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B=왕진오 기자) 안중근의 유묵 '경천'과 조선시대 선묘불화 '아미타팔대보살도', 유복열 소장작과 박정희 전 대통령 휘호, 도자기 등 역사적 가치를 지닌 고미술 작품과 이대원, 이우환, 오치균, 김환기 그리고 모노크롬 작가들의 작품 등 우리나라 근현대 대표작가들의 작품 214점이 오는 3월 27일 오후 5시에 진행되는 서울옥션의 2014년 첫 메이저 경매를 통해 나온다.
경매에 나오는 안중근의 유묵 '경천'은 추정가 약 7억 5000만 원으로 현재까지 50여점이 확인되고 있지만 대부분 일본 사찰이나 국내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어 시장에 나올 수 있는 작품이 극히 드문 가운데 나오게 되어 관심을 끌고 있다.
안중근 의사의 유묵은 모두 1910년 2월 14일 사형 선고 때부터 3월 26일 순국 때끼지 쓰여진 것으로, 수신인은 모두 일본인이다. 안중근은 당시 옥중에 있었지만 인품이 훌륭하여 일본인 교도관들로부터 존경을 받았다고 한다. 현재 그의 유묵 26점이 일본에서 환원되어 보물도 지정되어 있고 나머지 유묵들은 아직 일본에 남아있다.
이번 경매 최고 금액인 작품은 약 10억 원의 추정가로 나온 개인소장의 조선시대 유일의 주지금선묘 '아미타팔대보살도'이다.
이 작품은 16세기 선묘불화의 기준작이라 할 수 있으며, 강약이 어우러진 유려한 선묘, 안정된 구도와 공간감이 느껴지는 배치, 이지럼 없는 형상 등 모든 면에서 빼어난 작품이다.
붉은색 바탕 가운데 배치된 아미타여래를 중심으로 아래에는 관음과 세지보살을 포함한 네 구의 보살이 있고, 그뒤로 지장보살을 비롯한 네 구의 보살이 아미타불을 둘러싸고 있다.
또한, 박정희 전 대통령의 휘호 '자조, 자립, 자위'도 눈길을 끈다. 박 전 대통령이 이상적으로 생각했던 미래 대한민국의 모습으로 '스스로 돕고 스스로 일어서서 지키자'라는 뜻을 담고 있다.
'한국회화대관'(문교원, 1979)의 저자 유복열씨가 소장했던 관아재 조영석의 '숙조도', 난주 이하영의 '희작도'도 출품된다. 18세기 겸재, 현재와 더불어 조선 삼재로 불리던 관아재 조영석의 숙조도는 간결한 먹선과 빠른 필치로 새의 날개와 꼬리깃을 표현했고, 오른쪽에서 뻗어 나오는 나뭇가지를 운치 있게 그려냈다.
관아재의 그림은 수량이 적고 회화대관의 수록처가 분명하기 때문에 더욱 가치가 있는 작품으로 평을 받고 있다.
이 외에도 조선시대 왕들의 어제가 다수 출품된다. '헌종대왕어찰첩'과 '헌종 어제' 그리고 순조대왕 어제 '일심재', 고종황제 어제 '선우후락'등 왕들의 정치이념을 볼 수 있는 작품들도 출품된다.
한편, 서울옥션의 2014년 첫 메이저 경매와 함께 8회로 맞는 화이트 세일을 27일 저녁 7시에 진행한다. 소외계층의 어린이들을 돕고자 마련된 자선경매로, 작가와 컬렉터, 미술 관계자들이 기증한 작품으로 구성된다. 자선 경매의 수익금은 사회복지법인 '아이들과 미래'에 기부되어 문화적으로 소외된 아이들의 재능개발을 위한 프로그램인 '드림아트워크숍'에 사용될 예정이다.
출품작은 3월 8일부터 16일까지 서울옥션 강남점에서 하이라이트가 먼저 전시되고, 21일부터 26일까지 평창동 서울옥션 본사에서 전시된다. 문의 02-395-0330.
왕진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