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B=왕진오 기자) 평면 회화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되고 있는 미술계에 젊은 페인터 윤석원(31)과 배민영(29)이 전업 작가로서의 첫 발을 내딛는 자리인 '서피스(Surface)'전을 7월 25일부터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갤러리바톤에서 마련한다.
두 작가는 자신들의 작품의 궁극의 목표점 "어떤 식으로 최종적으로 보일 것인가"에 두지 않고, 일관된 주제에 대한 응축된 생각과 고찰을 "어떤 방식으로 펼쳐내야 하나"에 두고 있다.
이들은 다분히 시류에 편승하고자 하는 유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에 자칫 작가의 개성을 해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최종적으로 보일 것보다는 작품 주제와 실제적인 표현 간의 내적인 끊임없는 화합, 투쟁을 통한 최종 결과물을 자신들이 시각화하려 했던 주제를 통해 작가로서 최초로 발견하게 되는 순간을 선보인다.
바로 이 지점인 캔버스의 'Surface'는 작가에게도 자기 의식이 시각화를 체험할 수 있는 중요한 장소로 부각된다.
윤석원의 'Surface'는 응축된 감정의 표면으로, 각기 다른 시기와 장소에서 만들어진 석상의 이미지를 소재로 택해 침식과 풍화, 혹은 재해나 전쟁을 거치며 외관이 변형된 석상들에 담겨진 오래 시간의 흔적에 주목했다.
석상이 놓인 장면을 하나의 풍경으로 받아들이고 그 풍경 속에 작가의 심리상태를 더해 새로운 풍광을 만들어 내는데 본래의 질감을 극대화 하거나 소거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본래의 풍경을 변화시킨다.
그의 작업은 이미 사라진 것과 앞으로 사라지려 하는 것들에 대한 심리적 복기 과정이라 할 수 도 있다. 시간의 비가역성을 끊임없이 되짚으며 진행된 작업은 감정의 극력한 몰입이 수반되었고, 작업이 진행될수록 소재가 됐던 이미지의 형태가 변형됨은 물론 그것의 본래 의미와도 멀어지며, 전에 없는 심상과 질감의 화면을 만들어 낸다.
배민영은 현대인들이 자신들의 주체적인 욕구보다는 타인에게 어떻게 '보이는가'를 고민하고 추구하는데 열중한 다는 점에 주목해 'Surface'를 풀어낸다. 현대인들은 표면적 이미지를 통해 본인이 스스로 풍경 속 하나의 대상으로 속하길 원하며 내가 아닌 타인의 시선으로 철저히 3인칭적인 존재감을 확인하고 싶어 하는 작가의 경험적인 시선이 작품의 출발점이다.
역설과 아이러니의 이중적인 요소들이 빚어내는 찬란하고 허무한 세계를 담아낸 배민영의 'Surface'에 투영된 현실과 욕망은 끝없는 애증 관계로 남아 있게 된다. 전시는 8월 23일까지. 문의 02-597-5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