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09호 강동원⁄ 2021.09.17 09:12:57
스토리텔링의 중요성이 커진다. 대중들은 한 마디 제품 설명보다 열 마디 배경 스토리에 열광한다. 기업들 역시 제품에 어떤 스토리를 입힐지 고민하고 있다. 이에 스토리텔링의 선두주자로 평가받는 국내 기업들과 이들의 스토리텔링 활용 전략을 조명해본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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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이 지적 재산권(IP)을 기반으로 한 스토리텔링 활용에 박차를 가한다. 넥슨이 ‘메이플스토리’, ‘V4’ 등 다양한 장르의 게임 IP를 보유한 만큼, 더욱 많은 유저를 확보하기 위한 행보다. 특히, 김정주 넥슨 창업주가 넥슨의 목표로 ‘아시아의 디즈니’를 선언하면서, 넥슨의 스토리텔링 활용은 탄력받을 전망이다.
유저 관심 이끈 스토리텔링의 힘
넥슨은 스토리텔링 활용을 극대화하기 위해 자사가 보유한 다양한 장르의 게임 IP를 활용하는 전략을 꺼내 들었다. 이는 각 유저의 게임 플레이 성향이 다른 만큼, 차별성 있는 스토리텔링으로 이들을 공략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넥슨의 스토리텔링 활용은 PC 게임 메이플스토리에서 확인할 수 있다. 메이플스토리는 2014~2015년 블록버스터 시리즈 ‘블랙헤븐’과 ‘히어로즈 오브 메이플’을 공개했다. 해당 시리즈는 유저 자신의 캐릭터를 중심으로 악당을 물리친다는 이야기를 풀어나가며 유저들의 관심을 이끌었다. 그 결과 두 블록버스터 시리즈는 호평받으며 현재 메이플스토리가 전개하는 스토리의 바탕이 됐다.
넥슨은 신작 모바일 게임 V4에도 스토리텔링 요소를 도입하며 흥행을 거뒀다. 넥슨의 자회사 넷게임즈가 개발한 V4는 2019년 출시 당시 영화를 연상케 하는 스토리, 전투 장면 등으로 눈길을 끌었다. 그 결과 V4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한 ‘2020 대한민국 게임대상’ 스토리 부분에서 좋은 평가를 얻으며 대상을 거머쥐었다.
또한, 넥슨은 IP 콘텐츠 행사 ‘네코제’에도 스토리텔링을 활용했다. 넥슨은 지난해 열린 네코제에서 게임에 대한 유저들의 추억을 공유하는 ‘보이는라디오’와 심리·게임·건축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게임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프로그램 ‘보더리스: 티키타카 게임 뒷담화’를 진행했다.
네코제 참가자에 따르면 유저들은 두 프로그램을 통해 게임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며 추억을 공유하고 자신이 즐기는 게임 개선 방안 등 다양한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 결과 네코제 역시 누적 시청자 12만 명을 돌파하며 흥행에도 성공했다. 넥슨이 스토리텔링 활용에 집중하는 이유다.
이에 넥슨은 지난달 ‘제1회 넥슨재단 보더리스 공모전’ 참가 접수를 진행했다. 해당 공모전은 ‘전통예술과 게임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게임 스토리를 담은 다양한 콘텐츠 제작을 위해 기획됐다. 이를 통해 넥슨은 유저와의 소통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넥슨 관계자는 “넥슨의 목표는 전 세계 고객에게 최고의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독창적이고 재미있는 콘텐츠 개발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넥슨의 꿈, 아시아의 디즈니
넥슨은 김 창업주가 목표로 설정한 ‘아시아의 디즈니’를 위해 스토리텔링 활용에 박차를 가한다. 이를 위해 넥슨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신규 법인 ‘넥슨 필름&텔레비전’을 설립하는 한편,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 출신 인사를 영입했다.
넥슨은 지난 7월 넥슨 필름&텔레비전을 설립했다. 넥슨에 따르면 해당 법인은 넥슨 IP 기반 영화·애니메이션 제작을 맡게 된다. 이를 위해 넥슨은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전문가 닉 반 다이크를 수석 부사장 겸 넥슨 필름&텔레비전 총괄로 선임했다.
닉 반 다이크 부사장은 월트 디즈니와 액티비전블리자드 스튜디오를 거쳤다. 디즈니 재직 동안 픽사·마블·루카스필름 인수와 디즈니 사업 전반의 전략 수립에 핵심 역할을 수행하는 등 IP 사업 확장에 전문성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다.
또한, 넥슨은 지난 3월 월트 디즈니에서 최고전략책임자(CSO)를 역임한 케빈 메이어를 신임 사외이사에 선임했다. 케빈 메이어 이사 역시 디즈니에서 디즈니플러스·ESPN플러스·훌루 등을 론칭하는 등 신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고 평가받는다. 이를 통해 넥슨은 IP 플랫폼 다각화와 해외 시장 진출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넥슨의 디즈니 출신 인사 영입은 넥슨이 가진 IP 활용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이 전략이 적중하면 넥슨의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도약 목표는 쉽게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