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영미 골프 세상만사] 리더로서의 여성, 전인지 선수와 박근혜 대통령 다른 점은?
(CNB저널 = 손영미 골프 칼럼니스트) 연일 세상 뉴스가 온통 죽음의 진혼곡을 부르듯 암울하다. 위기의 나라 대한민국 국정을 걱정하는 온 세계의 메시지가 SNS , 페이스북, 개인 이메일에 연일 북적거린다. ‘경제대국, 국민행복, 문화융성’ 시대를 열겠다던 박근혜 대통령. 당선 이후 동작동 국립묘지 선영 앞에 굳게 다짐한 그 첫 마음이 결코 이런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온갖 부정부패에 신물이 난 국민들은 “여성이 (대통령을) 하면 조금 덜 하려나” 하는 기대를 가졌다. 하지만 오히려 역풍을 맞은 꼴. 민심은 온통 화통을 삶아 먹은 듯 과거보다 더 들끓는다.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는 150만 인파가 모여 집회가 이뤄졌다. 시민들은 촛불을 들고 ‘박근혜 퇴진’을 외치며 거리를 나섰다. 같은 시각 세계 골프 무대에서는 한 태극낭자가 대한민국 태극기 휘장을 두르고 고국 땅을 향해 애국가를 외쳤다.
2016 미국 여자프로골프협회 LPGA 투어 시즌 마지막인 프랑스 에비앙 대회에서 우리나라 하이트 소속 전인지 선수가 프랑스 에비앙 CC(파71,6470 야드)에서 21언더파 263타로 메이저 대회 최소타 기록으로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전인지 선수는 세계 랭킹 3위까지 올라섰다. 또한 시즌 LPGA 투어 신인왕 확정은 물론, 메이저 대회 PGA, LPGA 통틀어 무결점 플레이로 21언더파로 세계 타이 베스트 기록을 이뤄냈다.
진정한 코스 리더 주자의 결단은 무엇?
코치도, 가족도 아닌 스스로를 다지기
언제나 온화한 미소가 아름다운 그녀에게 어디서 그런 강인한 정신력이 나왔을까? 가만히 지켜보면 무릎을 치게 할 정도로 밝고 긍정적이라는 것이다.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지킬 것인가를 정확히 알고 가는 선수였다. 에비앙 챔피언 우승 컵을 거머쥐고 우승 소감을 말하는 그녀의 대답은 코치도, 가족도, 연인도, 친구도 아닌 자신과 늘 하나로 움직이는 그린 코스 관리자들에 대한 진정한 감사였다. 얼마나 많은 시간 필드 위 코스에 대한 연구를 했는지, 사랑했는지 엿보인 인사말이었다.
▲전인지 선수가 LPGA투어에서 38년 만에 신인왕과 평균타수 1위를 동시에 석권했다. 사진 = 연합뉴스
항상 좋은 환경, 컨디션이 따라주기는 힘들다. 전인지 선수에게도 힘든 슬럼프 시절이 있었다. 그때마다 스스로를 다지며 “한 번 시작했는데 대충 할 수는 없잖아! 한 단계 성장하지 않으면 진정 선수 생활이 힘들다”는 판단으로 일어섰다고 한다. 그 실천은 곧 상대 선수가 아닌 ‘나와 코스와 게임’이라는 절체절명의 다짐을 갖게 했고, 전인지 선수는 목표를 향해 뛰었다고 한다.
사람은 누구나 한때 꽃이 활짝 피는 시기가 있다. 전인지 선수는 자신이 “아직 꽃을 덜 피웠다”고 생각했고, “더 피우고 싶다”고 생각했다. 한창 멋을 내며 거리를 누비고 다닐 어린 선수의 다짐에서 참신한 빛과 희망 ‘대한의 여성’이자 ‘긍정의 리더’의 모습을 발견했다. 코스의 리더로서 전인지 선수가 앞으로도 나아갈 내일이 더 기다려진다.
(정리 = 김금영 기자)
손영미 골프 칼럼니스트 babsigy@cnb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