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진오⁄ 2014.12.17 10:01:52
(CNB=왕진오 기자) 특정한 시점의 과거로부터 존재했던 감정과 기억들이 뒤섞인 일종의 '카오스'가 되어버린 내면을 빈번하게 방문하며 사색했던 '숲'이라는 공간을 통해 치유를 원했던 아티스트 빈우혁.
이 공간은 과거의 망각이 아닌 다가올 미래에 대한 작가의 긍정적인 기대를 갖게끔 유도하며 평온과 위로를 의미하는 이상적인 아름다움 '아르카디아'로서 존재함을 발견한다.
'아르카디아'가 이상향이나 낙원이라는 상징적 의미만을 갖는 것이 아닌 작가에게 아주 가까이 실존하는 '숲'을 치유의 매개로서 작업의 출발점으로 삼는 빈우혁(33) 작가의 작품이 12월 17일부터 서울 압구정동 갤러리바톤에서 세상과의 만남을 갖는다.
작가는 목탄을 세심하게 다스려가며 촘촘한 풀숲과 나무들을 표현한다. 숲으로 빛이 들어서는 통로인 나무와 나무 사이의 공간에 대한 여백 이상의 강조, 순간적인 공기의 흐름과 적막까지 모두 담긴 듯한 호수 등은 작품 표면에 무작위적으로 흐트러진 형형색색의 '점'으로 인해 작가의 사적인 의식 영역을 내보이는 장치이자 '창'이 된다.
실존하는 공간에서 작가의 주관적 기억의 해석은 작품에 등장하는 '점'으로 드러난다. 또한 '점'은 그림을 그리는 사람에게 있어 시작과 끝이다.
고의적이고 인공적인 색의 조합으로부터 느껴지는 이질감과 시작과 끝의 공존으로부터 오는 안정감이 어우러져 작가의 관념적 세계의 머물고 있는 '아르카디아'에 대한 시각화를 완성한 작품들은 2015년 1월 17일까지 관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