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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잘 쇼핑하고’ 산다 ③] 혼자 즐길 만큼만 때맞춰 판매-배달 경쟁

롯데제과 구독 서비스, 현대홈쇼핑 반반배송, 롯데백화점 소포장 과일 판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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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78호 김금영⁄ 2020.06.22 12:01:44

나 혼자 밥을 먹고, 나 혼자 영화를 보고, 나 혼자 노래하고~” 바야흐로 혼자 사는 시대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0년 400만 명에 이르렀던 국내 1인 가구는 2018년 국내 584만 명으로 전체 가구의 29.3%를 차지하고 있으며, 올해 60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특히 젊은 층에서 비혼 추세가 확산하는 가운데, 2047년엔 1인 가구 총 832만 명, 즉 전체 가구 중 37.3%에 달해 3가구 중 1가구는 1인 가구인 시대가 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 1월 열렸던 정책 태스크포스 회의에서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이제 더 이상 ‘나 혼자 산다’는 것은 특별하지 않다. 1인 가구가 우리 사회의 보통 가구인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짚기도 했다. 1인 가구가 보통의 문화가 된 시대에서 혼자의 삶은 더 이상 처량하지 않다. 혼자서도 얼마든지 ‘잘 먹고’, ‘잘 즐기고’, ‘잘 쇼핑하는’ 시대다. 세 번째로 1인 가구의 소비 패턴에 맞춘 서비스에 주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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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용량 제품, 1인 가구 소비 취향 저격

 

GS리테일이 판매하는 반의반수박 이미지. 사진 = GS리테일

수박이 제철인 여름, 수박을 좋아하는 30대 김선영 씨는 늘 아쉬움에 입맛만 다셨었다. 혼자 사는 그에게는 먹기 버거운 양인 데다가 보관이 어려워 금방 상해 버리기 일쑤였기 때문. 하지만 올해는 마트에서 당당히 수박을 구매했다. 취식 후 별도 보관이 필요 없는 소용량 과일을 판매하는 곳이 부쩍 늘어난 덕분이다.

1인 가구 증가와 코로나19 여파로 혼자 생활이 늘어난 사람들의 소비 패턴에 맞춘 서비스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많은 양을 한꺼번에 구매하기 꺼려하는 1인 가구에 맞춘 소용량 제품 출시 및 배송 서비스가 눈에 띈다.

 

작은 크기가 특징인 속빨간수박, 속노란수박, 베개수박 이미지. 사진 = GS리테일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더프레시와 GS25는 6월부터 속노란스위트수박, 속빨간스위트수박, 베개수박, 반의반수박, 반의반X2수박 등 5종의 수박을 본격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이 제품들의 공통점은 소용량이라는 것. 속노란수박과 속빨간수박은 3~4kg 내외의 소형 수박으로 껍질이 얇다. 베개수박도 길쭉한 베개모양을 한 4~5kg 내외의 소형 수박이고, 반의반쪽수박과 반의반쪽X2수박은 일반 수박을 각각 4등분, 8등분한 조각을 포장한 상품이다. 냉장 유통돼 1~2인이 시원한 상태의 수박을 바로 즐길 수 있는 양이다.

GS리테일 측은 “소용량 상품에 대한 선호도 증가가 과일 소비에도 영향을 주면서 보관할 필요가 없이 한 번에 먹을 수 있는 과일들의 매출이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GS더프레시가 5월 1일~6월 8일 분석한 22종의 과일 매출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간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가공을 거쳐 포장된 조각 수박의 매출이 전년 대비 55.8%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통수박의 매출이 2.8% 감소한 것에 비하면 큰 폭의 신장을 기록한 것. 또, 세척 후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체리, 블루베리, 데라웨어 포도의 매출 구성비도 전년 동기간 7.2%에서 올해 21.9%로 확대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마트는 1~2인 가구에게 적합한 양의 조각수박을 판매하고 있다. 사진 = 롯데쇼핑

이를 GS리테일 측은 편리미엄(편리함과 프리미엄을 합친 신조어)을 추구하는 1~2인 가족들을 중심으로, 손으로 집어 먹기 편한 과일이나 취식 후 별도 보관이 필요 없는 소용량 과일을 선호하는 소비 트렌드가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GS리테일은 체리, 블루베리 등 간편하게 집어 먹을 수 있는 과일도 편리미엄 시대에 맞춘 중점 상품군으로 선정해 당도 및 품질 선별 과정을 강화하고, 산지를 일일이 방문해 직거래처를 확대하는 등 관련 상품의 취급을 확대하고 있는 움직임이다. GS리테일 측은 “별도 가공 과정을 거치거나 특산물 취급을 통해 소용량의 프리미엄 제철 여름 과일을 좀 더 쉽게 즐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롯데마트와 롯데백화점도 소용량 과일 상품을 잇달아 내놓았다. 롯데마트는 큰 수박을 1~2인 가구가 먹기 적당한 양으로 나눈 조각 수박을 기획했다. 1/2통, 1/4통, 1/8통, 400g 팩 등 다양한 규격으로 선택의 폭을 넓혔고, 수박 조각 모양의 투명한 전용 용기를 사용해 내부 확인이 가능하도록 했다. 소과종 상품도 인기다. 롯데마트가 판매하는 애플 수박은 올해 5월 매출이 전년 대비 평균 10% 이상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게가 1~1.5kg 내외로 1인 가구에도 부담 없는 크기다. ‘망고 수박’으로 불리는 ‘블랙 보스 수박’은 3~4kg 내외 무게에 겉은 진한 녹색이며 과육은 노란색을 띄고 있는 것이 특징으로, 역시 소가족에게 반응이 좋다.

 

과일 소포장 상품을 선보이고 있는 롯데백화점의 ‘한끼밥상’ 코너. 사진 = 롯데쇼핑

롯데백화점 식품관은 ‘한끼밥상’ 과일 코너를 운영하며 소포장 과일 판매에 힘을 싣고 있다. 한끼밥상은 롯데백화점이 한우, 과일 등 신선식품을 한 끼 분량으로 포장해 선보이는 코너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한끼밥상을 처음으로 선보인 롯데백화점 본점의 경우 한끼밥상의 소포장 과일 상품 출시 이후 일 평균 이용자수가 200명 정도며, 매년 꾸준히 신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롯데백화점은 수박 뿐 아니라, 멜론, 파파야, 용과 등으로 구색을 확대하고 있다.

롯데마트 측은 “1~2인 가구가 증가하는 등 인구 구조가 소가족 위주로 변화하면서 잘라서 소분한 조각 과일과 일반 과일보다 크기가 작은 소과종 과일의 수요가 늘고 있다”며 “올해 소용량 수박과 조각 수박을 집중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며, 조만간 이 상품들이 전체 수박 매출에서 차지하는 구성비가 30% 이상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1인 가구, “많은 양에 저렴한 가격 < 소용량에 실속 갖춘 프리미엄”

 

현대홈쇼핑은 데이터홈쇼핑 채널인 ‘현대홈쇼핑플러스샵’에서 판매되는 식품 상품에 ‘반반배송’ 서비스를 도입했다. 사진 = 현대홈쇼핑

배송 서비스 또한 1인 가구에 맞춰 형태를 다양화하고 있다. 소비자가 원하는 만큼의 적당량만을 배송해주는 것. 현대홈쇼핑은 데이터홈쇼핑 채널인 ‘현대홈쇼핑플러스샵’에서 판매되는 식품 상품에 ‘반반배송’ 서비스를 도입했다. 대용량 식품의 용량을 절반으로 나눠 두 번에 걸쳐 배송해주는 서비스다. 대용량으로 구성해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홈쇼핑 상품의 장점을 살리면서, 고객의 상품 소진 기간을 고려해 배송을 차별화한 것이 특징이다.

현대홈쇼핑은 6월 2일부터 월 1~2차례 방송 판매하는 ‘박미희 달인 김치(10kg)’에 반반배송 서비스를 도입했다. 고객이 상품을 주문하면 전체 용량의 절반인 5kg의 김치를 먼저 보내주고, 14일 뒤 새로 담은 김치 5kg을 다시 배송해준다. 7월 중순부터 판매에 들어가는 곰탕을 비롯해 올 하반기 현대홈쇼핑플러스샵에서 방송 판매가 예정된 대용량 식품으로 반반배송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또 현대홈쇼핑 라이브 방송 상품과 종합인터넷쇼핑몰 현대H몰의 상품 등에도 반반배송 서비스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롯데제과는 과자 구독 서비스 ‘월간 과자’를 내세우며 1인 가구 취향에 맞춘 상품 배송에 나섰다. 사진 = 롯데제과

반반배송 날짜도 고객이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현재는 첫 배송 후 14일 뒤 일괄적으로 남은 용량을 보내주는 방식인데, 앞으로 고객이 원하는 날짜에 보내주겠다는 것. 아울러 대용량 식품을 소분해 두 개 이상의 주소지로 나눠 보내주는 서비스 등도 검토하고 있다.

 

현대홈쇼핑 측은 “최근 유통업계가 고객의 쇼핑 편의를 높이기 위해 당일 배송 등 빠른 배송에 앞 다퉈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보다 차별화된 배송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반반배송을 도입했다”며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발맞춘 차별화된 배송 서비스가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 중요한 경쟁력으로, 앞으로도 다양한 배송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CJ제일제당이 선보이고 있는 비비고 생선구이 포스터 이미지. 사진 = CJ제일제당

롯데제과는 과자 구독 서비스 ‘월간 과자’를 내세우며 1인 가구 취향에 맞춘 상품 배송에 나섰다. 월간 과자는 매번 제품을 직접 구매할 필요 없이, 소비자가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매월 다르게 구성된 롯데제과의 제품 적당량을 과자박스로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매월 롯데제과의 인기 과자 제품을 중심으로 구성되고, 그달 출시된 신제품을 추가로 증정한다.

이 서비스는 6월 23일까지 롯데제과 공식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을 통해 선착순 200명 서비스 신청을 받는다. 매월 과자박스 안의 제품 구성을 변경해 월말에 배송되며, 이후 소비자 반응에 따라 모집 정원을 추가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향후 아이스크림까지 범위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롯데제과 측은 “1인 가구의 증가와 코로나19에 따른 ‘집콕족(집에 콕 박혀 있는 사람들)’, ‘언택트(비대면)’ 트렌드가 확산되며, 온라인 소비를 통한 구독경제 수요도 증가되고 있다”며 “과자 구독 서비스 론칭을 통해 온라인 마케팅을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온라인 사업이 롯데제과의 새로운 미래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파우치에 소용량 형태로 구성된 오뚜기의 생선조림 3종 제품 이미지. 사진 = 오뚜기

업계 관계자는 “물론 과거에도 1인 가구를 위한 제품들이 있었다. 하지만 라면, 냉동피자 등 가공식품 위주로 한정된 측면이 있었다. 또 적은 양은 배송해주기 꺼려했다”며 “지금은 늘어나는 1인 가구의 수요에 따라 과일, 김치 등 신선 식품으로도 범위가 확대됐고, 배송 서비스도 형태를 다양화하며 보다 활발해지고 있다. CJ제일제당이 선보인 소포장된 형태의 비비고 생선구이, 오뚜기의 생선조림 3종 제품도 소가구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은 예 중 하나”라고 짚었다.

이어 “대가족 위주의 사회에서는 많은 양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상품이 인기였으나, 점차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소용량과 동시에 실속까지 강조하는 프리미엄 간소화 제품 및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라며 “과거엔 혼자 장을 보러 가거나 음식을 먹으러 가면 홀대받는 경향이 있었으나, 미래 소비 사회의 주역엔 1인 가구가 당당히 자리할 것이다. 이를 대비해 1인 가구의 소비 패턴의 흐름을 빠르게 분석하고, 이들의 취향을 사로잡기 위한 마케팅 전쟁이 유통업계에서 보다 치열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과거 라면, 냉동피자 등 가공식품 위주로 한정된 측면이 있었던 1인 가구 제품은 신선 식품으로 그 범위를 넓히고 있다. 사진은 장을 보고 있는 한 고객의 모습.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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