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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화려 무대-잔잔 감동-화끈 액션 중 더위 타파 최고는?

뮤지컬-연극-영화까지 한여름 콘텐츠 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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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91호 김금영 기자

(CNB저널 = 김금영 기자) 7월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에 들어섰다. 피서를 앞두고 비행기, 버스, 열차 등 예매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또 뜨거운 현장이 있어 눈길을 끈다. 다양한 문화 콘텐츠들이 7월 선보이며 관객 몰이에 나섰다. 미처 여름휴가를 떠나지 못하거나, 아직 계획이 없는 사람들의 발길을 사로잡겠다는 포부다. 뮤지컬, 연극, 영화까지 종류별로 어떤 것들이 있나 살펴본다.


PART 1. 화려한 대형 뮤지컬의 향연
‘브로드웨이 42번가’ ‘노트르담 드 파리’


7월 뮤지컬계는 유독 화려한 대형 뮤지컬의 향연이 돋보인다. 이미 국내 관객들에게도 익숙한 ‘브로드웨이 42번가’ ‘노트르담 드 파리’가 있다.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는 올해 20주년을 맞아 계단 위에서 30여 명의 앙상블들이 합을 맞춰 이동하며 현란한 스텝을 펼치는 '스테어 씬(Stair Scene)'을 국내 최초로 선보인다.(사진=CJ E&M)

‘브로드웨이 42번가’는 올해 더욱 화려해졌다. 그에는 이유가 있다. 국내 정식 라이선스 뮤지컬 중 올해 최초로 20주년을 돌파하며 무대 및 캐스팅에 각별히 신경을 기울였다. 올해 공연엔 뮤지컬에 최초로 도전하는 송일국, 그리고 다양한 뮤지컬에서 활약해온 이종혁이 출연한다. 그리고 뮤지컬 1세대 김선경과 최정원을 비롯해 임혜영과 에녹 등 젊은 피도 함께 무대에 선다. 송일국은 “뮤지컬은 정말 매력 있는 장르라 생각해왔다. ‘42번가’를 거쳐 간 수많은 선배들이 머릿속에서 스쳐가는 만큼 20주년을 더욱 빛낼 수 있도록 긴장감을 갖고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앞서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공연에서 가장 돋보이는 건 일사분란하게 펼쳐지는 탭댄스와 군무다. ‘브로드웨이 42번가’의 상징이기도 하다. 이번 공연에서는 브로드웨이에서 안무가로 활동한 레지나 알그렌을 총괄 안무 및 연출로 발탁했다. 탭댄스와 군무를 기본으로 화려한 테크닉을 추가한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특히 지금까지 국내에서 공연됐던 ‘브로드웨이 42번가’에서 본 적 없었던 오리지널 장면이 추가돼 눈길을 끈다. 무대 위 펼쳐진 계단 위에서 30여 명의 앙상블들이 합을 맞춰 이동하며 현란한 스텝을 펼치는 ‘스테어 씬(Stair Scene)’을 국내 최초로 선보인다.


이밖에 특수 턴테이블을 이용해 싱크로나이즈드 댄스를 추는 앙상블들의 머리 위에 대형 거울을 45도 각도로 설치, 객석에서 무대 위 배우들의 안무 동작과 대형을 수직으로 내려다볼 수 있게 구성한 ‘미러 씬(Mirror Scene)’도 화려하다.


‘브로드웨이 42번가’는 1930년대 경제 공황기를 맞은 미국의 시대상을 반영해, 뮤지컬의 본고장 브로드웨이에서 무명의 뮤지컬 배우 페기가 새로운 스타로 탄생하는 과정 속 꿈과 희망의 메시지를 담는다. 공연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8월 28일까지.


▲극 중 콰지모도(홍광호 분)가 처절하게 노래를 부르는 장면.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는 프랑스에서 직접 공수해 온 대형 세트가 눈길을 끈다.(사진=마스트엔터테인먼트)

‘노트르담 드 파리’는 18년 동안 전 세계에서 공연돼 왔다. 올해 국내 공연은 라이선스 형태로, 믿고 보는 배우 홍광호와 이번 작품으로 뮤지컬에 첫 데뷔한 케이윌이 꼽추 종지기 콰지모도로 열연한다. 문종원은 콰지모도와 클로팽 두 역할 모두 소화 중이다. 또한 윤공주, 전나영, 린아, 서범석, 문종원, 마이클리, 김다현, 정동하, 오종혁 등 화려한 캐스트를 자랑한다.


공연은 앙상블들의 화려한 군무, 그리고 웅장한 세트와 의상이 특징이다. 먼저 안무는 현대무용에 아크로바틱과 브레이크 댄스가 접목됐다. 아크로바틱 안무는 소리 없이 가벼운 듯 하지만 역동적으로 무대를 압도한다.


무대의 경우 1998년 프랑스 초연부터 현재까지 오리지널 크리에이터들이 전 세계 프로덕션에 참여해 무대를 직접 선보여 왔다. 프랑스에서 직접 공수해 온 세트 중 노트르담 대성당을 상징하는 대형 무대세트는 길이 20m, 높이 10m의 크기를 자랑한다. 이밖에 100kg이 넘는 대형 종들, 감옥을 상징하는 쇠창살, 움직이는 기둥과 가고일 석상 등 30톤이 넘는 무대 세트가 압도감을 준다. 여기에 프랑스 특유의 조명 기술이 어우러진다.


‘노트르담 드 파리’는 1482년 파리를 뒤흔든 욕망과 사랑 이야기를 그린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의 프롤로 주교는 꼽추 종지기 콰지모도를 충직한 종으로 삼고 있다. 한편 성당 앞 광장에 모여 사는 집시들 중에 클로팽과 아름다운 여인 에스메랄다가 있다. 에스메랄다의 춤추는 모습을 우연히 본 프롤로 주교는 그녀를 향한 욕망에 휩싸이고, 근위대장 페뷔스는 약혼녀인 플뢰르드 리스를 두고 에스메랄다와 사랑에 빠진다. 에스메랄다를 향한 안타까운 사랑의 콰지모도, 집착의 프롤로, 욕망의 페뷔스까지 엇갈린 감정은 비극으로 치닫는다. 공연은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8월 21일까지.


PART 2. 가족애의 잔잔한 감동 담은 연극들
‘아들’ ‘아버지’ ‘어머니’


7월의 열기를 잔잔한 감동으로 식히는 연극들이 있다. 연극 제목 또한 ‘아들’ ‘아버지’ ‘어머니’로 잔잔하다.


▲연극 '아들'은 15년 만에 만난 아버지(왼쪽, 조덕현 분)와 아들(박정원 분)이 어색함을 딛고 가족 간의 사랑을 느끼게 되는 과정을 보여준다.(사진=마케팅컴퍼니 아침)

먼저 ‘아들’은 2007년 장진 감독의 영화가 원작이다. 단 하루 동안의 휴가를 받은 무기수 강식과, 얼굴조차 기억나지 않는 아버지를 만나게 되는 아들 준석의 이야기를 그린다. 15년 만에 처음으로 하루를 같이 보내게 되는 아들과 아버지 간의 따뜻한 부정(父情), 그리고 아들 또한 자신의 아버지도 누군가의 아들이었음을 알게 되는 잔잔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공연은 자극적이지 않다. 15년 동안 서로를 그리워했지만 막상 만나자 입을 제대로 떼지 못하는 아들과 아버지 사이의 어색한 모습부터가 시작이다. 밥을 먹고 대화를 나누고 함께 목욕탕을 가는 등 여느 평범한 아버지와 아들처럼 하루를 보내는 강식과 준석의 모습을 쭉 따라가며 보여준다. 그래서 더 가슴에 와 닿는 부분이 있다. 특별하지 않은, 바로 내 이야기 같은 일상이 무대 위에 펼쳐지면서 실제 내 가족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도록 극은 이끌어간다.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 이 극은 잠시 세상이 멈춘 것 같은 고요함을 느끼게 하는 연출로 긴장을 풀게 해주는 요소도 있다. 일시정지처럼 모든 배우들의 움직임이 멈췄을 때 아버지 또는 아들 혼자 객석을 바라보며 부끄러운 자신의 속내를 나지막이 털어놓는다. 그리고는 아무 일도 없었던 듯 애써 마음을 감추는 모습으로 돌아간다. 정태영 연출은 “느린 템포를 가지는 시도를 했다.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에서 이 느린 템포로 관객들이 잠시나마 가족을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했다”고 주안점을 밝혔다.


아버지 강식 역할에 조덕현, 홍희원이 열연하고, 사춘기를 맞은 아들 준석 역으로 박정원, 김윤호, 백형훈, 손범준이 무대에 오른다. 최성원과 장태성은 세상 밖으로 나오는 강식을 도와주는 박교사 역으로 분하고, 강식의 어머니인 노모 역에 박선희가 열연 중이다. 공연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에서 7월 24일까지.


▲치매, 빈 둥지 증후군 등 실제 이 시대의 아버지와 어머니들이 겪는 심리적인 문제에 접근하는 연극 '아버지'와 '어머니'. 아버지와 어머니가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이해의 첫 발걸음을 내딛는다.(사진=국립극단)

국립극단은 프랑스 작가 플로리앙 젤레르의 대표작 ‘아버지’‘어머니’를 무대에 올린다. 꼭 가족의 아름다운 면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 실질적인 문제에 부딪히는 상황을 풀어낸다. 가족 구성원의 심리를 이해하고자 노력하는 시도를 보이는 작품들이다. 두 작품 모두 90분 내외로 짧은 희곡이지만 노령화, 치매, 빈 둥지 증후군, 우울증 등 현대 사회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지닌 사회적·심리적 병인들을 깊이 있게 다룬다.


‘아버지’에서 박근형은 치매에 걸린 아버지 앙드레 역을, ‘어머니’에서는 윤소정이 빈 둥지 증후군을 앓는 어머니 안느, 이호재가 안느의 남편 피에르 역을 맡았다. 박근형은 개막 전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극 중 아버지의 모습에 공감 가는 지점이 많다. 살아오면서 느낀 가족 간의 따뜻한 사랑도 그렇고, 반대로 내가 좋아하는 것만 해서 가정에게 불행을 안겼다고 느끼는 점에도 공감이 갔다. 현재와 과거가 교차되면서 자신이 누군지도 모르는 앙드레의 모습에 눈물이 날정도”라며 극 중 캐릭터에 대해 밝혔다.


국립극단은 각각 다른 해에 발표된 두 작품이 그 형식과 주제에 있어 닮은꼴인 점에 착안해 두 작품을 하나의 무대에서 날마다 번갈아 공연하고, 주말에는 두 작품을 연이어 보여준다. 단순히 무대 위 공연만 보여주는 게 아니라, 두 작품을 음악의 대위법처럼 나란히 교차 공연하면서 아버지의 치매와 어머니의 우울증을 1인칭적으로 체험시키는 구성을 취했다. 현실과 환상의 경계에 선 노년의 내면을 외부의 시각이 아닌 그들 내면의 시각에서 바라본다.


국립극단 김윤철 예술감독은 “이 두 작품에서 감상의 연극이 아닌, 체험의 연극으로 형식과 내용의 일치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요즘과 같은 고령화 시대에 젊은 세대가 적극적으로 관람해 극 중 아버지와 어머니가 겪는 고통, 외로움, 존재적 위기를 함께 체험함으로써 스스로의 미래를 정신적, 심리적으로 대비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공연은 명동예술극장에서 7월 13일~8월 14일


PART 3. 화끈한 액션으로 더위 타파 영화들
‘레전드 오브 타잔’ ‘사냥’


더위를 물리치는 데는 화끈한 액션이 주는 통쾌함을 빼놓을 수 없다. 여름 극장가에 다양한 액션 영화가 개봉했다.


▲4DX 효과를 입고 더욱 생생한 액션을 느끼게 하는 영화 '레전드 오브 타잔'.(사진=워너브라더스 코리아)

‘레전드 오브 타잔’에서는 식스팩으로 중무장한 타잔이 밀림에서 나무 덩굴을 타고,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등 화려한 액션을 펼친다. 이 액션에 침팬지, 호랑이, 코끼리 등 동물도 빠지지 않는다. 1912년 처음 소개된 후 23권의 소설로 발표됐고 만화, 영화, 드라마 등 다양한 콘텐츠로 사랑 받은 미국의 소설가 에드거 라이스 버로스의 ‘타잔’을 원작으로 했다.


어린 시절, 사고로 밀림에 홀로 남겨진 채 동물과 교감하며 살던 타잔이 제인을 만나고, 밀림을 떠난 지 2년 후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제 문명사회에 완벽하게 적응하며 살던 타잔이 밀림 개발을 위해 음모를 꾸미는 일당들에 의해 다시 밀림으로 돌아와 인간과 대결한다. 사랑하는 아내 제인과 밀림을 지키기 위한 싸움이 시작된다.


웅장한 스케일의 밀림을 배경으로 액션 대결이 펼쳐진다. 역할에 맞는 몸매를 만들기 위해 공을 들인 타잔 역의 알렉산더 스카스가드가 근육질 몸매로 밀림을 누빈다. 제인으로 분한 마고 로비 또한 얌전히 구조를 기다리지 않고 액션에 뛰어든다. 모션체어의 움직임과 진동효과, 바람 등 4DX 효과가 어우러져 더욱 생생하게 액션을 느낄 수 있다. 침팬지가 나무를 타는 장면에서는 의자가 앞뒤로 크게 각도를 그리며 움직이고, 코끼리와 물소 떼가 등장할 때는 묵직하게 진동 효과가 울려 퍼진다.


▲안성기는 영화 '사냥'에서 거침없는 액션을 선보인다. 숲속을 구르고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는다.(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사냥’은 화끈한 추적 스릴러다. 또 감미로운 이미지의 안성기가 거침없이 산에서 추격전을 벌이며 액션 연기를 펼쳐 눈길을 끈다. 마치 인기 웹툰 ‘하이브’ 속 통쾌한 액션을 펼쳐 마치 주인공 같은 존재감으로 ‘할아브’(할아버지+하이브의 합성어로, 극 중 노인 캐릭터를 부를 때 네티즌이 쓰는 명칭)를 떠올리게 하는 액션으로 ‘영화계의 할아브’라 불릴만 하다.


대규모 탄광 붕괴 사고가 일어난 무진의 외딴 산에서 거대한 금맥이 발견된다. 이 정보를 은밀히 입수한 동근(조진웅 분)은 수상한 엽사들을 이끌고 산에 오른다. 하지만 그 순간 땅주인이자 금맥 발견 당사자인 노파가 그들을 막아서고, 실랑이 끝에 절벽 아래로 떨어진 노파를 이들은 살해한다. 이때 탄광 붕괴 사고의 유일한 생존자 기성(안성기 분)이 그 모습을 목격하고, 사고로 잃은 동료의 딸 양순(한예리 분)마저 우연히 산 속에 들어갔다가 함께 쫓기게 된다. 출구 없는 산 속에서 목숨을 건 16시간의 추격이 시작된다.


노장 안성기의 액션 투혼이 돋보인다. 극 중 환갑을 훌쩍 넘은, 부스스한 백발로 등장하는데 탄탄한 근육질의 몸매로 반전을 선사한다. 죽음의 순간에서도 다시 생명을 부여잡는 모습은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처럼 처절하다. 엽총을 어깨에 맨 채 산속을 뛰고 구르는 모습에 동료 배우 박중훈은 “안성기는 이번 작품에서 배우처럼 보이지 않고 짐승처럼 보였다. 표범 한 마리가 스크린을 뛰어다니는 것 같은 에너지를 느꼈다”고 말했다.


안성기는 영화 시사회에서 “산 속에서의 추격전이라 체력 소모가 많았다. 하지만 열심히 뛸 수 있어서 행복했다. 영화가 완성돼 간다는 즐거움이 더 컸다”며 “영화배우 생활이 어느덧 59년째인데 이번 작품에서 처음 겪은 장면도 있었다. 엽사 무리와 빗속에서 싸우는 장면을 일주일 정도 찍었는데, 그 중 3일은 실제로 비가 내렸다. 감전사고의 위험을 무릅쓰고 찍었는데, 결과적으로 좋은 장면이 탄생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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