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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리뷰] 오뚝이 서현, 뮤지컬 ‘맘마미아!’의 뮤즈 될까

캐릭터 제대로 만나 자연스러워진 연기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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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73호 김금영 기자⁄ 2016.03.07 11:47:12

▲서현(오른쪽)과 성기윤이 호흡을 맞추는 모습. 사진 = 신시컴퍼니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CNB저널 = 김금영 기자) 뮤지컬 ‘맘마미아!’가 막을 올렸다. 올해 공연은 최정원, 전수경, 홍지민, 남경주, 이현우, 성기윤 등 막강한 라인업을 자랑한다. 그 중 단연 눈길을 끄는 이는 바로 서현.

현재 서현은 소녀시대 멤버로서뿐 아니라 뮤지컬 배우로서 천천히 단계를 걷고 있다. ‘해를 품은 달’로 2014년 뮤지컬 데뷔 후 2015년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 출연했고, 이번이 세 번째 출연이다. 같은 소녀시대 멤버 티파니와 태연, 써니도 뮤지컬에 출연한 바 있지만, 서현은 단발성이 아니라 매년 뮤지컬 작업을 쉬지 않고 이어왔다. 그리고 맡은 작품마다 주역을 꿰찼다.

하지만 화려한 뮤지컬 데뷔와 달리, 혹평에 시달리기도 했다. ‘해를 품은 달’에서 기억을 잃은 여주인공 연우 역은 싱크로율이 괜찮았으나, 데뷔 무대라 어색한 감이 있었다. 특히 두 번째 출연작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는 극 중 온갖 역경과 고난을 겪으면서도 잡초처럼 일어서는 스칼렛의 삶을 잘 표현하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평소 단아한 이미지의 서현이, 살기 위해 남자를 이용하고 독해지는 스칼렛 연기에 도전한 건 흥미로웠다. 하지만 연기가 무르익지 않았고, 스칼렛을 이해하기엔 인생 경험이 부족해 다소 아쉬웠다는 평이 있었다.

이번엔 또 다른 캐릭터다. 극 중 자신의 결혼식을 앞두고 아버지를 찾는 소동을 벌이는 소피 역을 맡았다. 무대 위를 사뿐사뿐 뛰어다니며 여기저기 행복의 기운을 전하는 주인공이다. 신영숙, 김영주, 이경미, 남경주, 이현우, 호산 등 대선배와 함께 팝스타 아바(ABBA)의 히트곡 ‘머니, 머니, 머니(Money, Money, Money)’, ‘땡큐 포 더 뮤직(Thank You for the Music)’ 등을 발랄하고 시원시원하게 부른다.

▲뮤지컬 ‘맘마미아!’ 중 ‘머니, 머니, 머니’ 노래가 시연 중이다. ‘맘마미아!’는 2004년 한국 초연 이후 꾸준히 무대에 올라 왔다. 사진 = 신시컴퍼니

그간 출연작에서는 주도적으로 무대를 이끌어가야 하는 부담이 있었다. 그런데 ‘맘마미아!’에서는 대선배들의 서포트 역할도 담당한다. ‘머니, 머니, 머니’ 장면에서는 돈 많은 남자를 만나 편히 살기를 바라는 엄마 도나 역의 신영숙을 중심으로 앙상블들과 함께 호흡을 맞춘다. 이와 관련해 서현 또한 “처음엔 즐기기만 하면 될 줄 알았는데, 극 안에서 소피가 해야 할 것이 많더라. 무대 중앙에서 노래와 연기를 하는 것 말고도, 뒤에서도 앙상블들과 호흡을 맞추는 장면이 많다. 새로운 경험이었고 많은 걸 배웠다”고 밝혔다. 부담감을 더니, 연기가 한층 자연스러워졌다. 노래도 안정적으로 흘러간다. 춤은 소녀시대 활동으로 다져 왔기에 말할 것도 없다. ‘칼군무’의 정석을 보여준다.

앙상블과 어울리면서 부담감 덜어

전작들 공연 때는 보는 입장에서 다소 불편한 감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열심히 하는 건 느껴지는데, 캐릭터와 잘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점이 아쉬웠다. 그런데 ‘맘마미아!’에서의 소피는 서현에 새로운 기대감을 갖게 했다. 발랄하고 톡톡 튀는 캐릭터 자체도 이미지와 잘 맞았고, 큰 이질감 없이 극에 녹아들었다. 서현 특유의 사랑스러움이 제대로 발휘되는 캐릭터다. 약혼자인 스카이와의 도발적인 키스신 등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기도 한다. 아마 지금까지 맡아왔던 역할 중 가장 본인의 나이 대에 맞는 인물이기에 공감대가 잘 형성된 듯하다. 2막으로 진행될수록 연기 패턴이 다소 식상해지는 점이 있지만, 눈길은 계속 간다.

‘맘마미아!’는 2004년 초연 이후 현재까지 170만 관객을 동원한 뮤지컬계의 고전이다. 좋게 보면 안정화 됐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식상해질 위험도 있다. 또 전 세계적으로 익히 알려진 아바의 노래가 극 내내 흐른다. 따라서 곡과 내용을 살리는 배우들의 연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직 뮤지컬계에서 신선한 얼굴로 꼽히는 서현의 출연은 올해 공연에 강점으로 작용했다. 최정원과 남경주 또한 이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서현과의 작업에 대해 “눈빛이 좋은 배우” “첫 걸음은 많이 느리고, 넘어지기도 많이 넘어졌다. 그런데 걷기 시작하면서 제대로 잘 걷고 있다.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서현은 뮤지컬 ‘맘마미아!’에서 결혼식을 앞두고 아버지를 찾아 나서는 사랑스러운 딸 소피를 열연한다. 사진 = 신시컴퍼니

서현은 이번 역할로 뮤지컬 배우로서의 자리를 굳건히 하기 위해 각오가 잔뜩 서 있는 모습이다. 그녀는 프레스콜 현장에서 “작품을 할 때마다 조금 더 나아진 것 같다는 생각보다는 부족한 것들이 굉장히 많아 아쉬웠다. 채워야 할 게 많아 책임감이 더 커진다. 좋은 뮤지컬 배우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돌 출신으로, 이제는 뮤지컬계의 디바로 우뚝 선 옥주현을 롤 모델로 꼽기도 했다.

이번 ‘맘마미아!’ 오디션엔 1200여 지원자들이 몰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중 새로운 소피로 서현이 낙점됐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솔직히 긍정의 끄덕임보다 먼저 고개가 갸우뚱거려졌다. 그런데 뚜껑은 열어봐야 안다고, 점차 발전하고 있는 그녀의 모습을 확인했다. 많은 아이돌이 뮤지컬에 진출하는 시대지만, 모두가 혹평을 피해가는 것은 아니다. 힘든 혹평을 딛고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나 뮤지컬 행보를 이어가는 그녀가 이번에야말로 ‘맘마미아!’의 뮤즈로서 제대로 자리매김할지 기대된다. 공연은 샤롯데씨어터에서 6월 4일까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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