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억윤 골프만사] 신인왕·상금왕·올해의 선수 거머쥔 ‘박성현 시대’
(CNB저널 = 유억윤 골프칼럼니스트협회 이사) IMF구제금융 사태로 온 국민이 절망하고 있던 1998년 7월 7일. 박세리 선수가 만들어 낸 US오픈 우승은 단순히 1개의 메이저 타이틀을 추가한 것뿐만이 다가 아니었다. LPGA 사상 최초로 루키 2연승, 그리고 아시아인으로서 첫 정상에 오르는 대기록을 세우면서 LPGA의 지각 변동을 예고했다.
입성조차도 어려운 LPGA의 문을 활짝 열고 대한민국의 이름을 세계 무대에 알린 박세리 선수. 그 뒤 LPGA의 투어 역사에서 한국 선수가 우승과 준우승을 동시에 차지하는 기록을 열 번째로 수립하면서 전 세계 골프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대사건이 있었다.
미국 여자 프로 골프 투어 세이프웨이 클래식 최종 라운드(2005년 8월 22일), 오리건 주 포틀랜드의 콜롬비아에지워터 골프장(파72·6307야드)에서의 성적은 코리아 낭자 군단이 우승부터 5위까지 상을 휩쓰는 대기록을 작성한 역사적인 날로 기록됐다. 그 후 LPGA의 무대는 마치 태극 낭자 군단의 군웅할거 시대처럼 끊임없는 새로운 별들의 행진이었다. 리더보드 상단에 태극 낭자들의 이름이 계속 올라가면서 한국 골프의 위상이 높아져 갔다.
그러던 중 2015년 박인비 선수가 LPGA투어 KPMG 위민스 챔피언십에서 단일 메이저 대회 3연패 위업을 달성했다. 단일 메이저 대회 3연패는 아시아 선수로서는 최초이며 한국으로서는 메이저 대회 최다승인 6승으로, 세계랭킹 1위의 자리도 다시 탈환했다. 또한 대망의 브라질 리우올림픽에서 우승하면서 커리어 그랜드슬램이라는 세기의 대업을 이뤘다.
▲11월 19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 주 네이플스의 티뷰론 골프 클럽에서 열린 ‘CME그룹투어 챔피언십’ 시상식에서 올해의 선수상을 공동 수상한 박성현(왼쪽)과 유소연. 사진 = 연합뉴스
또한 한국 낭자군은 LPGA 무대에 도전해서 지금까지 총 11명의 신인왕을 배출했다. 1998년 박세리를 시작으로 김미현, 한희원, 안시현, 이선화, 신지애, 서희경, 유소연, 김세영, 전인지와 이번에 박성현이 신인왕에 오르면서 LPGA 역사상 첫 3연속 한국인 신인왕이 탄생하는 쾌거를 이뤘다. 지난 11월 6일 LPGA 세계랭킹 발표는 박성현 선수가 미국 여자 프로 골프 투어 진출 첫해부터 신인 최초로 1위를 기록하면서 세계 무대를 호령하는 새로운 역사를 쓰기 시작했다.
한국 여자 골퍼들의 군웅할거 시대
특히 비회원 선수로서는 갈 수 없었던 꿈의 무대인 LPGA 투어에 직행한 것도 상금 순위에 따라 박성현 선수가 사상 최초로 테이프를 끊었다. 그 결과물로 1978년 낸시 로페즈 선수 이후 39년 만에 신인왕과 상금왕, 올해의 선수상까지 휩쓴, 그야말로 박성현의 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더욱이 올해의 선수상은 2013년의 박인비 선수뿐이었는데 이번에는 유소연 선수와 함께 공동 수상을 하게 돼 그 의미가 더욱 값졌다. 한국 낭자 군단의 위상을 다시 한 번 확인시키는 멋진 기록으로 남게 될 것이다.
이로써 박성현은 세계 랭킹 1위로 도약하며 한국 선수로는 신지애, 박인비, 유소연에 이어 네 번째 골프 여왕의 자리에 등극했다. 과연 우리 낭자 군단의 거침없는 행보는 어디까지일지, 응원의 힘찬 박수와 함께 흥미진진한 미래를 기대해 본다.
(정리 = 김금영 기자)
유억윤 골프칼럼니스트협회 이사 babsigy@cnb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