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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종헌, "현대적으로 그려낸 매화, 전통의 또 다른 발전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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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왕진오⁄ 2014.02.04 20:40:09

▲석종헌, 91x117cm, Acrylic on canvas, 2014.

[서울=CNB]왕진오 기자= 서리와 눈을 두려워하지 않고 언 땅 위에 밝그레한 꽃을 피우며 고운 향기를 뿜어내는 매화는 여느 꽃들이 피기도 전에 맨 먼저 봄의 소식을 알리는 전령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가장 동양적인 인상을 주는 꽃으로 상징되는 매화를 하나의 기호로 부여해 확장된 의미와 조형적 이미지를 완성시키는 작업을 펼치는 현대 작가 석종헌(40)이 아름다움으로 지칭되는 매화와 전쟁의 도구를 한 화면에 현대적으로 융합 시킨 작품을 2월 5일부터 11일까지 서울 종로구 경운동 갤러리그림손에 펼쳐보인다.

작가는 그간 전통적인 구도와 색채를 현대에 계승하는 강렬한 대비를 통해 과거 선비들이 매화를 숭상하고 귀하게 여긴 전통을 되살리려는 의도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이를 통해 서양화와 같이 꽃이나 가지 그리고 잎을 입체적이고 사실적으로 묘사하지 않고 문인화의 표현과 같이 사의적으로 그려낸다.

완성된 작품을 통해 작가는 박제화된 전통 문인화 기법으로 그려진 매화에서 벗어난 새로운 창작 표현법을 사용해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매화를 탄생시킨 것이다.

▲석종헌, 91x160.5cm, Acrylic on canvas, 2014.

하지만 이번 전시를 통해서 관객에게 보여주는 작품에는 머릿속에 기억되고 있는 매화가 피어있는 공간의 흔한 풍경이 아니라, 탄피, 실탄, 폭탄, 미사일 등 힘의 충돌을 보여주는 전쟁의 상징적인 이미지들이 함께 그려져 있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오브제들은 매화가 가지고 있는 강인함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석종헌은 한파에 시달려도 굽힘이 없고 빙설에도 이겨내는 매화의 맑고 강인한 품성을 사랑하면서 자기의 고결한 심성을 기르고 강인한 기상을 다지는 데 본받으려는 선비들의 정신을 오늘의 시각으로 매화를 그려낸 것이다.

이들 작품들은 전통의 변주를 꾀하지만, 본질에 충실하면서 매화를 그려냄으로써 자기의 정신과 의지를 그 속에 투영하고 복잡한 현대 사회에서 일어나는 갈등과 혼란을 매화를 인용해 우리들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또 하나의 길을 제시하고 있는 의도를 엿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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