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순철 건강 칼럼] 점점 늦어지는 임신…주의 사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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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저널 = 홍순철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산부인과 교수) 최근 여성 취업률의 증가와 늦어진 결혼 연령 등으로 여성의 출산 연령 역시 높아지고 있다. 30대 이상의 고령 임산부가 증가함에 따라 고위험 산모 급증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가운데 건강한 출산을 위한 산모들의 준비와 사회적 배려가 필요한 상황이다.
‘고위험 임신’이란 임신 중이나 출산 직후에 임산부와 태아의 생명을 위협하고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임신이다. 35세 이상의 고령 임신이나 고도비만 산모, 여러 내과적 질환을 앓고 있는 산모에게 발병 가능성이 높다.
흔히 고위험 임신을 고령 임신과 동일한 것으로 혼동하는 경우가 있는데, 고위험 임신을 일으키는 다양한 원인 중 하나가 임산부의 연령이다. 20대에 출산하는 여성보다 30대 이후에 임신 및 출산을 하는 여성에서 각종 혈관 질환, 특히 고혈압 위험이 높아지게 된다.
혈관 질환에는 고혈압을 비롯해 고지혈증, 관상동맥 질환, 뇌혈관 질환뿐만 아니라 급성 심근경색 등이 있으며, 임신으로 인해 이런 질병의 위험은 증가한다.
특히 30대 중반 이상의 고위험 임산부의 경우 그 위험은 20대보다 2~4배까지 높아지며, 증세가 심할 경우 신장이나 태반에서 혈관 수축이 이뤄져 혈액 순환을 방해하고 자궁으로 흐르는 혈액량도 줄어들 수 있다.
만약 자궁의 혈액량이 감소하면 태반의 기능이 떨어지고 태아에게 공급되는 산소와 영양이 결핍돼 아기의 발달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도 있다. 또한 저체중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지고, 혈압에 따른 다른 질병의 확률 역시 높아진다.
이런 고위험 임신의 위험을 피하려면, 정상적인 혈압 유지를 위해 규칙적인 식사 조절과 혈압 체크가 필수적이다. 특히 필수 단백질이 부족하면 혈관이 약해지고, 혈압이 올라갈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식사와 영양이 고령의 산모들에게 가장 기본적인 사항이라 할 수 있다. 주기적인 혈압 측정은 필수인 것이다.
당뇨나 갑상선 질환, 천식 등 내과적 만성 질환을 가진 산모도 고위험 임신에 속한다. 특히 임신 중 당뇨는 산모에게 합병증이 나타날 뿐 아니라 출산 후 태아에게 저혈당증, 호흡 곤란증, 태아 기형 등을 유발할 수 있다.
▲고려대 산부인과 홍순철 교수가 초음파 검사를 하고 있다. 홍 교수는 “고위험 임신의 경우, 주기적인 혈압 측정과 적절한 운동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사진 =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따라서 비만, 당뇨 가족력, 이전 임신에서 임신성 당뇨나 요당이 있던 경우에는 임신 확인 시 혈당 검사를 반드시 실시해야 하며, 식이요법과 가벼운 운동 등을 통해 철저히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기적인 혈압, 혈당 관리로 합병증 예방 필수
7월부터 의료비 건보 적용돼 부담 완화
임신 중 적절한 운동은 필수다. 고혈압, 당뇨 발생을 줄일 뿐 아니라 과체중, 허리 통증, 변비 등을 예방하고 산모 우울증 등 정신 건강에도 도움을 준다.
따라서 하루 30분 주 3~4회 정도로, 운동 중에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정도의 가벼운 운동이 권장된다. 하지만 운동 중 갑자기 어지럽거나 태아 움직임이 감소할 때, 또 질 분비물이나 출혈 등이 있으면 즉시 운동을 중단하고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이렇듯 다양한 원인으로 고위험 임신의 위험성에 노출되어 있는 임신부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고 건강한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 우리 정부는 고위험 임산부에 대한 의료비 지원을 7월 1일부터 확대해 임산부들이 혜택을 볼 수 있게 했다.
지원 대상은 임산부 중 조기 진통, 분만 출혈, 중증 임신 중독증의 3대 고위험 임신 질환을 비롯해 고혈압 질환, 당뇨병, 심부전, 신질환, 다태 임신, 대사 장애를 동반한 임신 과다 구토, 절박 유산, 자궁경부 무력증 등이 나타난 경우이다.
또 자궁 및 자궁의 부속기 질환, 자궁 내 성장 제한, 임신 중 복강 내 수술, 전치태반, 양막의 조기 파열, 태반 조기 박리, 양수 과다증, 양수 과소증 등의 질환으로 입원 치료가 필요한 경우 혹은 입원이 필요한 35세 이상의 임산부 중 전국 가구 월평균 소득 150% 이하의 임산부에 해당된다.
무엇보다 임산부 스스로 젊고 건강하다고 생각해 임신 관리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산부인과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고위험 임신을 미리 대비하고 철저히 관리할 필요가 있다.
태아의 건강을 살피기 위한 정기적인 산전 진찰과 체중 관리도 필수다. 올 7월부터 적용된 지원 사업으로 늘어나는 의료비 부담을 조금이나마 경감시킬 수 있을 것 같다. 산모들의 적극적인 관리로, 임신 초기부터 출산 후까지 산모와 태아가 모두 건강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리 = 안창현 기자)
홍순철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산부인과 교수 babsigy@cnb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