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맹녕 골프 칼럼]코스에서 스윙 고치면? 골프 망치는 지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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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저널 = 김맹녕 골프 칼럼니스트) 삼복더위가 물러나고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자 코스에서 현장 레슨을 받는 VIP 골퍼들이나 사모님들을 자주 목격하게 된다. 하지만 골프장에서 현장 레슨을 하게 되면 알아야 할 사실이 있다. 진행에 지장을 주기 때문에 뒷조와 마찰을 일으키고 골프 스윙이 개선되기는커녕 망가진다는 것이다.
미국의 유명 프로골퍼이자 티칭 프로인 헤일 어윈은 “골프 코스에서 스윙을 고치는 것은 골프를 망치는 일이다”라고 했다. 코스에서 기술적인 스윙 분해를 해서 이것저것 고치려고 하는 것은 금물이라는 충고다.
코스에서는 그 동안 연습을 통해 몸에 밴 스윙으로 공을 쳐야지 옆에서 조언한다고 그대로 따라서 하다간 죽도 밥도 아닌 스윙이 돼버려 나중에는 스윙에 대한 불안감만 조성돼 자신감을 상실하게 된다는 것이다.
골프 스윙은 과학적인 원리로 돼 있기 때문에 기존의 스윙 틀에서 벗어나 한 부분을 의식하면 리듬과 자연스러운 몸동작이 궤도를 이탈해 어색한 스윙으로 변해 버린다. 그리고 공은 결국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날아가게 마련이다.
골프 스윙 교정도 40대를 넘어가면 몸이 굳어지기 시작하기 때문에 일류 프로들의 스윙을 따라 교정한다는 건 정말로 어려운 과정이다. 더군다나 60대가 넘은 시니어가 스윙 전체 교정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본다.
▲코스에서 레슨 요청을 해도 하지 않는 것이 필자의 철학이다. 사진 = 김의나
필자가 하와이 지점장 시절 골프의 전설이라는 게리 플레이어와 라운드를 마치고 원 포인트 레슨을 요청했다. 그의 대답은 “고칠 것 없다(Nothing)”이었다. 다시 말해 고치기 어려우니 현재 스윙대로 하라는 충고 한 마디였다.
인간의 두뇌는 한 번 기억해놓으면 반사 신경이 자동적으로 반복(repeatability)하게 돼 있다. 다시 말하면 근육을 다시 조정하고 새로운 동작에 순응하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만큼 시간을 줘야 한다는 것이다.
스윙을 어떻게 변경하든 작은뇌가 받아들이는 데는 의식적으로나 무의식적으로나 상당히 시간이 걸린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야 한다. 이런 원리로 보면 현장 레슨은 공염불이 되고 마니 연습장에서 충분한 시간을 두고 꾸준하게 한 부분 한 부분 세밀하게 고쳐나가야 한다.
(정리 = 박현준 기자)
김맹녕 골프 칼럼니스트 babsigy@cnb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