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미술관을 촬영하고 글을 써온 사진작가 고영애의 첫 예술 기행서가 출간됐다. 지구 한 바퀴를 돌 듯 북미에서 남미로, 서유럽에서 동유럽으로, 그리고 아시아로 옮겨가면서 12개국(미국, 멕시코, 브라질, 스페인, 프랑스, 독일, 스위스,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영국, 일본, 한국) 27개 도시에서 찾은 60곳의 현대미술관을 소개한다.
현대미술관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MoMA(뉴욕 현대미술관), 달팽이 모양의 독특한 외관을 한 구겐하임 미술관, 고대 아크로폴리스를 재현한 듯 기념비적인 건축순례지인 게티 센터, 코발트색 바다를 품고 있는 거대한 비행접시처럼 생긴 니테로이 현대미술관을 책에서 다룬다. 또한 옛 화력발전소를 개조해 만든 테이트 모던, 회색빛 공업도시를 하루아침에 신데렐라로 바꾼 거대한 조형물 같은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 12개의 돛을 형상화한 최첨단 건축물인 루이비통 파운데이션, 19세기의 오래된 기차역을 개조한 베를린의 명소 함부르거 반호프 현대미술관, 국내의 삼성미술관 리움 등을 저자가 직접 찍은 사진들로 생생하게 보여준다.
저자는 건축 예술로서 미술관을 새롭게 조명한다. 건물의 역사와 배경, 건축가의 철학과 설계 의도를 추적하면서 그 시대의 사회와 문화를 이해하는 경험을 제공한다. 또한 현대건축의 공간들 이야기뿐 아니라 미술관 식당이나 미술관 근처 곳곳에 숨겨진 보석 같은 건축물들도 함께 소개한다.
고영애 지음 / 2만 7500원 / 헤이북스 펴냄 / 50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