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고점을 경신하며 상승세를 지속하던 증시가 20일 그리스와 중국발 악재 소식에 오전 멈칫하는 모양새를 보였지만, 이내 이를 극복하고 상승 흐름을 이어나갔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21포인트(0.15%) 오른 2146.71로 마감했다. 7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지수가 이날 16.95포인트(0.79%) 내린 2126.55로 출발하자 시장에서는 최근 단기 급등한 탓에 일정 수준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분위기가 확산되기도 했다. 또한 중국 정부는 자국 증시가 과열되는 양상을 보이자 이에 대응하기 위해 신용거래 규제 강화 및 공매도 확대 방안 등을 발표해 중국 증시 조정 우려를 키운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
무엇보다 오는 24일로 예정된 유로존과 그리스의 구제금융 분할금 지원 협상이 무산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며,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그렉시트) 우려가 수면 위로 다시 떠올랐다. 만약 그렇게 되면 세계 금융시장에 충격파가 불가피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되고 개인들도 ‘사자’에 나서자 분위기가 반전되기 시작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대외 악재가 국내 증시의 상승 흐름을 꺾지는 못할 것이란 전망도 우세했다.
초저금리에 따른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과 기업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긍정적인 요인이 버티고 있어 대외 악재의 영향력은 제한적으로 나타날 것이란 분석이다.
노종원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리스 문제가 악화해도 유동성 확장 정책이 지속되는 한, 결국엔 위험자산에 유리한 조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그리스발 잡음이 발생하면 오히려 기회 요인으로 삼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한요섭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중국과 그리스 관련 리스크가 글로벌 유동성의 위험자산 선호도 및 외국인의 국내증시 투자 규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도 “일시적인 스탠스 변화가 나타난다 해도 글로벌 유동성 팽창이 지속된다면 주식시장에 여전히 우호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2852억 원어치를 사들이며 10일째 순매수를 이어갔다. 개인도 291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다만 투신권을 중심으로 기관이 3119억 어치를 순매도하며 수급에 부담을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