또 다른 스토리로 선보이는 자리”라며 “한국 만화의 고전부터 최근의 웹툰까지 각 시대를 대표하는 만화 속 캐릭터를 통해 그때의 시대상을 엿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그는 이어 “호텔에 한국 만화들이 전시되는 날이 올 것이라 믿는다. 만화의 예술화에 힘을 실어줬으면 한다”며 “만화의 저변이 부족하다는 우려도 있지만 만화가 새로운 한류를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고 밝혔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홍상표 원장은 만화의 대중 예술로서의 가치에 대해 논했다. 그는 “콘텐츠의 원작이라는 특성 외에 만화 원화의 대중 예술로서의 가치를 높이고, 나누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은밀하게 위대하게’가 700만 관객을 동원했다는 건 만화계에서 고무적인 일이다. 한국 만화가 대중문화의 산실로서 더욱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호텔에 한국 만화 전시되는 날 올 것”

“만화의 예술화에 힘 실어줬으면”

이번 전시에는 신문수, 차성진, 김형배, 양재현, 원현재, 하일권, 현용민, 국중록, 신일숙 등이 참여했다. 이현세 작가는 최근 작 ‘삼국지’ 속 장비를 흑백의 힘 있고 절도 있는 펜 선으로 선보였고, 신문수 작가는 작품 속 캐릭터들을 한데 모은 ‘가회; 즐거운 만남’과 ‘캐릭터 열차’, ‘추억의 명랑만화’ 두 작품에 한국적인 정취를 담아냈다.

이두호 작가는 만화 ‘임꺽정’의 ‘차손이와 탐례’를 그려 한국 민초들의 모습을 선보였다. 이번 전시를 통해 오랜만에 독자들과 조우하는 김형배, 차성진 작가는 각각 ‘20세기 기사들’과 ‘명무예인’의 이미지를 담은 작품을 준비했다.

▲이두호 작가 작품.

▲신문수, 가회(즐거운 만남).

신일숙, 김진, 김혜린 등의 순정만화 트로이카 작가들은 각각 자신들의 대표작 ‘리니지’의 질리언과 오웬을 ‘바람의 나라’ 속 세류, 괴유, 가희의 세 인물 그리고 ‘불의 검’ 속 소서노, 바리, 카라 등의 컷 스틸러들을 선보였다.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HUN작가는 작중 남파간첩 삼인방들을 구명하여 애쓰는 국정원 요원 서수혁을, 만화 ‘스쿨홀릭’의 신의철 작가는 박스를 쓰고 있어 얼굴이 알려지지 않았던 ‘도미노군’의 얼굴을 공개했다. 만화 ‘꽃가족’의 국중록 작가는 여고생 예림이와 무술 유단자인 금강역사자매를, ‘웃지 않는 개그반’의 현용민 작가는 담임네이터 마구철과 윤리선생님 견분녀를 전시했다.

회화 작품이 주류를 이루는 이전 전시에서 박희정작가의 ‘FEVER’의 ‘지준’ 그린 쿠션, ‘목욕의 신’의 하일권 작가의 때수건 위에 그린 회장님, 원현재 작가의 ‘스페이스 차이나 드레스’의 차오밍을 그린 중국풍 여성 의상과 계단잡이 사인방을 그린 도자접시는 참가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최근 ‘PEAK’로 사랑을 받고 있는 임강혁 작가는 자신의 출제작 ‘수퍼우먼’ 속 진태곤을 동판 위에 옮겨 만화와는 달리 질감과 부피감이 느껴지는 독특한 오브제를 선보였다.

이번 2013 한국만화원화전에서 전시된 ‘컷 스틸러: 칸을 훔치는 사람들’의 36개의 작품들은 전시 후에는 판매로 연결됐다. 이때 발생한 수익금은 환경재단과 연계하고 2014년 환경교육을 위한 만화 제작에 쓰일 예정이다. 한국만화원화전의 수익금은 그간 사회기부단체를 통해 소외된 이웃들을 위해 사용해 왔다. 이러한 전시의 전통을 이어 2013 한국만화원화전은 발생되는 수익금을 환경 재단과 공동으로 어린이와 청소년의 교육자료를 위한 환경 만화를 제작하기로 결정했다.

만화의 예술적 가치를 재고한 이번 전시는 많은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앞으로도 예술로 진화할 만화가 보여줄 과정에 귀추가 주목된다.

- 김금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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