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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재 탈모 칼럼] 예방 차원의 탈모약 복용은 좋은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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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87호 홍성재 의학박사⁄ 2020.11.16 09:45:26

(문화경제 = 홍성재 의학박사) 군대를 마친 20대 중반인 K군이 병원을 방문했다. 그가 방문한 이유는 탈모 약을 처방받기 위해서다. 그를 아무리 살펴봐도 탈모는 아니었다. 하지만 K군은 탈모 약 처방을 강력하게 원했다. 그 이유는 아버지처럼 대머리가 되기 싫어서다.

이처럼 아버지나 가족에 탈모가 있는 경우 탈모 예방을 위해 미리 탈모 약인 피나스테리드나 두타스테리드를 처방받기 원하는 젊은 남성들이 가끔 있다. K군처럼 탈모가 아직 발생하지 않았는데도 탈모 예방을 위해 탈모 약을 먹을 필요가 있을까?

필자의 견해는 반대다. 그 이유는 탈모가 비록 유전성이 강하지만 환경적 요인 역시 영향을 미치는 다인자 질환이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탈모 유전자를 부모로부터 받았다 할지라도 건강한 생활습관 및 식습관을 가진다면 탈모가 발생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대머리 또는 남성형 탈모라 불리는 안드로겐형 탈모가 발생하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5α 환원효소와 결합하여 DHT호르몬이 생성되고, DHT호르몬이 모발 세포의 안드로겐 수용체와 결합하면 모근파괴물질이 분비되어 모발이 가늘어지고 모낭이 수축되어 탈모가 진행된다. 탈모 유전자란 5α 환원효소와 안드로겐 수용체의 활성을 조절하는 단백질을 말한다.

 

탈모가 발생하려면 탈모 유전자가 발현되어야 한다. 탈모 유전자를 발현시키는 대표적인 원인 중에 활성산소가 있다. 활성산소는 체내에서 필요한 에너지를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이다. 두피 모낭 주위에 활성산소가 과잉 발생하면 탈모 유전자를 발현시키고 모낭이나 모근세포를 직접 공격하여 손상을 입힌다. 또한 두피 모세혈관을 오염시켜 모발 영양공급을 방해하여 탈모를 유발한다. 활성산소를 유발하는 요인은 스트레스, 음주 및 흡연, 영양과잉, 화학물질, 환경오염 등 매우 다양하다.

따라서 건강한 생활습관을 통해 탈모 유전자가 발현되는 것을 막는다면 탈모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났더라도 탈모를 막을 수 있다.

조상 탓 하기 전에 생활습관 점검부터

다음의 예를 보면 알 수 있다. A씨는 할아버지가 탈모지만 아버지는 탈모가 없다. A씨의 외가 식구에도 탈모가 없는데 A씨에겐 탈모가 발생했다. 이론적으로 A씨는 아버지보다 탈모 확률이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탈모가 생긴 이유는 탈모 유전자가 발현되었기 때문이다. 아버지에겐 탈모가 생기지 않고 자신에게만 탈모가 발생한 A씨 입장에서 보면 억울할 수 있지만, 조상 탓하기 전에 자신의 생활습관을 돌이켜 볼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탈모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약 복용보다 건강한 생활습관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탈모가 발생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예방을 위해 탈모 약을 처방받으려 하는 젊은 남성들에게 해줄 속담이 있다. ‘걱정이 많으면 빨리 늙는다’는 속담이다. 쓸데없는 걱정을 하지 말라는 이야기다. 탈모 약 복용은 탈모 발생 뒤에 해도 늦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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