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가 - 아라리오 프로젝트]서울과 제주, 상하이 연계하는 전시장 오픈
컨템포러리 아트의 서막 ‘아라리오뮤지엄’ 프로젝트 가시화
(CNB=왕진오 기자) 지난해 12월 고 김수근 선생이 설계한 공간사옥 본관 건물을 150억 원에 매입해 화제를 모았던 아라리오가 이번에는 서울 소격동과 제주도 그리고 중국 상하이를 잇는 전시공간을 마련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 정독도서관 앞길에 서울점을 운영하던 아라리오는 청담동으로 거처를 옮기며, 천안과 강남에서 전시공간을 운영했다. 올해 3월 5일 국립현대미술관 바로 옆에 서울점을 이전하고 강북시대의 장을 펼친다.
오는 5월에는 2005년 중국 북경 798 예술특구에서 운영하던 지점을 상하이로 이전 개관한다. 9월에는 ‘아라리오 뮤지엄 in 스페이스’(가칭)의 문을 열며, 공간사옥을 설계한 고 김수근 건축가의 발자취를 조명하는 전시와 세계 200대 컬렉터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김창일(63) 아라리오산업 회장의 현대미술 컬렉션이 공개될 예정이다.
10월에는 제주도 아라리오 미술관을 개관한다. 2007년부터 제주도 성산 하도리에 ‘생각곳’이란 이름의 전속작가 작업실과 함께 연다. 김창일 회장이 계획한 ‘아라리오뮤지엄’프로젝트의 방점인 셈이다.
올해부터 5년 계획으로 진행될 제주도 ‘아라리오뮤지엄’ 프로젝트는 수려한 자연환경의 제주도에 영화관, 호텔, 모텔 등으로 사용됐던 기존 건물들을 세계적 아트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프로젝트이다.
LA 현대미술관 방문이 문화계 진출 계기
그 동안 각각의 위치에서 다양한 용도로 사용됐던 6곳의 건물이 ‘아라리오 뮤지엄’이라는 하나의 문화공간으로 바뀌게 된다. 그렇게 되면 제주의 ‘올레길’처럼 길을 걸으며 가까운 곳에서 고급문화를 즐길 수 있는 제주의 명소로 탈바꿈시키는 것이다.
아라리오뮤지엄은 공간사옥의 개념과 같이 ‘보존과 창조’를 원칙으로 리뉴얼을 마친 후 10월 1차 오픈을 할 예정이다.
개인 컬렉션을 중심으로 한 전시공간의 형태는 이미 미술관, 갤러리, 전시 센터와 더불어 현대미술을 이루는 주요한 전시공간의 형태로 자리 잡았다. 오랜 시간 개인 컬렉터의 가장 사적인 취향과 자산이 공공의 영역으로 변화되어 소개된다는 점에서 주목을 끄는 대목이다.
천안 종합터미널 옆에 운영하고 있는 도심 갤러리이자 복합문화공간 아라리오 스몰시티에는 키스 해링의 ‘줄리아(Julia)’, 데미안 허스트의 ‘체러티(Charity)’, 수보드 굽타의 ‘통제선(Line of Control)’, 최정화 등 유명 작가의 작품 3700여점을 보유하고 있는 김창일 회장이 거리를 지나는 시민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예술 공간을 펼쳐 보이기 위해 마련한 곳이다.
스몰시티에 위치한 신세계백화점 충청점도 ‘예술백화점’의 호칭을 얻게 됐다. 정문 앞의 무게 27톤이 넘는 일본 작가 코헤이 나와의 ‘매니폴드’가 설치되어 있고, 백화점 내부에는 김 회장의 컬렉션이 곳곳에 걸려 있기 때문이다.
또한 백화점 5층에 운보 김기창(1913∼2001) 화백의 단골찻집을 통째로 이전시켜 마련한 운보찻집도 눈길을 모으는 대목이다.
아라리오가 현대미술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것은 김창일 회장의 미술에 대한 무한한 사랑과 열정에 기초를 두고 있다.
젊은 시절 LA 현대미술관을 방문했던 것이 지금의 자신을 만들었다고 말하는 김 회장은 문화가 미래를 만든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본인이 LA 현대미술관을 보고 오늘날의 자신이 된 것과 같이, 한국의 젊은이들과 아티스트들이 그가 만든 아라리오뮤지엄을 통해 창조적 미래를 꿈꾸길 기대한다.
한편, ‘아라리오뮤지엄 in 스페이스’(가칭)의 첫 전시는 공간사옥이 한국 현대 건축사에 남긴 의미와 고 김수근 선생의 족적을 기념한 전시와 아시아 최고 컨템포러리 아트 컬렉션 중 하나인 아라리오 컬렉션의 주요 현대미술과 함께 소개된다.
- 왕진오 기자
왕진오 기자 wangpd@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