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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종 공공미술 이야기]동대문디자인플라자가 갈 길

지역별 문화 네트워크 구축해 영역별로 특화시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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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75호 장수종 MeTa Space MediaLab 연구소장⁄ 2014.04.21 13:22:06

동대문디자인플라자(이하 DDP)를 두고 지난 몇 년간 갑론을박이 벌어졌었다. 5000억의 건축비와 390억의 운영비, 자립도 확보가 큰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시는 DDP를 독립법인으로 출범시켰다. 이제 독립적으로 생존의 현장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DDP의 독립도 물론 중요하지만 대관위주의 영업활동은 목적에 부합되지 않는다. 국민의 세금으로 지어져 창조 경제 육성과, 디자인 산업 부흥 그리고 다양한 장르의 디자이너 육성을 통해 국가 경쟁력 확보라는 시대적 사명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DDP는 값비싼 건축물에 돈 많은 디자인 업자들이 자기영역을 넓히는 야바위판과 같다.   미술관, 박물관, 도서관, 융복합 센터 등 특수 문화공간은 건축 시공비만큼 운영비가 추가로 투입돼야 본연의 기능을 할 수 있다.

현행의 대관위주 사업과 출처모를 아트 숍에서의 값비싼 디자인 상품 판매 등은 천박한 공간으로 변질시키고 있다. 오히려 사기업인 현대카드의 디자인 라이브러리나 문화 정책들이 훨씬 사회적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는 점은 DDP가 반성할 부분이다. 차라리 현대 카드에게 이 공간을 위탁운영 하던지, 컨설팅을 의뢰해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사실 도시를 둘러싼 전체 환경이 인간의 욕망을 촉진시켰고 그로써 도시에 대한 매료와 그 표현과 활력을 태동시켰다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없다. 건축은 그러한 도시 환경의 극히 일부분을 차지할 뿐이다.

하찮은 도시의 시설물 하나하나가 모두가 도시에서의 경험을 공유하게 만드는 경관들이다. 따라서 지금까지의 건물들을 보다 잘 활용할 수 있다면 우리는 새로운 건물을 더 지을 필요가 없다. 그러나 새로운 시대적 요구에 의해 목적 공간을 생성한다면 그 주변 환경과의 시각적 경관을 넘어 기능들이 상호적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미술관, 도시 개발, 도시 재생 혹은 도시 개선이라는 커다란 프로젝트들은 용적률과 수익률에 따른 공간 배분 등 여러 가지의 구조적 조정들을 거치다가 결국 뻔한 복합 상가 개발 과정이 돼버린다. 해당 지역들이 지니고 있는 잠재력과 에너지는 그 과정 속에 매몰되기 십상이다.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개관 특별전 ‘엔조마리 디자인’전에 3월 21일 개관을 알리는 작품. 사진 = 왕진오 기자


사실 현 시점에서 우리 도시와 지역 그리고 주민들이 특히 패션 디자인 업계 종사자들이 직면한 문제들은 단순히 부흥이냐 쇠망이냐가 아니다. 그들이 존재할 권리가 있느냐 없느냐에 관한 것이다.

급속한 도시 경제의 확산을 꾀하는 신자본주의의 전략 속에서 파급되는 급격한 사회변화로 인해 자연적으로 발생되는 개개인들의 가치관의 결핍은 상대적 박탈감과 자신으로 부터의 소외를 몰고 왔다. 이는 정부의 천박한 정책들과 그 주변의 족속들에 의해 교묘히 조작되고 말았다.


출처불명의 다자인상품 버젓이 팔려

정부와 미디어 그리고 건설업체들은 우리에게 그들만의 주장을 추상적 이상과 획일화된 방식 그리고 조작된 대립을 통해 우리에게 고정된 선호도를 수용할 것을 강요한다.

우리가 진정 변화를 믿는다면 특정 이익 집단의 이상을 향한 암묵적 동의보다는 우리들 스스로가 무엇을 믿는가에 대한 고찰해야 한다. 대부분의 건축과 도시 재생 프로젝트들은 시민들에 의해 공유되는 경험의 동질성을 생산하는데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 우리는 커뮤니티가 보유한 이러한 활력을 영원히 간직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렇지 못한 경우 온갖 정책 결정권자들과 탐미적 건축가들의 손아귀에 도시는 조용한 소멸을 맞을 것이다. 

사실 동대문 지역의 모든 현상들은 의외로 예측가능하게 연산적이고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이 지역을 추동시키는 것은 네트워크로 조정되는 소규모 수뇌부 같은 조정실이다. 이는 역할을 나누어 수행하는 각 그룹들로 나뉘어 있다. 각 그룹들은 고유한 항구성과 충분히 예측 가능한 사실들의 영역을 드러낸다.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외부 모습. 사진 = 왕진오 기자


이러한 구조는 환경적 변화와 활동과 관계가 깊다. 교환, 이동, 소통, 여건 등 모든 구성 인자들이 상호 교류하는 총합으로써 동대문은 각기 다른 장소들에서 생겨나는 사건들의 모음이다. 따라서 DDP는 각기 규정된 영역들에 특성을 부여하고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

즉 DDP에서 동대문지역들을 스쳐지나가는 사람들의 존재와 인근 지역은 조성된 공간의 어떤 경계보다도 훨씬 중요할 수 있다. 이러한 시간 개념은 도시의 시각화와 실재화에 대한 우리의 모든 미래적 자세들을 결정하는데 있어 중요한 요소이다.

그것은 우리를 현혹하는 덧없는 수익률의 세계로부터 빠져나오려는 그리고 진정한 실존의 세계로 뛰어들어 도시의 살아있는 모습을 획득하고자 하는 서울시 디자인 본부와 디자인 종사자들의 현실 개선 노력에 대해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할 것이다. 

- 장수종 MeTa Space MediaLab 연구소장 (정리 = 왕진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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