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81호 이될순⁄ 2020.08.12 09:40:25
최근 금융권의 비대면 활동은 복합적이다. 교육, 세미나 등을 아우르는데, 주요 수단은 온라인이다. 기존 대면 서비스를 접촉 없이 전달하기 위한 방책이다. 온라인으로 이어지는 ‘금융 온택트’를 살펴본다. 3편은 증권사의 유튜브 활용법이다.
[금융 온택트 ①] ‘코로나 시대’ … 은행들의 ‘달라진 유튜브 활용법’
[금융 온택트 ②] 생보사 웰스매니저, 영상으로 고객 만난다
키움증권, “시황부터 종목까지 알려드려요”
“애널리스트 토크쇼, 이름하여 애.톡.쇼!”라는 멘트로 오프닝이 시작된다. 김지산 리서치센터장의 진행으로 두 명의 애널리스트들이 게스트로 등장해 자신이 담당하는 종목을 추천한다.
키움증권 채널K는 증권사 중 가장 많은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주요 업종 이슈와 최선호 주(탑픽) 종목에 대해 이해하기 쉽게 알려주는 토크쇼 방식이 채널K의 인기 비결이다.
4일 화요일 방송된 애톡쇼에서는 음식료 vs 유통, 자동차 종목 간의 배틀이 진행됐다. 음식료는 코로나 수혜업종으로, 유통과 자동차는 코로나 피해업종으로 분류됐다.
음식료는 외부 활동이 축소되면서 가공식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것에 기인한다. 반면 유통은 외국인 관광객 축소와 오프라인 유통 채널 이용자 수가 감소한 게 주된 요인이었다. 또 자동차는 고가 소비재이기 때문에, 소비심리가 악화되면서 자동차 수요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박상준 책임연구원은 음식료 종목에서 ‘하이트진로’의 주식을 추천했다. 하이트진로가 실적 호조세 속에서 주도적으로 마케팅을 활용하며 점유율을 늘려나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박 연구원은 “△하이트진로가 최근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공정위의 현장조사를 받았고 △경쟁사의 공격적인 푸쉬 마케팅 탓에 주가가 낮아지긴 했으나, 공정거래법 관련해선 처벌 강도가 낮고, 경쟁사의 마케팅은 수요의 계절성 측면을 고려하면 길어야 한두달”이라며 하이트진로의 주가 상승을 예측했다.
종가기준으로 하이트진로 주가는 5일엔 상승했지만, 그 다음날인 6일부터 현재(10일)까지 하락장을 나타내고 있다. 방송 당일인 4일에 하이트진로를 매수한 사람이라면, 5일에 팔지 않은 한 손해를 봤다.
김민선 연구원은 자동차 업종 중 기아차의 주식을 추천했다.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거둬서다. 자동차 분야 컨센서스(업종 전망치 중간값)는 760억이었는데, 기아차의 경우엔 2분기 영업이익 1451억을 기록했다.
기아차는 3분기에도 핑크빛 전망이 예상된다. 지난 7월 사전예약을 받았는데, 하루 만에 2만 3006대의 예약을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연구원은 이 정도의 예약은 5개월 정도의 판매 물량이라고 전했다. 미국에선 연간 10만대 정도가 판매되는 기아차의 베스트셀러 차종 중 하나인 K5 새 모델이 출시된다. 인도에선 국내에 없는 차종인 ‘쏘넷’이 출시될 예정이다.
기아차는 방송 당일, 전일 대비 1450원 상승한 4만 1150원을 기록했다. 다음날인 5일엔 소폭 하락했지만 6일부터 현재(10일)까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언택트 마케팅이 중요한 시기에 구독자들의 꾸준한 관심과 참여에 힘입어 구독자수가 7만 명을 넘어섰다”며 “계속해서 주식 초보자들도 재밌고 쉽게 볼 수 있는 컨텐츠는 물론 주식투자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유튜브 컨텐츠 제공을 강화해 나갈 것이며 구독자 수도 더욱 증가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나TV, 대가들과 “쌍방향 소통해요”
하나TV는 지난해 1월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운영한 이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구독자 수는 키움증권K(10일 기준 약 8만 명)에 이어 5만 5000여 명을 기록하며 맹추격 중이다.
하나TV의 인기 콘텐츠는 ‘대가와의 만남’이다. 위기를 극복한 대가들의 노하우를 공유하면서 투자자들이 가려워하는 부분을 제대로 긁어준다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하나금융투자 조용준 리서치센터장이 사회를 맡았다.
명사로는 에셋플러스자산운용 강방천 회장,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이채원 사장, 서강대 김영익 경제대학원 교수, 메리츠자산운용 존리 대표 등이 출연했다. 존리 대표가 출연한 회차의 조회수는 5만을 넘어섰다. 평균 조회수가 1만 수준이었던 걸 고려할 때 이 영상은 히트를 친 셈이다.
채팅 참여자들과 쌍방으로 소통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 중 하나다. 유안타증권 유동원 본부장이 출연한 회차에선 댓글창에 “주린이(주식+어린이)들이 해외투자를 시작하려고 할 때의 유의사항을 알려주세요”라는 댓글이 달렸다.
이에 유동원 본부장은 즉석에서 “해외주식 투자는 미국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영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중국어나 다른 기타 언어보다 상대적으로 정보를 얻기 쉽고, 미국 시장 자체가 글로벌 시장의 60%를 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해외투자를 하는 이유 중 하나가 환율인데, 달러는 기축통화이기에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다. 정보를 얻기 쉽고, 달러라는 장점을 가진 미국 투자부터 시작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사람들이 대면으로 세미나를 진행할 때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느라, 괜한 민폐가 아닐까 해서, 단순히 부끄러워서 등의 이유로 질문을 꺼리는데, 비대면으로 진행하면 질문이 굉장히 활발하게 오간다”고 말했다.
하나투자증권의 대가와의 만남이 그렇다. 질문과 대답이 실시간으로 오가고, 시청자들이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점에서 참여율을 높이는 긍정적인 효과를 낳고 있다.
매일 7시 30분엔 리서치센터 오전 회의를 ‘모닝 브리프’라는 타이틀을 걸고 생중계한다. 모닝 브리프는 애널리스트들이 각 영업점을 대상으로 맡은 부문과 종목 등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는 회의를 일반인에게도 공개하자는 아이디어에서 탄생했다. 오전 미팅 현장을 가감 없이 실시간으로 중계한다는 점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금투협, ‘유튜브 가이드라인’ 작업 착수
증권사들이 운영하는 유튜브가 투자자들에게 인기를 끌자 금융투자협회는 비대면 채널과 관련한 콘텐츠 가이드라인 마련 작업에 착수했다. 유튜브를 이용한 마케팅이 규제 사각지대에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아서다.
특히 협회나 금융당국 차원의 가이드라인이 없다 보니 회사별로 콘텐츠 제작 기준과 내부통제 규범이 제각각이라는 점에서 투자자 보호 등에 소홀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협회는 지난달 회원사에 유튜브 콘텐츠 제작과 관련된 의견을 이달 말까지 달라고 요청하는 한편, 협회 자체적으로 주요 회사들의 유튜브 채널 활용에 대한 현황조사도 진행하고 있다.
금투협 관계자는 “현재 협회 규정에 유튜브 영상에 적용되는 기준들이 존재하지만 애매한 부분이 있어 이를 정리할 필요가 있음을 알게 됐다”며 “이와 함께 유튜브 채널 활용에 대한 회원사 의견 수렴과 현황조사를 8월까지 진행한 뒤 하반기에 가이드라인을 배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