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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재 탈모 칼럼] 머리털이 빠지면 눈썹 이하는 더 무성한 ‘모발 성장의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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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51호 홍성재 의학박사/웅선클리닉 원장⁄ 2017.09.04 10:13:20

(CNB저널 = 홍성재 의학박사/웅선클리닉 원장) 탈모와 관련한 용어 중 하나가 모발 성장의 역설적 작용이다. 안드로겐 탈모의 유전 소인이 있으면 전부두와 정수리 모발은 솜털처럼 가늘어지면서 빠진다. 반면 구레나룻, 가슴털, 팔과 다리털, 겨드랑이 털, 음모 등 체모는 오히려 풍성해진다. 이것이 남성호르몬에 의한 모발 성장의 역설이다. 

모발은 피부 외배엽과 근골격계 중배엽의 작용으로 형성된다. 모발은 가장 아래 중배엽의 모유두(dermalpapilla)와 주변을 감싼 외배엽의 바탕질 세포(matrix cell)가 신호를 주고받으며 신생, 성장, 사멸의 과정을 거친다. 모낭의 가장 아래에 위치한 모유두 세포의 신호로 바탕질 세포가 자극되면 분열을 계속해 머리카락이 자란다. 바탕질 세포의 신호를 받은 모유두 세포는 모발을 굵게 하고, 순환 주기를 조절한다. 이 같은 신호자극 등의 일련 과정에 문제가 생기면 모발이 정상적인 삶을 살지 못한다.

특히 모유두는 머리카락 성장을 담당하는 핵심 세포다. 모유두는 모세혈관과 연결돼 산소와 영양분 공급을 받는다. 이를 통해 모발을 성장시킨다. 모유두에서 영양을 재공급 받은 모모세포는 분열, 증식하며 케라틴 단백질을 생성한다. 모유두 세포는 모발이 성장할 수 있는 신호를 모모세포로 보낸다. 방법은 성장인자 또는 모모세포와 직접 접촉에 의한 신호다. 모세혈관을 통해 모유두에 들어온 남성호르몬은 안드로겐 수용체와 만나 표적 유전자들의 발현을 조절하게 된다.

탈모는 안드로겐이나 활성산소 등이 모유두 세포를 자극하는 데 원인이 있다. 모유두 세포가 모낭파괴 물질을 분비하게 하거나, 모발을 키우는 성장인자 분비를 막는 것이다. 또 피지의 과다 분비도 원인이다. 이는 모유두에 염증을 유발, 영양분 공급을 어렵게 한다. 

탈모의 한 원인이 스트레스다. 코르티코트로핀 분비인자는 스트레스 반응에 관여하는 호르몬이다. 코르티코트로핀 분비인자는 모유두 세포 내 사이토카인 발현을 변화시켜 모발 생장을 억제하며, 모낭의 조기 퇴행을 유도한다. 

남성호르몬에 대한 반응, 몸 부위에 따라 달라

모발의 성장과 탈모를 조절하는 중앙 관제탑인 모유두 세포의 남성호르몬에 대한 반응은 위치마다 다르다. 전두부에서는 DHT에 의해 모발 성장 억제물질인 Wnt 유전자, Wnt수용체, IGF, IGFBPs, EDA2R를 활성화시킨다. 반면에 눈썹 이하의 체모에서는 모발 성장인자인 TGF-β, DKK-1 분비를 촉진시킨다. DKK-1은 Wnt 길항물질이다. 길항작용은 어떤 물질이 다른 물질과의 병용에 의하여 그 작용의 일부 또는 전부가 감쇠되는 것이다. DKK-1은 Wnt와 결합, 바탕질 세포 등의 상피세포 분열을 막아 머리카락 성장을 억제한다.

전두부 모유두 세포에서는 DHT에 의해 WNT 신호를 억제해 모발 성장을 막는 DKK-1과 TGF-β(transforming growth factor-β)가 증가한다. 스트레스 유전자로 혈관 생성을 억제하는 thrombospondin과 heat shock protein, P21 activate kinases/Rb의 발현도 많다. 또 안드로겐수용체와 제2형 5α환원효소 분비도 는다. 후두부나 눈썹 이하의 체모에 비해 안드로겐수용체 보조인자인 ARA70β/ELE1β 발현도 낮다. 이는 탈모의 원인인 DHT(dihydrotestosterone) 호르몬 분비를 높이게 된다.

반면 수염이나 눈썹 등의 모유두 세포에서는 모발 성장 물질인 WNTs 활성화 단백질과 IGF 단백질, EGFL6와 EDA2 수용체, 혈관생성 촉진 단백질인 VEGF의 발현도가 높다. 모발 성장 억제물질인 DKK-1은 수염 등에서는 거의 증가되지 않는다. 이는 눈썹 이하의 체모에서는 DHT에 의해 모발이 더욱 잘 성장한다는 의미다.

결국 두정부와 눈썹 이하의 모유두 세포에서 DHT 자극에 의한 모발 성장 촉진물질과 모발 성장 억제물질의 발현은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대머리의 경우 두피와 달리 눈썹, 수염, 가슴, 팔, 다리 등에 털이 많은 이유다. 이는 남성호르몬 DHT가 전두부는 탈모를 일으키지만 눈썹 이하의 체모는 더 성장시키는 모발 성장의 역설을 잘 보여준다. 

(정리 = 최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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