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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습니다 - 박종훈 경남교육감]“경남형 혁신학교 만들겠다”…청사진 제시

협력 통해 충분히 배움의 목적 달성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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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98호 부산 = 강우권 기자⁄ 2014.10.02 08:40:23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 경쟁+협력의 스웨덴식 수업을 강조하고 도입하겠다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가.

제가 경쟁을 아예 도외시하거나 백안시한다고 오해하시는 분들이 있다. 그러나 경쟁이 없는 사회는 있을 수 없다. 다만 그 경쟁이 피곤하고, 영혼을 황폐화하는 것이 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의 시스템은 개인적 성취와 경쟁을 너무 강조하고 있다. 이것은 분명 개선돼야 한다.

협력을 통해 충분히 배움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이 가운데 자연스럽게 남을 배려하는 마음, 공동체에 기여하는 태도도 익히게 된다. 품성교육이 저절로 이뤄진다는 뜻이다.

협력을 통한 배움은 수업의 행태에도 변화를 가져온다. 프로젝트 학습이나 토론 수업과 같은 형태도 이뤄질 것이고, 평가 또한 그 과정을 소상히 평가 대상으로 삼게 될 것이다.

그러면 이른바 객관식 평가와 같은, 시대에 뒤떨어진 평가 방식도 바뀌게 될 것이고, 단선적 배움에서 종합적인 체계로 배움이 축적돼 갈 것이다.

미래는 한 개인의 지식이 이뤄내는 성과보다 집단 지성의 힘이 인류의 삶을 아름답게 만들 것이다. 그것을 이제부터 준비하자는 것이다. 친구를 밟고 올라서야만 내가 이길 수 있는 극단적인 경쟁교육이 OECD 행복지수 꼴찌로 우리 아이들을 내몰았다.

하나의 모둠에 발표를 잘 하는 친구, 자료를 잘 만드는 친구, 글을 잘 쓰는 친구가 있다. 과제를 수행하는 데 모두 소중한 친구들이다. 시험을 잘 치는 아이들만 선택해야 할 이유가 없다. 이들이 힘을 모아 다른 모둠과 경쟁하는 선진화된 평가시스템이 아이들과 교사 모두를 행복하게 할 것이다.


- 혁신학교가 공약에 있는데 의미와 추진일정은.

지난 7월 1일 교육감으로 취임한 후 구상한 새로운 교육계획의 핵심 중 하나가 바로 ‘경남형 혁신학교’다. 특히 경남은 물론 국민들은 새로운 변화에 대한 호기심과 설렘을 안고 있다.

경남형 혁신학교는 경남의 제한성과 특수성을 반영할 것이다. 일반화되기 어려운 부분에 대한 제한성, 경남의 지역과 독창성까지도 반영한 특수성을 고려할 요량이다.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배움과 협력이 있는 미래학교이며 민주성(참여와 협력), 미래성(창의성), 누구나 좋은 배움을 할 수 있는 공공성 등 철학적 바탕을 둘 것이다.

경남형 혁신학교의 토대는 ▲미래를 준비하는 배움 중심의 교육과정 ▲전문적인 학습 공동체 ▲소통과 배려의 학교 문화 ▲민주적인 학교 운영으로 교육적 이상에 보다 근접한 모델이다.

추진 일정은 연차별 추진 계획에 따라 도입기(2014년 9월~2015년 2월), 성장기(2015년 3월~2017년 2월), 확산기(2017년 3월~2019년 2월), 일반화(2019년 3월~)로 나눠 추진할 계획이다.


- 교원 업무경감은 교육계의 숙원이었다. 좋은 대안이 있을까.

임기 중 대표적으로 추진할 공약인데 선생님들을 아이들 곁으로 돌려보내주고 싶다. 구상하는 혁신학교도 그렇고, 폭력 제로 공감학교도 그렇고, 그보다 상위의 목표도 선생님들이 아이들과 같이 있는 시간이 많아져야 비로소 이뤄지는 것이다.

선생님들이 행정업무로부터 자유로워야 학습 준비 시간이 늘어나고, 동행하는 시간도 늘어나고, 근본적인 자양이 될 독서 시간까지 늘어나는 것이다.

교육은 단위 교실에서 구현된다. 선생님들이 신바람 나게 아이들을 보살피고, 학생들이 즐겁게 배움을 쌓아가는 일 말고 교육이 얻을 것이 무엇이겠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선생님들을 업무로부터 벗어나게 해 드리려는 것이다. 행정업무의 감축, 이것은 절차적인 것, 행정의 효율성과 같은 차원에서 부르짖는 것이 아니다. 바로 교육의 본질에 맞닿아 있는 문제다. 꼭 실천해 보고 싶다.


- 비정규직에 대한 처우개선이 늘 교육계의 화두다. 견해나 개선방법이 있다면.

경남의 학교에서 근무하는 비정규직 1만3000여명을 정규직화 하는 것이 바로 교육경쟁력을 높이는 원동력이다
이를 위해서는 예산의 뒷받침, 사회적 동의, 법제화의 단계를 밟아야 한다. 그러나 이 문제는 해결이 쉽지 않다. 교육감 혼자의 힘으로는 이룰 수 없는 문제, 즉 사회적 문제이기 때문에 그렇다. 우리 교육청 자체의 노력과 함께 교육부와의 끊임없는 협의, 시민사회에 대한 설득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는 등 꾸준히 노력할 것이다.

학교 비정규직의 처우 개선을 위해 처우 개선, 문화 개선을 통한 공동체의 결속, 소통과 공감을 통한 정서적 일체화 등도 차근차근 추진해 갈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다림의 자세가 전제돼야 한다. 학교비정규직의 처우 개선을 위해 열심히 노력할 것이다.


-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어떤 것이며, 최우선 순위는.

가장 우선적으로 어려움에 봉착하고 340만 경남도민에게 알리고 싶은 것은 바로 예산과 법률적인 제약이 터무니없이 크다는 것이다.

법률적인 제약부터 말하자면 교육청이 자율적으로 행정을 펼칠 수 있는 자유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교원을 비롯한 직원들의 정원 조정도 전혀 할 수 없고, 교육부의 시책과 다른 특성을 지닌 사업을 전개하는 데도 많은 어려움을 겪도록 제도와 구조가 경직돼 있다.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예산이 턱없이 모자란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곳간이 텅텅 비었다는  것이다.

전체 예산 4조원 가운데 70%가 인건비·운영비이고, 나머지 30%도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경직성 경비 성격을 띠는 것이 많아 변통할 구석이 없을 정도다.

여기에 무상급식, 학교기본운영비, 누리사업 등에 각각 수천억 원을 지원하고 나면 남는 예산은 전체 예산의 4%에 불과할 정도로 재정상태가 갈수록 열악해지고 있다.

교육감은 선출직이다. 선출직 기관장에게 경직성 경비 위주로 예산을 책정하는 바람에 교육감은 주민의견을 수렴하고 지역특성에 맞는 사업 추진을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교육부는 교육청을 공무원을 배치하고 중앙정부의 사업을 대행하는 교육부의 위탁기관 정도로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

340만 경남도민이 교육의 중요성과 경남교육청의 위상, 예산 문제 등에 대해 보다 많은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적극 홍보할 것이다.

- 부산 = 강우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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