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타락시아(정현진 사진집)
정현진 지음 / 2만3000원 / 파랑새미디어 / 324쪽
‘누구나 사진을 찍을 수 있다. 그러나 누구나 사진을 찍을 수 없다?’
왜? 사진이 예술만 고집할 때 누구나 찍을 수 없게 된다. 그리고 이런 경험, 한번쯤 있을 것이다. 모처럼 사진기를 들고 나가 폼도 잡고 뭘 좀 찍어보고 싶어도 돌아올 땐 ‘손가락 V 사진’만 즐비하다. 하지만 ‘놀이 사진’을 안다면 얘기가 달라질 것이다. ‘놀이 사진’이란 우리 주변에 널려진 ‘모든 사물과의 대화’이다. 그 대화방법은 간단하다. 그냥 긴장을 푼 시각만 유지하면 된다. 그러면 이 세상의 모든 피사체가 그때그때 말해주는 이야기를 볼 수 있다.
놀이 사진가 정현진. 그에게 있어 사진은 놀이다. 놀이는 스스로 즐거우면 그만이고 스포츠처럼 결과에 연연하거나, 상대를 의식하지도 않는다. 그의 놀이 친구는 우리 주변의 소소한 것들이다.
그는 이번 사진집을 통해 남들이 못 봤던 것을 보여주려고 한다. 사느라 너무 긴장하고 바쁘고 스트레스 받아서 못 봤던 것들이다. 여기에는 학교 주입식 교육도 한 몫 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그간 못 보고 지나쳤던 것이란, 누가 바라봐도 아름다운 꽃이나 여인의 모습이 아니며 시간이나 기회가 없어 못 찾았던 관광지나 오지의 풍경 같은 것도 아닌 우리가 미처 관심을 가지지 못했던 우리 일상에서 흔히 만나는 사물들이 들려주는 이야기이다.
- 이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