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B저널 = 홍성재 의학박사) 팔방미인(八方美人). 원래 의미는 어느 방향에서 보나 아름다운 미인(美人)을 뜻하는 말로 여러 분야에서 두루 재주가 있어 다방면에 뛰어난 사람을 말한다.
대표적인 팔방미인 천재를 꼽는다면 이구동성으로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의 레오나르도 다빈치(Leonardo da Vinci, 1452-1519)를 꼽는 경우가 많다. ‘모나리자’와 ‘최후의 만찬’으로 유명한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단순히 인물이나 풍경만을 잘 그리는 화가가 아니었다. 해부학에도 조애가 깊은 그는 직접 30구가 넘는 사체를 해부하기도 했으며, 세밀한 관찰력과 섬세한 스케치로 수많은 인체 해부도를 남겼다.
뿐만 아니라 수학을 비롯하여 건축, 과학, 발명에도 뛰어난 능력을 발휘했다. 과학기술이 뒷받침되기도 전인 그 시대에 오늘날의 헬리콥터와 비슷한 장치, 비행기, 잠수복 등 향후 실제 개발되어 우리 생활에 큰 도움을 주는 발명품들을 상상한 그는 정말 천재적인 팔방미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부분 천재는 요절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 시절 그는 68세까지 장수하였다. 한마디로 엄친아를 훨씬 뛰어넘어 신의 아들 급이었다고나 할까.
의약품 중에도 한 가지 효과만 있는 것이 아니고 다양한 효과를 내는 팔망미인이 있다. 바로 여드름 치료제로 알려진 트레티노인이 대표적인 팔방미인 약품 중 하나다.
트레티노인(tretinoin)은 비타민A 유도체로, 피부 턴오버(turn over)와 각질 제거, 피지 분비를 억제하고 콜라겐과 히알루론산을 생성한다. 이 때문에 여드름 치료는 물론 피부 미백 효과가 있어 기미나 잡티에 효과가 있고, 피부노화를 방지하는 동안(童顔) 효과도 있다. 한때 동안크림이라 하여 품귀현상까지 빗기도 하였다.
트레티노인은 탈모 치료에도 효과적으로 사용된다. 바르는 탈모 치료제로 잘 알려진 미녹시딜과 병행하면 그 효과를 3배 가량 높일 수 있는데 트레티노인이 미녹시딜의 피부 흡수력을 촉진시키기 때문이다.
그 외 또 다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모유두세포와 벌지구역 줄기세포 사이 신호 전달을 통해서 휴지기 모발이 성장기로 이행되도록 자극한다.
둘째, 피지 분비가 과다할 경우 모공이 막히거나 말라세지아효모균의 번식으로 두피 염증 및 비듬이 발생한다. 트레티노인은 모공을 막고 있는 피지와 각질 등 이물질의 배출을 도와 모발이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셋째, 두피 모세혈관의 혈류량을 증가시켜 모낭에 충분한 영양분이 공급될 수 있도록 한다.
트레티노인과 미녹시딜 동시 사용법
트레티노인과 미녹시딜을 동시에 사용할 경우 아래의 방법에 준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두 약물은 낮보다는 밤에 자기 전 바르는 것이 좋다. 이유는 트레티노인은 자외선을 받으면 화학구조가 변하게 되어 그 효과가 반감되기 때문이다.
사용 방법은 트레티노인을 먼저 바르고 3~5분 후 미녹시딜을 바른다. 미녹시딜은 매일 충분한 양을 발라도 괜찮지만, 트레티노인은 매일 사용하지 말고 2~3일 간격으로 바르도록 하며 살짝 묻는 정도의 양이면 충분하다. 트레티노인을 과다하게 바를 경우 두피에 각질이나 가려움증, 홍조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탈모 치료를 위한 트레티노인은 크림타입의 제품보다는 액상으로 된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고 간편하다. 우리나라 사람은 트레티노인에 민감한 사람이 많아 농도는 0.025%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트레티노인은 전문의약품이어서 의사의 처방전이 있어야 구입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