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라이프 - 제주토박이 강창일 의원] “한국발전 견인 제주에 제2미술관 건립”
▲10월29일 CNB와 인터뷰하고 있는 강창일 의원. 사진 = CN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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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저널 = 최서윤 기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 새정치민주연합 강창일 의원은 제주도(제주특별자치도)를 이렇게 말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관광지인 제주도는 유네스코(UNESCO) 세계자연유산이자 세계 7대 자연경관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덕분에 관광객들이 끊이지 않는다. 제주에서 경관이 특히 뛰어난 열 가지인 영주십경(瀛州十景)은 한 번쯤은 봐야하는 것들이다. ‘명품제주’는 제주도를 한 마디로 표현해 주는 수식어다.
강 의원은 최근 CNB와 인터뷰에서 추천해 줄 여행지를 묻는 질문을 받고 잠시 망설였다.
“제주도는 전체가 다 관광지라 한두 곳을 찍을 수가 없어요. 동서남북 바다 색깔이 다 다르고 곳곳이 다 역사를 지닌 관광자원이니까요. 저는 넓은 태평양 바다와 높은 한라산을 보면서 자랐지요. 천혜의 자연 경관은 하늘에서 내려준 복이자 보석입니다. 제주는 깨끗하고 아름다운 자연이 있고, 함께 더불어 잘 사는 공동체 사회를 꿈꾸는 사람들이 있지요.”
‘제주도’하면 한라산을 빼 놓을 수가 없다. 그가 보면서 자랐다는 한라산은 우리나라 3대 영산(靈山)중 하나다. 한반도의 최남단에 위치하고 있으며 해발 1950m로 국내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제주 사람에겐 섬사람이란 인식 없어요.
스스로 우주의 중심이라는 세계관 있지요”
제주관광공사(놀멍쉬멍)에 따르면, 한라산은 다양한 식생 분포를 이뤄 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고 동식물의 보고다. 1966년 10월 12일 천연기념물 제182호인 한라산천연보호구역으로 지정보호 되고 있다. 천자만홍에 덮인 가을의 만산홍엽은 빼놓을 수 없는 경관이다. 특히 눈 속에 잠긴 설경의 한라는 절경 중의 절경이다. 영주십경에도 올라 있는 백록담과 영실바위는 환상의 자태를 자랑한다.
한라산은 신생대 제4기의 젊은 화산섬으로, 지금으로부터 2만5천 년 전까지 화산분화 활동을 했다고 한다. 한라산 주변에는 360여 개의 오름들이 분포돼 있어 경관이 매우 특이하다. 섬 중앙에 우뚝 솟은 한라산의 웅장한 자태도 또 다른 볼거리다.
사계절 철 따라 형형색색으로 바뀌는 한라산은 1970년 3월 24일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2002년 12월에는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선정됐다. 2007년 6월 27일에는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이 우리나라 최초의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됐다. 2010년 10월 4일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 받기도 했다.
강 의원은 제주 한경면 고산리에서 태어났다. 넓은 고산평야가 펼쳐진 곳이 그의 고향이다.
“고산리는 섬이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을 만큼 전형적인 농촌마을이지요. 동리 아낙들이 물질하러 바다에 가기는 하지만 대개 주민들은 농사를 더 많이 지었어요. 곡창지대다 보니 인심이 넉넉해 이웃끼리도 오순도순 정을 나누며 살던 동네이지요.”
▲2012년 5월 28일 한라산 관음사 봉축법요식에 참석한 강창일 의원. 사진제공 = 의원실
한경면에 위치한 ‘당오름’에는 태평양 전쟁 당시 일본군 기지의 흔적이 남아 있다. 군데군데 가파르고 퇴적암층이 보인다. 서사면은 바다 쪽으로 해안절벽, 북사면 쪽은 이중식 복합형 화산체다. 처음 수중분출 된 후 육상 환경에서 분화구 내부에 새로운 화구구(火口丘: 당산봉 알봉)가 생긴 이중식 화산체다.
자구네 포구를 끼고 돌면서 응회구의 외륜(外輪)과 퇴적층의 단면 노두를 볼 수 있다. 우도면에 쇠머리오름, 성산읍의 두산봉, 표선면의 매오름, 대정읍의 송악산 등이 그렇듯 당오름도 해안 쪽은 심한 파식작용으로 원형을 잃고 있다고 한다. 해안 절벽 노두에서는 잘 발달된 층리구조를 볼 수 있고, 북서쪽 벼랑에는 해식동(海蝕洞)인 ‘저승굴’이 있다. 오름 등성이는 해송이 주종을 이루고 주변에는 경작지가 조성돼 있다. 이 오름에는 예전에 봉수대가 있어 북으로 판포봉수, 남동으로 모슬봉수와 교신했었다고 한다. 당오름 북쪽 바다에 차귀도라는 무인도도 있다(자료 출처: 제주관광공사).
아름다운 섬 제주도는 어떤 역사를 갖고 있을까. 평화로워 보이지만, 민란(民亂)이 자주 발생한 곳이기도 하다. 역사적으로 ‘유배지’의 이미지도 있다. 강 의원은 제주의 역사를 배우며 연구해 왔다. 그가 2011년 발간한 ‘정면승부’에는 제주의 역사가 그려져 있다.
“평화로워 보이지만 민란 아픔 간직한 곳”
“제주 사람들에겐 섬사람이라는 인식이 없어요. 스스로 우주의 중심에 서 있다는 세계관을 갖고 있지요. 한라산이 우뚝 솟아 있고 이를 둘러싼 넓은 바다가 있습니다. 독립된 환경 속에서 형성된 강한 자의식은 아주 오랜 옛날부터 제주인의 정신 속에 깊이 각인돼 있었지요. 제주 사람은 예로부터 누구에게도 예속 받지 않는 독립인이자 자유인이었습니다.”
제주는 독립된 역사를 지니고 있다. 그만큼 저항의 역사가 깊다.
“제주는 예로부터 독립된 역사를 갖고 있지요. 한반도에 편입된 것이 그리 오래 되지 않았어요. 불과 1500년 전 일이니까요. 하지만 그보다 훨씬 오래된 수천 년의 역사 동안 제주는 주변인이 아닌 자족의 당이었어요. 이후 육지의 지배 권력에게 수탈과 착취의 대상으로 전락하면서 저항의 역사가 시작됐지요. 조선시대부터 제주의 땅은 극히 적은 사유지를 제외하고는 왕의 땅이었어요. 중앙과 떨어져 있다 보니 중간관리자에게 많은 통치권이 위임될 수밖에 없는 구조였고요. 이 때문에 제주인은 구조적으로 가혹한 수탈의 대상이 됐지요.”
제주민란은 1862년 세 차례에 걸쳐 일어났다. 1차는 9월 12일, 2차는 10월 6일, 3차는 11월 15일에 농민 봉기가 발생했다.
“구조화된 수탈은 도민들의 생존권 투쟁으로 이어졌어요. 결국 국가권력을 상대로 한 정치투쟁으로까지 나아가게 된 것이지요. 저항의 밑바닥에는 생존권은 물론, 스스로를 지켜내려는 자유의지가 내재돼 있었습니다. 조선 후기에 제주도에서 민란이 가장 빈발했던 이유입니다. 제주는 그렇게 반란의 섬, 착취에 대한 저항의 섬이 되었지요.”
▲제주도 제주시 연동에 위치한 제주도립미술관 전경. 강창일 의원의 노력으로 제2 도립미술관 건립 예산이 확보됐다. 사진 = CNB
강 의원의 집안은 대대로 제주와 연관이 깊다. 부모 세대가 모두 제주에 뿌리를 박고 살았다.
“부모님 두 분 모두 제주에서 나고 자라셨어요. 해방 전 결혼한 부모님은 일본 고베로 가셨다고 해요. 지리적으로 가까워 많은 사람들이 일본으로 건너가 일자리를 구하던 시절이었거든요. 아버지는 태평양전쟁 때 히로시마 옆 구레의 해군조선소에 징용 당하셨어요. 어머니는 고물장사를 해서 돈을 꽤 많이 버셨고요. 어머니는 억척스러울 정도로 근면성실한 분이셨어요. 저희는 6남4녀로 10남매였어요. 그 중 5남매는 해방 전 일본에서 태어났고, 저를 비롯한 나머지 5남매는 제주에서 태어났어요.”
일본에 있던 강 의원의 가족들은 1945년 일제로부터 해방된 이후 귀국했다. 예전에 살던 제주도 집은 현재도 그대로 남아 있다.
“국제자유도시로 성장하도록 정부의 집중 지원 필요”
“부모님은 해방이 되자 일본의 살림을 정리하시고 귀국선에 오르셨지요. 부모님과 남매들은 제주도로 바로 건너왔고요. 세간이며 값비싼 물건들은 부산으로 보냈었는데 그 배가 폭파를 당해 전 재산이 바다에 가라앉았어요. 다행히 제주도에 적지 않은 땅을 사놓으신 덕분에 다시 일어설 기반이 됐지요. 가족들은 할아버지와 한 울타리에서 살았어요. 같은 담장을 두고 안에 집이 여러 채였지요. 제주도에서는 부모가 안채에 살다가 나중에 장남한테 넘겨주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안채에서 살고 할아버지가 별채에 사셨지요. 지금도 그 집들은 그대로 남아있어요.”
지난 12일 강창일 의원은 행정자치부로부터 올 하반기 지역현안사업 2건에 대한 특별교부세 8억 원을 확보했다. 한림읍 글로벌 주민문화활동 공간조성사업과 한경면 제2도립미술관 건립사업을 위한 예산이다. ‘아름다운 섬’ 제주를 더욱 발전시키려는 취지다.
최근 제주에는 이주민들이 증가 추세다. 문화활동 공간조성 사업은 다문화 가정, 귀농, 귀촌인, 이주 정착민, 외국인 근로자 등 지역주민들의 공동체 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한 사업이다. 미술관 건립 사업은 다양한 제주의 관광 콘텐츠를 개발하고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2014년부터 제주도(지사 원희룡)가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다.
“당은 다르지만 원 지사(새누리당)와도 협력을 잘하는 편입니다. 선후배 관계이기도 해서 제주도를 위한 업무협조가 잘되죠. 저는 국가예산을 받아오고, 원 지사는 그걸 집행하니까요. 제가 3선 하면서 6번째 예결위원을 맡았습니다. 제주는 특별자치도니까 중앙정부가 많은 권한을 이양하고, 국제자유도시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집중 지원해 주기를 바랍니다. 제주는 대한민국의 관문입니다. 대한민국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최서윤 기자 most_silent@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