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환기의 작품이 다시 경매 최고가를 경신할 지 주목되는 가운데, 그의 작품 세계를 엿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서울옥션은 5월 29일 홍콩 현지 시각으로 저녁 6시, 제19회 홍콩 경매를 홍콩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진행한다. 이번 홍콩 경매에는 총 76점의 작품, 낮은 추정가 약 161억 원의 작품이 출품된다. 이번 경매의 주요 작품은 김환기의 1971년 작품 '무제(Untitled) 3-V-71 #203'이다. 김환기는 국내 근현대 작가 중 가장 높은 작품 값을 보유한 작가다. 서울옥션의 홍콩경매를 통해 최고가 기록을 경신한 바 있다.
이렇듯 해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김환기의 작품 세계를 홍콩경매를 통해 알리고자 서울옥션은 19회 홍콩경매 프리뷰 전시와 함께 김환기의 작품 13점을 모아 '김환기 특별 전시- 영원한 것들(Eternity in Nature), 1950's'를 마련한다.
이번 김환기 특별 전시는 '점, 선, 면' 등으로 표현된 김환기의 추상 작품이 본격적으로 나오기 전인 '산, 달, 항아리, 새' 등 한국 고유의 정서를 서정적으로 풀어 낸 1950년대 구상 작품 위주로 구성된다.
먼저 1956~57년 작업한 '영원한 것들(Eternity in Nature)'은 김환기의 우리 전통에 대한 깊은 인식에서 비롯된 한국적인 영원한 것들을 현대 서양화 기법으로 보여 준다.
이 작품은 김환기의 파리시대에 완성된 것이다. 당시 보다 넓은 세상에 대한 갈망으로 파리를 선택했지만, 서울에서의 작업을 연장 또는 심화시킨 대표적인 작품이다. '영원 시리즈'에 속한 작품들 중 특히 이 작품은 소재의 처리방식이 가장 패턴화 된 작품이다. 수직, 수평으로 분할된 공간에 9가지의 소재를 등장시킴으로써 작가 특유의 양식을 정착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김환기가 즐겨 사용했던 대표적인 소재 백자와 매화가 등장하는 '항아리와 매화(Plum Blossoms and Moon Jar)' '매화와 정물(Still Life with Plum Blossoms)'도 전시된다. 김환기는 평소 달 항아리 등 우리 전통 백자를 애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생전 "이조의 우리 자기의 대표는 역시 백자 항아리가 아닌가 한다. 가장 단순한 빛깔이란 백색이었는데, 우리 이조 자기에 나타난 이 단순한 백색은 모든 복잡을 함축해 그렇게 미묘할 수가 없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이 두 가지 작품 속에는 작가가 평소 좋아하던 달 항아리와 백자 제기, 그리고 공통적으로 매화가 등장한다. 백자 특유의 기형을 세련되게 표현했으며, 또한 은은한 향기를 뿜어내는 듯한 매화의 아름다움을 조화롭게 표현했다. 이 중 '항아리와 매화'는 파리 시대에 완성된 작품으로 선과 면으로 구성된 배경화면이 이후 진행되는 다양한 추상 작업을 짐작케 한다.
1956년 작품 '성북동 집(Seongbuk-dong Hose)'엔 두 명의 사람, 달 항아리 그리고 높은 지붕의 집이 등장한다. 마치 평온하고 따스한 한 낮의 정경이 화폭에 담긴 듯한 이 그림은 서로 기대선 두 사람이 집 앞에 놓인 달 항아리와 어우러져 있다. 또한 집에는 우리 옛 도자기에서 찾아볼 수 있는 모란문이 새겨져 있고, 하늘에는 구름이 흘러가며 나지막이 들려오는 듯한 풍경 소리가 서정성을 더한다.
총 11점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김환기 특별전시는 5월 27~29일 홍콩 현지에서 서울옥션 19회 홍콩경매 출품작과 함께 열린다.
한편 서울옥션 19회 홍콩경매는 오는 5월 29일 현지 시각 저녁 6시에 홍콩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