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재 탈모 칼럼] 탈모 치료에 필요한 기간 알아내는 수학 공식 있다고?
(CNB저널 = 홍성재 의학박사) 대효월 좌황혼(待曉月 坐黃昏)이란 말이 있다. 효월(曉月)은 새벽달이고, 황혼(黃昏)은 저녁 무렵이다. 직역하면 새벽달을 보려고 저녁 무렵부터 앉아서 기다린다는 것이다. 자정이 한참 지난 후 하늘을 보아도 되는데 10시간쯤 죽치고 기다리는 형국이다. 얼마나 비효율적인가. 이 속담은 성미가 몹시 급함을 표현한다. 우물가에서 숭늉 찾는 격이다.
성미 급한 사람의 궁금증 중 대표적인 게 내 아이의 키다. 유치원이나 초등 저학년 아이가 어른이 됐을 때의 키가 마냥 궁금하다. 빠르게 알고 싶은 심리는 결과 예측 공식을 만들게 했다. 키를 비롯하여 다이어트, 몸무게, 질환 등 다양한 예측 프로그램이나 공식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기존의 공식도 좀 더 진보된 프로그램으로 개선된다. 과학 지식과 의학 지식, 기록, 통계 자료를 통한 객관화를 추구하지만 여전히 심심풀이나 희망사항도 일부 반영돼 있다. 하루나 이틀 뒤가 아닌 10년, 20년 뒤의 일에는 변수가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공식은 공식, 이론은 이론인 경우가 많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키 예측 공식 중 유명세를 탄 게 있다. 탤런트 송일국의 아들로 TV에 오래 출연한 삼둥이가 사용한 두 가지 방법이다.
공식 1이다. 남자 아이는 (아빠 키 + 엄마 키)/2 + 6.5이고, 여자 아이는 (아빠 키 + 엄마 키)/2 - 6.5이다. 공식 2이다. 남자 아이는 (엄마키 + 아빠키 + 13)/2이고, 여자 아이는 (엄마키 - 아빠키 - 13)/2이다. 그런데 키는 유전과 함께 환경요인이 작용하기 때문에 이 같은 공식은 참고용에 불과하다.
키에 비해 나에게 맞는 운동량 계산법은 보다 현실적이다. 지금 당장 눈앞에 보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운동 강도 선택은 최대 산소 섭취량을 알면 좋다. 최대 산소 섭취량 계산법은 다양하다. 간단한 방법이 심장 박동수 측정이다. 심장 박동수는 손목의 맥박을 짚어 알 수 있다. 심장 박동수는 운동 강도에 비례해 증가한다. 따라서 운동 강도는 최대 심장 박동수의 60~70% 정도가 좋다. 운동은 유산소 운동이다. 적당한 운동 강도 계산 방법은 다음과 같다.
최대 심장 박동수 = 220 - 본인 나이 유효 운동 심장 박동수 = 최대 심장 박동수 × 60~70%(유효 한계). 최대 심장 박동수 × 80%(안전한계).
예를 들어 50세 남성의 적절한 운동 강도의 심장 박동수를 알아본다. (220 - 50) × 60~70% = 102~119. 즉, 운동 중의 맥박이 102~119가 될 정도의 강도로 운동해야 효과가 있다.
그렇다면 탈모 치료 기간 공식도 있을까. 탈모는 발생 기간과 치료 기간이 비례한다. 탈모 기간이 10년 이내 경우는 대부분 6~12개월이면 치료 된다. 그러나 10년 이상의 대머리는 치료 기간이 길 수 밖에 없다.
모발의 성장 기간은 5년. 적절한 공식에 대입하면
내게 필요한 탈모 치료 기간 알 수 있어
만성인 20~30년 탈모는 치료 기간이 더 연장된다. 치료 기간에 대한 신뢰할 수 있는 공식은 개발되지 않았다. 다만 오랜 기간 탈모인을 치료해온 필자가 통계로 가늠한 공식을 만들었다. 경험칙으로 만든 탈모 치료 기간 공식은 ‘탈모 기간 × 0.1~0.15’이다. 단 치료 기간은 최소 6개월이다. 공식에서 6개월 미만으로 나온 경우는 6개월로 적용한다.
예를 들어 두상이 시원하게 벗겨진 10년 탈모인을 본다. 10 × 0.1 = 1이다. 10 × 0.15 = 1.5다. 즉, 탈모 기간이 10년이면 치료 기간은 1~1.5년이라는 풀이다. 탈모 기간 3년을 생각해본다. 공식을 적용하면 3 × 0.1~0.15 = 0.3~0.45다. 공식에 따르면 3개월에서 4.5개월 치료해야 한다. 이 경우는 치료 기간을 6개월로 적용한다.
탈모는 모낭이 튼실하고 모근이 살아 있으면 치료된다. 개인차가 있지만 대개 탈모 치료 시작 3개월이면 새로 나는 머리카락을 확인할 수 있다. 빠른 경우는 2개월 무렵부터 모발이 솟아남을 느낀다. 늦어도 5개월 무렵부터는 새로운 모발이 난 것을 알 수 있다.
탈모 치료는 3단계를 거친다. 1단계는 세포분열 촉진 기간, 2단계는 모발 성장 기간, 3단계는 모발 유지 기간이다. 치료 시작 후 약 2개월 동안 모낭세포 분열이 촉진돼 모발이 자라기 시작한다. 부드러운 연모가 두피를 뚫고 나온다. 2개월을 더 치료하는 동안에 모발은 본격 성장한다. 한 달에 0.5~1cm 자란다. 치료 후 5개월 이상 되면 새로운 머리카락이 넓게 확산돼 자란다. 6개월이 되면 탈모인 스스로 치료가 상당부분 되었음을 확신하게 된다. 그렇기에 탈모가 막 시작되는 경우도 최소 치료 기간은 6개월이다.
탈모는 5년의 모발 성장기가 짧아져 생긴다. 탈모 기간이 길수록 짧아진 성장기를 정상 주기로 돌리는 데 그만큼 시간이 필요하다.
(정리 = 최영태 기자)
홍성재 의학박사 babsigy@cnb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