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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안병용 의정부시장]‘미운 오리새끼’에서 ‘백조’로 탈바꿈

2016년까지 미군부대 떠나, 교육과 희망의 도시로 거듭나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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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63-364호 의정부 = 김진부 기자⁄ 2014.01.27 16:43:08

충주에서 태어난 안병용 의정부시장은 어린 시절 부모를 따라 서울로 상경해 청계천 판잣집에서 가난하게 살았다. 혹독한 가난 속에서 공부만이 유일한 희망이었던 안 시장은 중앙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동국대에서 행정학 석·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시장으로 선출되기 전 의정부 소재 신흥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로 21년간 재직했다.

그는 경기북부 발전 계획과 관련해 최고의 전문가로 꼽힌다. 경기북도 신설과 의정부·양주· 동두천 통합 그리고 미군 공여지 활용 방안에 대한 연구에서 독보적인 자리를 차지 하고 있다. 의정부는 물론 인근 양주시, 남양주시, 포천시 등의 발전위원회 및 각종 위원회 위원장·위원으로 활동했으며, 고양시 세계꽃박람회 평가 교수단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미운 오리 새끼’에서 ‘백조’로 탈바꿈되는 새로운 의정부시를 구상하고 있는 안병용 의정부시장을 만나봤다.
다음은 안병용 의정부시장과의 일문일답.

- 의정부 하면 부대찌개가 먼저 떠오른다. 의정부에서 부대찌개는 어떤 의미가 있나.

미군부대의 햄과 소시지라는 당시 우리나라에 없던 음식 재료에 한국의 가장 전통적이고 고유한 음식인 김치를 넣어 새롭게 만들어 낸 것이 부대찌개다. 놀라운 혼합정신, 융합정신, 새로운 창조정신이 발휘된 것이다.

의정부에서 부대찌개가 이처럼 세계적인 퓨전음식에 됐지만 그 배경은 아프면서도 의미가 있다. 여기서 부대는 미군부대를 말하는데 의정부시는 대한민국에서 미군부대가 제일 많은 도시다. 6.25 당시 미국에 지원을 요청하자 2차 세계대전의 승전국인 미국은 주둔지로서 의정부시를 선택했다. 이는 의정부시가 최고의 요충지고 대한민국의 대동맥인 경원선의 시발역으로서 큰 가치가 있는 도시라는 점을 방증하기도 한다.

8개의 미군부대는 LPP계획(한미연합 토지관리)에 따라 모두 평택으로 이전한다. 이미 5개 부대가 반환됐고 나머지 3개 부대도 2016년이면 모두 떠날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이제는 의정부가 본래적인 ‘희망의 땅’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 최근 책을 출간 했는데.

‘아무리 바람이 차더라도’라는 제목으로 10여 년 전 지역신문에 냈던 칼럼을 추렸다. 토씨하나 고치지 않고 책을 냈는데 그 이유는 내가 무슨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즉 나의 가치관을 솔직하게 알리기 위해서다.

이 책에서 의정부를 ‘미운 오리새끼’로 비유했다. 부대찌개 이야기를 했지만, 왜 여기에만 미군부대가 있을까? 말하지 못하는 너무 가슴 아픈 일들이 많이 있었다. 이곳에 살면서도 여기에 산다고 당당하게 말하지 못한 때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 미군부대가 다 떠나가는 새로운 의정부시는 더 이상 ‘미운 오리 새끼’가 아닌 정말 아름다운 ‘백조’로 탈바꿈되고 있다.

- 의정부시가 교육에 많이 투자하는 이유는.

결론적으로 교육은 가장 생산성이 높은 투자라고 본다. 어떤 영역이든 교육이란 가장 많이 남는 투자다. 소비가 아닌 적극적인 투자라고 생각한다. 의정부시는 과거 미군부대가 주둔하는 열악한 환경의 도시였지만 현재는 큰 발전을 이뤘고 대한민국이 크게 발전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교육의 덕이다. 한 개인이나 한 조직, 또는 한 국가의 흥망성쇠는 교육에 얼마나 열정을 가지고 투자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나는 가족 9명과 조그만 판잣집에서 10년을 살았다. 만화방에서 당시 귀하던 TV를 보려면 만화책 10권을 먼저 봐야했는데 그럴 여력도 안 돼 김일이 나오는 프로레슬링 프로그램을 못보고 아쉬워했다. 그렇게 어렵게 살았다. 고등학교 들어가서 경제사정이 좀 나아지면서 죽어라고 공부만 했다. 잠은 3∼4시간만 잤다. 바로 그 교육이 나의 희망이 된 것이다.

이러한 환경과 경험이 교육에 투자하게 된 계기가 됐다. 처음 시장을 맡을 당시 의정부의 교육지표는 경기도에서만 26∼27등으로 거의 꼴찌 수준이었다. 이에 교육예산을 2배로 늘리면서 투자를 했고 그 다음해는 더욱 예산을 늘리는 등 노력한 결과, 경기개발연구원에서 실시한 평가에서 ‘살기 좋은 교육부분 1등’을 차지했다.

또한 매일 아침 7시에 각 분야 박사, 교수, 시장, 부시장, 국장 그리고 주민이 ‘조찬정책포럼’을 열고 지역의 발전대안을 모색해왔고 최고의 교수 및 전문가들이 모여 의정부의 행정혁신에 대해 분기별로 연구·발표하고 있다. 지역발전과 성공의 비결은 연구 또 연구, 즉 ‘공부’ 뿐이다.

- 6.4 지방선거가 다가오고 있다. 시장은 어떤 소양과 비전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나.

일단은 스스로 시민을 섬기고 겸손하며 봉사하려는 마음이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내가 아니더라도 그런 분이 나온다면 깨끗이 양보할 것이다. 자기의 입신보다는 시를 위해서 정성껏 일할 사람, 그런 철학을 가진 사람이 필요하다고 본다.

또한 정말 실력이 있는 분이 맡아야 한다. 한번 해보겠다고 허드레 떨면 안 되고 시민과 소통하고 현상을 이해하며 정말로 리드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돼야 한다. 마치 지휘자가 악보를 보지도 못하고 연주자들이 반음씩 틀리는 것, 일부러 틀리는 것도 구별할 줄 모른다면 어떻게 멋진 연주가 되겠는가? 한발 앞서가서 이해하고 리드할 수 있는 실력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또한 영어도 잘해야 한다. 미군부대가 있고 국제화되는 마당에 시장이 영어도 한마디 못하면 안 된다. 아울러 재무행정, 정책의 원리, 예산의 원리를 기본적으로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이를 모르면 공부하다가 2∼3년이 휙 하고 지나간다.

창의적이고 비전을 제시해 이를 리드하는 사람이라면 정말 나 아니라도 상관없다. 시장으로서 나는 여러 면에서 최선을 다했는데 겸허하게 심판을 받을 것이다.

- 마지막으로 2014년 의정부시의 시정운영 계획은.

2014년 시정운영은 크게 5가지 틀로 구성돼 있다.

첫째, 어려운 경제 사정을 감안해 건전한 재정운용의 기틀을 마련하고 일자리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지방세 신용카드 자동납부 시스템 구축과 법원경매정보서비스 시스템을 도입해 지방세 및 세외수입 체납액 징수에 최선을 다하고, 자원회수시설 폐열증기를 이용한 전기와 지역난방 열원 공급으로 16억원, 음식물류 자원화시설 바이오가스 생산으로 2억원 등 폐기물 자원화사업을 본격 추진해 연 18억원의 재정수입을 올릴 것이다. 또한 일자리 창출을 통한 고용률 70% 달성을 목표로 기업지원 및 창업기반을 강화하고 다양한 취업지원 프로그램을 제공, 경력단절자의 일자리 발굴을 위한 1사 일자리 서포터즈를 운영할 것이다.

둘째, 보편적 나눔복지와 더불어 사는 따뜻한 복지행정을 실천해 나갈 것이다.

노후된 기존 보훈회관을 9개 보훈단체가 입주할 수 있도록 통합보훈회관으로 증축 및 리모델링하고, 장애인복지회관을 2월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며, 동부지역 천보근린공원에는 청소년 문화의집을 신축해 건전한 청소년을 육성할 것이다. 아이와 부모가 행복한 보육환경을 조성하고, 여성친화도시·가족친화인증기관 지정을 계기로 여성뿐만 아니라 다문화가족을 포함한 모든 시민이 한 가족처럼 어울리는 행복한 도시를 꾀할 것이다. ‘교육이 있는 곳에 희망이 있다’는 신념 아래 평생학습을 바탕으로 배움의 즐거움이 있는 교육도시로 만들어 갈 것이다.

셋째, 도시경쟁력 강화를 위한 도시인프라 구축에 매진할 계획이다. 도시경쟁력을 높이는데 중요한 디딤돌이 될 녹양역세권 도시개발, 경기북부 광역행정타운 조성, 백석천 생태하천 복원사업 등에 속도를 내고 호원 IC 개설, 동부간선도로 확장, 민락2지구 BRT, 도시계획도로 개설에 국·도비 추가확보와 더불어 가용재원을 최대한 투입, 조기 완공에 노력함으로써 도심지 교통난을 적극 해소해 나갈 것이다.

넷째, 안전한 도시·녹색환경도시·건강한 도시로 가꿔 나갈 것이다.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수돗물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철저한 수질검사와 노후된 상수도관을 교체하고 의정부시 병입수 ‘홍복산맑은물 Hello’를 연 24만병 생산, 필요한 곳에 공급할 것이다. 공공하수처리시설 이전 타당성 용역과 하수도정비 기본계획 수립용역을 실시해 쾌적한 도시환경 조성에 노력하겠다. 100만 그루 나무심기 사업을 확대 추진해 시민이 보고, 즐기고, 직접 가꾸고 보존하는 문화를 정착시켜 유럽도시 부럽지 않은 명품 테마 가로수 길을 조성할 방침이다. 직동근린공원, 추동근린공원을 민간공원으로 조성하고 반환공여지 구 캠프 홀링워터 남쪽 부지에 사계절 테마 시민공원을, 시청 앞 잔디광장은 장미공원으로 탈바꿈시킬 것이다.

다섯째, 의정부의 가치를 높이는 명품행정을 구현하겠다. 그동안 시민들로부터 호응을 받아 온 친절 3S 운동, 원스톱 민원처리제, 민원 안내도우미, 사회적 약자 배려창구, 민원인 권리 고지제, 생활법률 순회 설명회 등을 지속적으로 실천할 것이다. 시민만족 서비스 시책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민원서비스 우수기관’의 명성에 걸 맞는 친절서비스 행정을 펼쳐 나가겠다.

- 의정부 = 김진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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