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37호 이병곤 기자⁄ 2019.05.20 09:19:20
(CNB저널 = 이병곤 기자)
“우리동네 살리는 비장의 무기 경기지역 화폐.”
“국밥집 할머니도 춤추게 만드는 경기지역 화폐.”
민선 7기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지역경제 살리기 프로젝트 ‘경기지역 화폐’가 요즘 지역경제를 말 그대로 핫하게 만들고 있다.
‘새로운 경기, 공정한 세상을 위한 경기도’의 노력이 조금씩 빛을 바래며 새로운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고 있는 것이다.
민선7기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핵심 공약사업 중 하나인 ‘경기지역 화폐’는 지난 4월 1일부터 도내 31개 시군에서 본격 발행되기 시작했다.
경기지역화폐는 일반발행과 정책발행(청년기본소득, 산후조리비 등) 두 가지 종류로 발행되며 시·군에 따라 종이, 카드, 모바일 형태로 선택해 구매할 수 있다.
경기지역 화폐로 구입 시 최대 6% 할인 혜택과 소득공제 30%를 적용받을 수 있다. 시군 실정에 따라 명절 기간 등에 한시적으로 할인율을 상향(최대 10%)한다. 소비자가 경기지역화폐 사용 시 가맹점은 소상공인의 실질적 매출 증대에 기여하며, 카드형의 경우 신용카드 대비 약 0.3% 결제수수료가 절감된다.
일반발행의 경우 누구나 신청이 가능하며, 지역 외의 주민도 신청이 가능하다. 할인혜택 또한 똑같이 적용받을 수 있다. 지역화폐 사용 후 남은 잔액은 일반발행에 한해 일정 금액 사용 시 차액을 환불받을 수 있다. 단, 일반발행 할인금액(추가금액)과 정책발행 잔액은 환불이 불가능하다. 시-군마다 환불가능 사용액 비율이 다르기 때문에 자세한 사항은 해당 시군에 문의하거나 홈페이지를 참고해야 한다.
경기지역 화폐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도입한 일종의 대안화폐 제도로 올해 발행규모는 정책 자금 3582억 원, 일반 발행 1379억 원 등 총 4961억 원이다.
경기도는 올해 정책자금 3582억 원 가운데 1752억 원은 청년기본소득(도내 거주 만24세 청년 17만 명, 분기별 25만 원), 423억 원은 공공산후조리비(출생아 8만4,600명 기준, 1가정 산후조리비 50만 원) 등 민선7기 주요정책 사업으로 발행할 예정이다. 경기도가 70%, 시군이 30% 부담한다.
지역화폐 발행권자는 31개 시장·군수이며, 지역 경제를 살린다는 당초 취지대로 화폐를 발행한 각 해당 시군 지역 내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다. 특히,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기업형 슈퍼마켓(SSM), 유흥업소 등에서는 사용할 수 없어 지역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의 실질적 매출 증대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경기도는 기대하고 있다.
경기도는 발행형태와 무관하게 발행비, 할인료, 플랫폼 이용료 등에 소요되는 예산을 시군에 보조하는 방법으로 지역화폐 제도를 운영해 나갈 계획이다.
경기도는 올해를 시작으로 오는 2022년까지 총 1조5905억 원을 발행할 계획이다. 8852억 원은 청년기본소득·공공산후조리비 등 지역경제와 복지를 아우르는 민선7기 주요정책 사업으로 활용하고, 7053억 원은 시군 자체사업에 쓰일 예정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난해 8월 열린 대통령 주재 시-도지사 간담회와 올해 1월 열린 지역화폐 활성화 국회 토론회에 이어 지난 3월, 더불어민주당-경기도 예산정책협의회 등에서 ‘정책 세일즈맨’을 자처해 지역화폐 제도의 전국적 확대 도입의 당위성을 강조해왔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경제 모세혈관에 해당하는 지역이 살아나야 한다. 경기도 지역화폐가 침체된 지역경제를 되살리고 활성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당장은 쓰임이 생소할지라도 적극적으로 환영해 달라. 지역화폐는 특정 소수가 아닌 다수가 함께 사는 공동체 경제, 합리적 경제구조를 만드는 수단이 될 것이다. 지역화폐를 발행해서 사용하면 우리가 겪고 있는 경기침체, 경제적 어려움도 많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며 지역화폐에 대한 견해를 밝힌 바 있다.
한편, 공동체 중심의 지역화폐는 구성원 간의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화폐가치를 창출하며, 지역공동체의 활성화와 지역차원의 문제해결에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신뢰 형성을 전제로 하기에 화폐운영의 범위가 협소하다는 단점은 극복해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의 지역화폐는 보다 광범위한 유통범위의 설정 등을 통해 지역순환경제 구축을 목표로 제시한다.
중소도시 규모에서의 지역순환경제 구축을 위한 영국 브리스톨 시의 지역화폐 실험은 지역경제 활성화차원의 지역화폐 운영모델을 대표적으로 보여준 사례로 손꼽힌다.
국내에서는 지난 2000년대 중반부터 지역화폐의 한 유형으로 ‘지역상품권’ 도입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졌지만 지역상품권 형태의 지역화폐는 상품권의 일회성 소비와 운영상의 비용문제 등 극복해야 할 문제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환경에서 가장 직접적으로 활용 가능한 지역화폐 유형으로 평가되기도 했다.
지역화폐가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는 지속적인 경기침체 속에 지역경제 활성화와 경제 자립에 도움을 준다는 생각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대형마트 등 대기업 중심의 경제구조 탓에 지역 자본의 역외 유출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현실에서 지역화폐가 생기면 돈이 제한된 지역 안에서만 지속적으로 순환해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킬 수 있다는 논리이다.
한정적 지역 안에서 주민들이 사용하는 화폐로 참가자가 필요한 만큼 자발적으로 화폐를 발행하며 경제적으로는 신용 화폐, 윤리적으로는 신뢰 화폐의 역할을 하게 됨으로써 권력 행사나 지배의 수단이 되지 않는 지역 화폐의 활성화가 시민 사회의 통합과 연대를 촉진할 것으로 기대하는 부분이 크다는 주장에 반해 지역화폐가 자칫 경제를 조직화하는 유일한 수단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추론을 제기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문제의 중심을 가치의 척도인 화폐에 두지 말고 화폐에 의해 생산되고 교환되는 재화와 서비스에 두면 우리는 전혀 다른 해결책을 만나게 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경기지역 화폐는 일정한 지역에서 회원 간에만 사용이 가능하다는 단점도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지만 이 또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목표로 하는 지역화폐의 취지와는 상반되기 때문에 활성화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간과할 수는 없는 부분으로 향후 이 부분에 대한 보완과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