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쇄
  • 전송
  • 보관
  • 기사목록

국내 첫 입체 조형을 위한 아트페어 ‘조형아트서울(PLAS)'개최

조각 작품의 판로 개척되는 날 오나?

  •  

cnbnews 제491호 김연수⁄ 2016.07.08 19:26:00

▲고홍석, ‘승천’. 풍선과 공기, 15 x 15 x 40 m 공간 가변 설치, 2012.


미술시장, 특히 경매 시장에서 그나마 예전에는 간간히 보이던 작은 조각 작품들도 안 보이기 시작한 지 꽤 된 것 같다. 회화 중심의 작품들로만 미술품 거래가 이뤄지다 보니, 입체 조형작품에 대한 관심은 멀어지는 것은 물론, 예술품이 금전적 가치로만 평가되고 있다는 비판은 이미 기정사실이 돼 버린듯하다.


이런 한국 미술계에서 조각분야는 학연과 인맥으로 뭉쳐 그나마 더 좁은 건축의 조형물이나 상업 조각 시장으로 스스로 더 고립을 자처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더군다나 이름이 조금이라도 있는 중견 작가들은 둘째 치고라도 입체 조형의 맥을 잇고자 하는 젊은 작가들은 아예 갈 시장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한편, 최근 벌어진 일련의 사건들로 더욱 복잡해진 미술 시장에서 처음으로 입체 작품 위주로 개최되는 아트페어 ‘조형아트서울(PLASTIC ART SEOUL)’이 열린다. 이번 아트페어가  공간에 근간을 두고 작업하는 예술가들의 숨통을 조금이나마 트이게 할 수 있는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태수의 작품 ‘자연의 손짓(The gesture of Nature Summer Flowing)'. 사진=PLAS


입체 작품에 다각도로 펼쳐지는 볼거리


청작아트가 주최하고, 서울문화재단의 후원으로 열리는 ‘조형아트서울’은 7월 20부터 24일 까지 5일 동안 삼성동 코엑스(COEX) D홀에서 열린다. 34개 갤러리가 참여하고, 주최 측이 마련한 13가지 다양한 특별전으로 꾸민 이번 아트페어는 돌, 나무, 금속 등의 전통 재료로 만들어진 중견 작가들의 조형 작품을 포함, 국내 미술 시장에선 잘 찾아볼 수 없었던 유리 조형과 미디어 설치 작품까지 150여 명 작가가 4000여 점 작품을 선보인다.


회화 위주의 기존 아트페어가 파티션으로 구획이 나뉜 비슷비슷한 전경이었다면, 이번 아트 페어는 다각도에서 감상해야 하는 입체작업 위주인 만큼 파티션이 많이 생략된 시원스런 풍경이 연출될 듯하다. 조형아트페어의 신준원 대표는 “코엑스 D홀의 천장 높이가 매우 높다. 그에 걸맞은 대형 작품들이 들어설 예정이며, 물과 자동차가 어우러진 아티스트 칸(KHAN)의 작품 및 관객 참여가 가능한 미디어 설치 작품까지 감상하고 경험할 꺼리들이 풍성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갤러리들의 출품작 역시 조각과, 평면이라도 혼합매체 작업으로 한정했으며, 특히 주최 측이 마련한 특별전 출품작의 경우는 판매 시, 주최 측이 계약부터 운송까지 책임지고 진행한다"고 밝혔다.


CNB저널이 표지작가로 선정‧소개했던 사운드 아티스트 김서량의 개인 전시 공간을 비롯해,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미디어 아티스트 13인의 미디어 설치 작품이 한 번에 전시되는 40m 가량의 Media Wall(미디어 월)과 이탈리아의 작가 데일 치훌리(Dale Chihuly)와 남서울대학을 필두로 국내 순수예술 시장에 포문을 연 유리 조형 분야의 활약이 기대된다.


이와 함께, 아트페어의 운영위원장인 손성례 청작화랑 대표는 장애인 작가 4명이 참여하는 서울문화재단 산하, 잠실창작스튜디오의 특별전을 소개하며, 그 중에서도 “시각장애인인 고흥석 작가는 9m 가량의 대형 작품을 설치할 예정이니 기대해 달라”고 전했다.


▲데일치훌리, 'Persian(페르시안)’. 유리, 각 작품당 90 x100cm. 1996.


그들은 ‘새로운 화합’을 이뤄낼 수 있을까?


한편, 조형예술 분야에서 시‧공간 개념의 변화가 일어난 지 오래지만, 조형 분야와 관련된 시장에 있어서만큼은 그 분야의 폭이 돌, 나무, 금속 조각 이상을 벗어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미디어 설치 작품까지 포함하는 이번 아트페어는 그들이 슬로건으로 내세운 ‘HARMONY(새로운 화합)’과 함께, 변화하는 조형 예술 개념의 시류에 겨우 발을 맞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조각 아트페어는 시장이 없었기에 작가들이 스스로 시장을 만들어 고액의 부스 비용을 지불하고, 또 스스로 홍보‧ 판매 활동까지 해야 했다. 하지만 이번 아트페어는 갤러리들이 판매 주체가 돼, 콜렉터들은 그들의 보증 아래 선보이는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는 점, 작가들 또한 판매를 위해 직접 나설 필요 없이 작품에 몰두할 수 있는 플랫폼이 생겼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을 듯하다.


▲특별전 ‘미디어 월(Media Wall)’에 선보이는 홍성대 작가의 작품. ‘웨이브 밸런스(Wave Balance)' 사진=PLAS


손 운영위원장은 다른 무엇보다 두 가지 지점에서 조형아트페어의 의의를 강조했다. 첫째는 ‘젊은 작가들이 활동할 수 있는 시장을 넓힌다’는 것이다. 그는 “많은 수의 특히 젊은 작가들이 작업 활동을 유지하기 위해 막일까지 하고 있다”며, 우선 그들의 작품이 유통될 수 있는 시장 마련의 이유를 이야기 했다. 이번 아트페어에서 다루는 조형 예술 분야가 다양하고 넓어졌다는 사실은 시장이 없는 젊은 작가들을 포함하기 위해 그들이 하고 있는 다양한 범위의 조형 예술 분야 또한 포괄한다고 볼 수 있을 듯하다.


두 번째는 ‘외국에서 인정받는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한다는 것이다. 손 대표는 “외국 미술 시장에서 우리나라 작가의 조형작품이 선호도가 높다”고 밝히며, “특히, 한국 고유의 정서와 재료로 만든 작품들은 서로 사겠다고 하는 경우도 많다”고 전한다. 외국에서 인정받는 한국작가들의 작품을 보며, 오히려 한국인으로서의 우리 정서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도 같다.

입체 조형 작가들에게 불모지라 할 수 있는 한국 미술계에서 이번 아트페어는 꽤 의미가 있을 듯하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그 뚜껑은 열어봐야 알 것이다. 주최 측이 밝힌 의의만큼  내실 있는 준비가 필요하며, 앞으로 미술계에 어떤 선례를 남길 것인지도 궁금하다.


▲김서량, ‘도시의 소리(Sounds of the City). 쇼파, 헤드폰, mp3 플레이어, 사운드, 가변설치. 2015.

관련태그
CNB  씨앤비  시앤비  CNB뉴스  씨앤비뉴스

배너
배너
배너

많이 읽은 기사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