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B=왕진오 기자) 아티스트 김동유, 김인, 문형민, 서은애, 이중근 이 다섯 작가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서로다른 내용과 맥락을 가지고 작업하는 이들을 하나로 묶는 것은 바로 작품에 패턴의 형식을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패턴은 보통 비어있는 공간을 장식하기 위한 목적으로 단순하거나 복잡한 이미지를 반복적으로 집적하여 구성하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이들 다섯 작가의 작품들에 그려진 패턴들은 장식성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닌, 각자 서로 다른 의미의 맥락을 가지고 있다.
이들 5인의 작가들이 8월 1일부터 10월 12일까지 경기도 파주시 헤이리마을 화이트블럭에서 '의미의 패턴'이란 타이틀로 각자 상이한 의도의 작업을 비교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김인은 집안에서 굴러다니는 기물들이나 아들의 장남감 등을 지속적으로 눈에 보이는 사물들의 이미지를 반복해 리드미컬한 화면을 만들어낸다. 자신을 둘러싼 사물을 오래 바라보며 인간과 사물의 관계에 대한 사유와 더불어 인간의 운명과 사물의 운명에 대한 해석을 도출해 낸다.
반면 문형근은 잡지에서 가장 빈번하게 등장하는 단어들을 통계화하여, 이 단어들을 특정한 색채로 변환해 칠하는 방식을 취한다. 그의 작품은 언어와 이미지의 관계에 비중을 둔 개념적인 작업이면서 동시에 작가의 주관적 표현성을 완전히 배제한 기계적인 과정의 작업을 보여준다.
이중근은 각종 포즈의 인간 형상, 인간의 신체 부분 등을 일정한 규칙으로 반복해 패턴의 화면을 보여준다. 그의 패턴 작품들은 겉으로 보기에 말끔하고 세련된 외양을 하고 있지만, 패턴을 구성하고 있는 단위들의 내용이 이와 미묘하게 어긋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 들 다섯 작가의 작품들는 각자 다른 의도를 가지고 있지만, 모두 패턴의 유형들을 이용하고 있다. 단위를 반복하는 패턴이 이들 작가들의 작품 속에서 눈에 띠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번 전시는 오늘의 미술계에서 드러나는 한 줄기의 현상으로서 패턴을 통해 의미를 드러내는 작가들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조망해 보는 기회로 엿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