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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봄날', 시(詩)적인 무대가 전하는 여운 '눈길'

시와 뮤지컬이 결합된 '포에틱 뮤지컬' 장르 선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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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금영⁄ 2015.02.23 14:16:11

▲시와 뮤지컬이 결합된 포에틱 뮤지컬 '봄날'은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남남이 모여 만들어가는 가족애를 그린다.(사진=극단 하늘하늘)


시(詩)와 뮤지컬이 결합된 '포에틱 뮤지컬'이라는 장르로 주목받은 뮤지컬 '봄날'이 2월 21일 아트원씨어터2관에서 개막했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남남이 모여 만들어가는 진정한 가족애를 그리는 이 작품은 낡은 신발 세 켤레를 보여주며 시작된다. 어머니의 무덤을 찾아가는 배다른 남매의 하루 동안의 여행이자 한평생의 여행이기도 한 어느 가족의 이야기는 '신발'이라는 오브제가 무대 위의 시어(詩語)가 돼 시공간을 연결해 나간다.


여기에 시 같은 나레이션으로 극을 설명하는 '시인(포잇, Poet)' 역할이 등장해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무대 위 인물들의 감정과 시간의 변화를 관객들에게 전달한다.


▲뮤지컬 '봄날'에는 인물들의 감정과 시간의 변화를 전달하는 '시인(Poet)' 역할이 등장한다. (왼쪽부터) 딸 수야 역의 조선명, 아들 은호 역의 박상우 그리고 시인 역의 박두수.(사진=극단 하늘하늘)

간결하고 압축된 여백으로 아름다움을 전하는 시의 여백은 음악에서도 나타난다. 네 명의 배우와 피아노, 바이올린, 기타로만 구성된 음악은 규모에 있어 소박하다. 심장을 울리는 저음, 심경을 자극하는 타악기의 리듬, 웅장한 합창, 눈부신 군무도 없지만 그 많은 '없음'이 작품을 끌고 가는 주체가 돼 시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어머니의 노래는 한국적 선율이 주를 이루고, 남매의 사랑 노래는 아름다운 뮤지컬 넘버로 채워 놓았다. 이로 인해 어머니의 캐릭터는 선명해지고 사랑 이야기는 더욱 섬세해진다.


신발이라는 시어(詩語)를 타고 돌아간 어린 시절은 돌연 인형이 돼버린다. 배우들은 자신의 어린 시절 인형을 직접 조정하며 노래한다. 이는 어색해질 수 있는 회상을 표현하는 동시에 극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뮤지컬 '봄날'을 제작한 극단 하늘하늘은 "관객을 들었다 놨다 하는 화려함도, 울리고 웃기는 감정의 기복도 없다. 슬픔의 수위조절은 억지스럽지 않고, 눈물은 목울대에 머물며 잔잔한 감동은 오래 지속된다"며 "관객의 눈물을 짜내지 않으려 애쓴 흔적이 오히려 어머니의 뒷모습을 찬찬히 바라보게 한다. 분명 어떤 관객은 지루하게 느낄 수도 있겠지만 화려함과 속도, 커다람과 고성에 매몰돼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이런 작품 하나쯤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공연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3월 1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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