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B=왕진오 기자) 예술가들의 다양한 작업세계가 담겨있는 가방 7점이 빌딩 로비에 부정기적으로 전시되는 'Art of Heungkuk 움직이는 갤러리'가 태광그룹 산하 일주학술문화재단과 선화예술문화재단의 주최로 서울 신문로 흥국생명빌딩 1층 로비에 19일부터 공개된다.
토탈미술관과 함께 마련한 'Art of Heungkuk 움직이는 갤러리'의 첫 번째 전시인 'The show must go on'은 예술가인 권순관, 김구림, 김도균, 김종구, 서효정, 이세경, 한경은의 작품세계가 담긴 가방 7점이 전시된다.
가방 안에는 작은 작품, 포트폴리오 등 각 작가들의 작품세계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그들의 작품들이 들어 있다.
작가들은 전시에 사용될 가장을 직접 제작, 구성해 이를 각국 큐레이터들에게 보낸 후 뒤샹(Henri Robert Marcel Duchamp, 1887∼1968)이 여행가방을 열면 자신의 작품 세계를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꾸민 '여행가방 속 상자'처럼, 국내 작가들이 제작한 가방도 전세계를 돌며 작가를 소개해 주고 있다.
현재까지 1년 6개월 동안 루마니아, 말레이시아, 이탈리아, 인도, 태국, 싱가포르 등지를 다니며 사람들을 만난 온 가방은 총 22점으로 이 중 일곱 작가의 가방이 이번 전시에 소개된다.
비밀번호를 넣어야 열리는 서류가방을 선택한 권순관 작가는 아버지가 30여 년 전 중동을 오가며 사용했던 가방에 자신의 다양한 작품 사진이 담겨 있는 책을 넣어 완성했다. 군데군데 벗겨지고 닳아서 낡아진 김구림 작가의 가방은 오랜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작가는 가방 안에 과거부터 현재까지 자신의 작업을 기록한 도록을 넣었다.
공구를 넣어도 될 것 같은 견고한 오렌지색의 가방을 선택한 김도균 작가는 실제 공간에서 비현실적인 이미지를 포착한 사진 작품들을 도서관 색인카드처럼 일목요연하게 배치하여 담았다.
마치 함(函)처럼 만든 보자기에 쌓인 가방을 선택한 김종구 작가는 평소 쇳가루로 그림을 그리거나 글씨를 쓰고 조형물을 만드는 작품 세계를 반영하듯, 가방에 쇳가루를 이용한 다양한 작품을 넣었다.
서효정 작가는 작은 공간에서 큰 물건이 나오는 마술사의 모자처럼, 가방을 열면 다양한 작품들이 나올 수 있도록 가방 안에 팝업북 등을 넣어 제작했다.
이세경 작가는 가방 안에 도자기 파편을 올려 놓고, 그 위에 머리카락을 붙인 작품을 담았다. 부분만 보여주지만, 보는 이가 어떤 도자기였을지 전체를 상상할 수 있게 했다. 한경은 작가는 나무로 가방을 직접 제작하여 작가의 사진 작업 시리즈인 'schizo'의 일부 작품을 가방 안쪽 뚜껑 면에 프린트해여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