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억윤 골프 세상만사] 타이거 우즈의 멋진 마스터스를 기대하며
(CNB저널 = 유억윤 골프칼럼니스트협회 이사) 아직까지 슬럼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타이거 우즈. 하지만 왕년의 골프 황제답게 그 일거수일투족은 여전히 골프 팬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1년 여 만의, 사실상 우즈의 복귀전이었던 히어로 월드챌린지의 시청률이 지난해 대비 200% 이상 상승했던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우즈의 부상 이후 많은 사람들이 선수 생명이 끝났다고 단언했다. 그래도 골프의 전설 잭 니클라우스는 아직도 타이거 우즈가 메이저 우승기록을 깰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지난 2월 3일 아랍 에미리트 골프장(파72)에서 열린 유러피언 투어 오메가 두바이 데저트 클래식 경기에서 우즈는 1라운드를 마치고 기권하면서 끝내 경기를 포기하고 말았다. 아마도 허리 통증이 원인이었긴 했지만, 1라운드 5오버파 121위로 컷 탈락이 유력시 되는 상황이어서 나머지 경기를 포기하게 된 것으로도 보인다.
우즈 측에서는 예전처럼 큰 부상 때문은 아니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경기 내용을 자세히 분석해보면 우선 정상적인 우즈의 스윙이라고 할 수 없는, 스윙에 영향을 미치는 무엇인가가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외형적으로는 우즈의 걸음걸이와 스윙도 대체적으로 뻣뻣했다. 벙커샷을 구사하는 모습과 퍼팅 후 공을 집어 올리는 동작에서도 허리를 구부리는 것이 부자연스러운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수차례 수술로 자신감 잃은 우즈
멘탈 관리가 성공적 복귀의 주안점
숏게임 내용에서도 우즈의 칩샷이라고 볼 수 없는 뒤땅과 퍼팅 미스가 발견됐다. 많은 팬들도 그의 몸 상태에 대한 의구심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특히 퍼팅에서는 매 홀마다 짧아서 홀에 미치지 못하는 아마추어 같은 감각을 보였다. 7년 전 부상 때보다 더 안 좋은 상태가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기도 했다.
▲전성기만큼은 못하지만 여전히 ‘골프 황제’로 기억되는 타이거 우즈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그의 성공적인 재기를 기다리는 팬들이 많다. 사진 = 위키피디아
다음으로는 우즈의 멘탈이 아직 정상이 아니라는 것은 그의 인터뷰 내용에서 볼 수 있었다. 지난번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에서 컷 탈락의 수모를 겪으면서 “너무 힘들고 잔인함 그 이상이었다. 다시 예전의 상태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시간들이 많았다”며 자신감을 잃은 모습을 보였다. 스포츠 과학자들은 골프 경기를 멘탈 게임이라고 규정짓고 있지 않은가! 세 번의 허리 수술과 네 번의 무릎 수술이 주는 신체적 영향력이, 자신감이 절대적인 골프 경기의 멘탈 관리에 지대한 영향력을 미쳤던 것으로 보인다.
메이저 14승을 포함, PGA투어 통산 79승의 황제 우즈가 2008년 이후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했다. 이제 봄이 가까워진다. 세계 톱 랭커들은 신이 점지한다는 어거스터 내쇼널에서 열리는 마스터스의 그린자켓의 꿈을 키우고 있는 시기다. 그보다 먼저 2월 17일 시작되는 PGA투어 제네시스 오픈 출전이 가능한지와 2월 24일 개막하는 혼다 클래식에서도 그 모습을 볼 수 있을지. 우려 섞인 기대감으로 재기의 그 날을 기다려 본다.
(정리 = 김금영 기자)
유억윤 골프칼럼니스트협회 이사 babsigy@cnb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