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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맹녕 골프 칼럼]히말라야에서 양 떼와 함께 라운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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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68호 김맹녕 세계골프여행사진작가협회 회장⁄ 2014.03.03 13:10:35

인천국제공항에서 비행기로 10시간에 걸쳐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에 도착했다. 그리고 그 다음날 다시 제3의 도시 포카라로 향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히말라야 골프장을 가기 위해서다.

히말라야 골프장은 지표면 250피트(약 76m) 아래에 있는 세계적으로 희귀한 코스로 유명해 골프기자들과 칼럼니스트들이 이곳을 방문해 성시를 이루고 있다. 마치 미니 그랜드캐니언 같은 산세를 갖고 있는 히말라야 골프장은 우리나라 한탄강 계곡보다 깊은 협곡 안에 전장 3400야드 9홀 코스를 만들어 놓은 것으로 보면 된다.

클럽하우스는 계곡의 절벽 위에 만들어져 있으며 마챠브차레의 설산이 보이고 250피트 밑으로는 큰 개천을 중심으로 지그재그형의 홀들이 펼쳐져 있다. 이 골프장은 영국군 소령 RB구룽이 3년여에 걸쳐 자갈밭과 갈대밭을 일궈 스코틀랜드식 링크스 스타일 코스로 만들었다. 전체적으로 큰 개천을 건너 티샷을 해야 하고, 보이지 않는 언덕 구릉 밑의 페어웨이를 향해 샷을 해야 하는 만큼 스릴만점이다.

골프장에서 둘러본 경치는 정말로 환상적이어서 입을 딱 벌리게 만들어 버린다. 정면에는 높이 6998m의 마차푸차르(Machhapuchhare), 일명 물고기 꼬리를 뜻하는 피시 테일(fish tail)산과 8091m의 안나푸르나 설산이 웅장한 자태를 자랑하며 서 있다.

▲페어웨이에서 양과 함께 라운드를 즐기는 필자. (사진 = 김의나)


반면, 이곳은 골프코스라고 할 수 없을 만큼 환경이 열악하다. 그린의 크기도 너무 작고 잔디도 엉망인데다 페어웨이 관리도 최악이다. 한 가지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순수한 자연 위에 만들어진 골프코스인데다가 소와 양과 함께 라운드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젊고 순수한 캐디들이 정성을 다해 골퍼를 모신다는 것에 감동을 받게 된다. 페어웨이가 좁아 조금만 빗나가면 공은 자갈밭이나 숲속으로 들어가 버린다. 공을 많이 준비해 가지고 가야한다.

중유 값이 비싸 소와 양떼가 기계 대신 페어웨이 잔디를 먹음으로써 잔디를 깎는 이색장면을 볼 수 있다. 드라이버로 페어웨이를 향해 친 볼이 소를 맞히는 아찔한 순간도 발생한다. 또 그린 주위에는 둥그런 철조망이 쳐져 있고, 출입구가 호텔처럼 회전문으로 돼 있는데 이는 양과 소떼의 접근을 막기 위해서다.

이와 함께 무거운 골프백을 10대 후반의 젊은 캐디가 백을 맨 채 개천을 건너고 가파른 산을 오르락내리락하는 풍경도 이채롭다. 평생에 이런 극한 골프장에서 골프를 친다는 것은 골퍼로서 잊을 수 없는 아름다운 추억이다.

- 김맹녕 세계골프여행사진작가협회 회장 (정리 = 박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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