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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미의 골프만사] 박결의 늦가을 우승은 부상 이겨낸 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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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13호 손영미 골프 칼럼니스트⁄ 2018.11.12 09:50:05

(CNB저널 = 손영미 골프 칼럼니스트) 오늘은 24절기 중 겨울로 접어든다는 입동을 하루 지난 날이다. 골프 시즌도 이제 마지막 절정으로 향하고 있다. 


가을 낙엽들이 겸허히 자신을 내려놓고 붉게 타들어 가는 계절에 삼삼오오 정겨운 덕담으로 오가는 필드는 가장 아름다운 계절이 주는 선물이다.


이른 아침, 잠이 덜 깨어 서툰 샷을 잠시 그늘집 경유로 여유로운 차 한 잔을 마시다 보면 어느새 긴장은 사라지고 동반자의 미소가 보인다. 그동안의 안부를 묻고 스산한 찬바람을 따끈한 정종 한 잔으로 채우며, 자신의 샷을 놀리는 얄궂은 친구의 너스레도 가벼운 정담으로 넘기는 여유로운 시간이다. 


그렇게 맘껏 자연을 벗 삼아 가을을 노래하게 만드는 필드에서 느끼는 골프는 건강에도 좋다. 다양한 사람들과 친목으로 함께할 수 있는 최고의 운동이자 힐링 시간이다.


특히나 요즈음 SNS 네트워크 시대로 골프가 대중화되면서 인터넷으로 신청하면 거뜬히 동반자도 한 팀이 꾸려진다. 4인 플레이 팀 구성이라는 그간의 애로사항에서 벗어나 이제는 언제든 혼자서라도 자유로운 친선 운동이 가능해졌다. 누구나 골프를 시작하고 즐길 수 있는 평생 스포츠가 된 것이다. 

 

나가진 것을 다 드리고 그대 앞에 그냥 홀로 서리라
비어있는 이 마음 그냥 그대로 오직 그대만을 바라보리라
낙엽은 지고 비바람 불어와도 기다리는 봄날이 꿈에 있듯이 
한 송이 꽃보다 고운 이야기 그대 품속에 안겨 주시리라

 

나 있는 것을 모두 다 비우고 그대 앞에 그냥 홀로 서리라
열려있는 이 마음 그냥 그대로 오직 그대만을 바라보리라
햇살은 그토록 눈부시게 오고 또 와도 꽃이슬 여전히 맺혀 있듯이
아름답고 눈부신 사랑이야기 나를 위해 남겨 두리라~~~  ♬

 

임긍수 곡, 노래, ‘사랑하는 마음’으로 잠시 환기를 시켜보았다.
골프를 사랑하는 마음 또한 이와 같으리라. 

 

골프 사랑은, 현재를 즐기고 지키는 마음


골프가 주는 매력은 또한 쉽게 얻어지는 운동이 아니어서, 매 순간 연마하고 자신과 온전히 만나며 집중할 수 있다는 데에도 있다. 그런 점에서 최근 우숭한 박결 선수의 소식이 감동으로 전해진다.  


지난 10월28일 KLPGA 박결(22, 삼일제약) 선수는 제주 핀크스 골프클럽(파72)에서 막을 내린 SK네트웍스 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총상금 8억 원) 4라운드에서 버디 6개를 잡는 대역전으로 데뷔 4년 만에 우승을 거머쥐었다.   

 

10월 28일 제주 서귀포 핀크스GC에서 열린 ‘SK네트웍스 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 최종 우승자 박결이, ‘우승 눈물’을 흘린 뒤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사진 = KLPGA 제공

우승 소감 인터뷰에서 박결은 “제주도가 아닌 내륙에서 하는 대회였다면 내가 줄인 타수로는 우승 못 했을 거란 생각이 든다. 지켜야겠다는 마음으로 첫 홀 티샷을 했는데, 자연 바람에 감사해야 할 것 같다”며 우승 소감을 감사의 눈물로 대신했다.


박결의 눈물은 많은 의미를 전해준다. 매 시즌 목표는 우승과 상금 랭킹 톱 10 안에 드는 것이었지만 시즌 초 부상으로 박결은 우승마저 내려놓고 있었던 상황이었다. 그런 자신에게 올 것 같지 않았던 순간이 왔을 때, 그토록 갈망하던 순간이 주는 선물을 초연히 지켜낸 그의 눈물은 값지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여자 개인전 금메달 우승 후 이어 2015년 한국 여자 프로골프(KLPGA) 투어 시즌 1위로 등극한 후 주목을 받은 그였다. 그러나 여태 우승 없이 부상으로 고전하면서도 필드를 지키겠다는 겸허한 마음을 지녀온 끝에 우승으로까지 이어졌다. 


박결은 최종 합계 6언더파 282타를 기록하며 공동 2위 이다연과 배선우를 1타 차이로 따돌리고 우승컵과 상금 1억 6000만원을 받았다. 시즌 첫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고 감격의 눈물을 쏟았던 박결은 팬들의 환호 속에 손을 들어보이며 환한 미소로 답례했다. 역경에도 불구하고 필드를 지킨 균형감각이 맺어준 만추의 결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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