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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트리카 전성시대 ② 수입 신차 1분기 성적] 벤츠 A클래스, BMW 1시리즈에 압승

A클래스 첫 세단 판매량 급증 vs BMW 1, 완전변경하고도 신차 효과 '바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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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75호 윤지원⁄ 2020.04.28 09:24:15

메르세데스 벤츠 뉴 A클래스 세단(왼쪽)과 BMW 뉴 1시리즈. (사진 = 각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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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고급차 위주로 성장해온 독일의 완성차 브랜드들이 수입 엔트리카 시장에서도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와 BMW는 올해 준중형 세단 A클래스와 1시리즈의 세대 변경 신차를 각각 선보이며 한국의 젊은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고자 했다.

1분기는 일단 메르세데스-벤츠 A클래스의 압승으로 끝났다. 2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수입차 시장의 준중형 차급에서는 메르세데스-벤츠의 뉴 A클래스가 1642대를 판매하며 1위에 오른 반면 BMW의 뉴 1시리즈는 그 8분의 1인 204대(3위)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특히 뉴 A클래스의 1분기 판매량은 이미 지난해 연간 판매량을 넘어선 것으로, 새로 출시된 뉴 A클래스 세단의 인기몰이 기세가 심상치 않다.

고급 독일차 브랜드를 첫차로

국산 자동차의 글로벌 위상과 함께 가격도 점차 올라가면서 수입차와의 가격 간극은 차차 줄어들고 있다. 그래서 “조금 더 보태서 수입차를?”이라는 고민도 전보다 더 자주 접하게 된다.

또한, 수입차 판매량 증가율이 해마다 높아지고, 한국 시장의 전망이 좋아지면서 수입차 브랜드에서도 더욱 다양한 모델을 한국 시장에 출시하고 있으며, 이에 소비자 선택의 폭도 넓어졌다.

독일차 브랜드 입장에서 봤을 때도 한국 시장의 위상은 높다. 특히, E클래스와 5시리즈 등 독일 현지에서도 ‘비싼 차’로 여겨지는 준대형 세단이 가장 많이 팔리는 시장 중 하나라는 점에서 각별하게 관리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지난 1월 올해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4년 연속 수입차 1위를 기록한 점, 지난해 12월 월간 판매량 8421대로 수입차 단일 브랜드 최대 월 판매 실적 기록을 세운 점, 또 한국 시장은 벤츠 세단 부문 판매량이 세계에서 5번째로 많은 시장으로 거듭났다는 점 등을 강조했다.
 

BMW그룹 보드 멤버인 피터 노타 브랜드 및 세일즈·애프터 세일즈 총괄이 지난해 11월 27일 인천 영종도 BMW드라이빙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향후 BMW그룹의 친환경차 전략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 = BMW코리아)


BMW코리아는 한국 최초의 수입차 지사로 설립된 지 25년이 됐으며, 영종도 BMW 드라이빙센터, 부품물류센터, 송도 콤플렉스를 설립하는 등 한국에 가장 많은 투자를 하는 외국계 기업 중 하나다. BMW는 지금은 취소된 2020 부산 국제모터쇼에서 뉴 5시리즈의 세계 최초 공개 이벤트를 열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이들은 그동안 주로 준대형 및 중형(C클래스, 3시리즈) 세단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쳐 왔다. 그런데 올해 이 브랜드의 엔트리급인 A클래스와 1시리즈에서도 나란히 신차를 내고 본격적인 경쟁을 이어가는 중이다.

1분기 성적, 벤츠 뉴 A클래스 ‘대박’

1분기 준중형 수입차 판매량 순위에서 뉴 A클래스는 뉴 1시리즈보다 여덟 배 이상 많이 팔리며 1위를 차지했다. 2위도 메르세데스-벤츠의 뉴 CLA(312대)였다. 4위는 토요타의 스테디셀러 친환경차 프리우스(161대), 5위는 아우디 A3(98대)가 차지했으며 이하 닛산 뉴 리프, BMW 뉴 2시리즈, 렉서스 CT, 혼다 시빅, 푸조 308 등의 순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연간 준중형 수입차 판매량 순위에서는 1위 뉴 A클래스(1307대)와 2위 1시리즈(1239)의 차이가 크지 않았다. 이전 세대 A클래스 모델은 2018년에도 연간 1168대 팔려 1시리즈(1705대)에 비해 인기가 떨어졌다.

그런데 올해 1분기 뉴 A클래스는 벌써 지난해 연간 판매량도 넘어설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수입차 전체 모델별 1분기 판매량 순위에서도 6위에 올랐을 정도다.
 

메르세데스 벤츠 뉴 A클래스 세단의 공기역학 테스트. (사진 = 메르세데스 벤츠)


이런 반전에는 A클래스 역사상 처음 만들어진 세단의 힘이 컸다.

현재 뉴 A클래스는 2018년 2월 파리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된 4세대 A클래스이며, 국내에는 지난해 서울모터쇼에서 공개된 뒤 9월에 해치백이 먼저 출시됐다. 지난해 뉴 A클래스의 연간 판매 성적은 대부분 이 신형 해치백의 몫이었다.

그런데, 수입차 업계 한 관계자에 따르면 해치백에 관심을 가진 고객보다 훨씬 더 많은 고객이 뉴 A클래스 세단 출시 일정을 문의해왔다. 이 관계자는 “그때 이미 뉴 A클래스 세단이 국내 시장에서 사고를 치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드디어 지난 2월 12일 4도어 세단이 국내 출시되었고, 관계자의 예상대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에 따르면 뉴 A클래스 세단은 2개월 만에 1200대 이상 팔렸다. 관계자는 “예약을 하고 3개월 넘게 기다리는 고객도 있다”고 말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뉴 A클래스의 인기 비결은 뛰어난 가성비다. 뉴 A클래스 세단은 뉴 A220 세단과 뉴 A250 4매틱 세단 두 가지로 출시됐는데, 뉴 A220 세단의 가격은 인하된 개별소비세 기준 3850만 원에 시작된다.
 

메르세데스 벤츠 뉴 A클래스 광고 영상. 뒷좌석에서 사랑을 나누는 밀레니얼 세대를 등장시켜 MBUX의 음성인식 비서 기능과 안락함을 과시하는 동시에 젊은 고객층에게 어필하고 있다. (사진 = 광고 화면 캡처)


벤츠인데 '가성비'가 장점이라고?

국산 중형차인 현대 쏘나타 센슈어스 최고 트림인 인스퍼레이션에 풀 옵션을 적용한 것보다 불과 210만 원 비싸다. 쏘나타를 살 수 있는 돈에 210만 원을 더 보태고, 차급을 한 단계 낮추면 신형 벤츠의 오너가 될 수 있는 것.

또한, 이 가격에 국산 준중형 세단보다 높은 2000cc급 4기통 가솔린 엔진을 탑재하고 최고 출력 190마력과 최대 토크 30.6kg.m의 파워를 갖췄으며, 10.25인치 디스플레이 두 장이 연결된 형태의 대시보드를 기반으로 한 첨단 편의사양, 안전장치도 부족할 게 없다.

뉴 A클래스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MBUX가 탑재됐다. 자연어 음성 명령으로 차량 내 여러 기능 제어와 함께 메시지 전송을 포함한 휴대전화 조작, 날씨 안내, 내비게이션 조작 등이 가능하다. 특히 터치스크린 MBUX는 벤츠 전 모델 가운데 최초로 탑재되었다.

또한, 사각지대 어시스트, 액티브 파킹 어시스트, 액티브 브레이크 어시스트 등 다양한 안전 사양도 기본으로 탑재됐다. 옵션 패키지를 추가하면 키레스고(Key-less go), 휴대폰 무선충전, 앰비언트 라이트, 애플 카플레이(또는 안드로이드 오토) 등의 스마트 편의 사양도 갖출 수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 뉴 A클래스 광고 영상. 10.25인치 계기판 및 터치방식 컨트롤스크린으로 구성된 깔끔한 콕핏과 세련된 실내 디자인이 눈에 띈다. (사진 = 광고 화면 캡처)


벤츠코리아의 마크 레인 제품&마케팅 부문 총괄 부사장은 “이 모델은 스타일리시한 디자인, 벤츠의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MBUX 탑재, 운전자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해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패키지 옵션 등으로 개성을 중시하는 젊은 고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메르세데스-벤츠는 엔트리카 시장에서의 본격적인 경쟁을 염두에 두고 4세대 뉴 A클래스를 개발했으며, 홍보영상, CM 등 마케팅 자료들을 봐도 주 고객층으로 밀레니얼 세대를 정면으로 겨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실제로 국내에서 뉴 A클래스는 2030세대의 폭넓은 지지를 받아 판매량 증가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뉴 A클래스를 구매한 오너 100명 정도가 모인 한 온라인 커뮤니티는 가장 나이가 많은 회원이 40대 초반이며, 절대 다수가 30대 초중반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회원에 따르면 회원 수 30만 명이 넘는 대표적인 벤츠 오너 커뮤니티에서 최근 몇 개월 사이 A클래스 소모임의 활동량이 급격히 증가했으며, 평균 연령층도 가장 어리다.
 

BMW 3세대 뉴 1시리즈. (사진 = BMW코리아)


BMW 뉴 1시리즈, 신차 효과 미미

한편, BMW는 지난해 5월 3세대 뉴 1시리즈를 공개했고, 올해 1월 국내에 출시했다. 뉴 1시리즈는 이전 세대의 1시리즈와 달리 전륜 구동 플랫폼으로 바뀌었다. 4기통 디젤 엔진이 탑재됐으며 최고출력 150마력, 1750~2500rpm 구간에서 최대토크 35.69kg.m을 발휘한다.

10.25인치 컨트롤 디스플레이와 고해상도 계기판을 기반으로 한 최첨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BMW 인텔리전트 개인비서 시스템 등의 스마트 편의사양을 갖췄다.

뉴 1시리즈는 디자인과 옵션에 따라 4종의 트림이 제공되는데, 해치백 스타일만 나온다. 또 인하된 개별소비세를 적용했을 때 프로모션이 없다면 시작가 3920만 원부터 4800만 원까지 가격대가 형성되어 있어 뉴 A클래스보다 조금 비싼 편이다.

BMW라는 브랜드의 명성과 고객의 충성도, 풀체인지 모델의 신차효과 등을 고려했을 때 뉴 1시리즈의 1분기 판매량 204대는 무척 아쉬운 수준이다.

2018년 1분기에는 609대로 이전 세대 A클래스(391대)보다 60% 이상 많이 팔렸고, 지난해 1분기에는 신차 출시를 앞두고 판매량이 정체되는 시기임을 고려해도 218대로 오히려 올해보다 많이 팔렸기 때문이다.

뉴 1시리즈의 1분기 판매량은 성적 부진이라는 말로 표현할 수밖에 없다. 심지어 경쟁 모델의 강력한 상승세와 비교되어 상대적으로 더 큰 실패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러한 실패의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BMW 뉴 1시리즈 광고 영상. 스케이트보드, 킥보드 등을 즐기는 젊은 세대가 차와 함께 등장하여 해당 모델의 주된 타깃 고객층이 2030세대임을 나타내고 있다. (사진 = 광고 화면 캡처)


BMW가 2년 전 차량 연쇄 화재 논란으로 인해 국내 시장에서 신뢰가 떨어졌었다. 하지만 올해 1분기 5시리즈 판매량을 보면 BMW의 회복세는 뚜렷했다고 평가받고 있으니, 이는 예전 이야기다.

코로나19로 인해 시장이 침체됐다는 핑계도 댈 수 없다. 1분기 수입차 전체 판매량은 5만 859대로 지난해 5만 2174대보다 많이 줄어들지 않았고, 심지어 일본차 판매량이 7천 대가량 줄어든 점을 고려하면 독일차의 약진은 전염병이라는 악재도 무색하게 만들었다는 것이 바른 분석이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BMW 뉴 1시리즈의 부진에 대해 ▲뉴 A클래스가 드디어 세단을 내놓은 데 비해 뉴 1시리즈는 국내에서 인기 없는 해치백 스타일만 나온 점 ▲주 고객층인 2030세대 사이에서 친환경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디젤 엔진만 나온 점 ▲전륜 구동 플랫폼으로 바뀌면서 기존 1시리즈의 ‘운전의 재미’라는 장점이 사라진 점 ▲뉴 A클래스 등 경쟁 모델에 비해 가격이 높게 책정된 점 등을 약점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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