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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1인 가구③> 4인 가구에서 1인 가구로…식품업계 주 소비층 바뀐다

‘건강한 한 끼’ 만들어 먹는 밀키트, 쟁여놓고 편리하게 먹는 ‘쟁여 푸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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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19호 양창훈⁄ 2022.03.02 10:10:19

 

 

1인 가구 증가는 초고령사회 진입과 마찬가지로 우리 사회가 현실로 받아들여야 하는 커다란 변화이고, 모든 변화가 그렇듯 명과 암의 양면성을 띈다. 1인 가구 증가는 다양한 산업에서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내는 한편 사회안전망에서 소외되는 구성원들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이런 변화 앞에서 우린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까?
 

최근 식품업계는 ‘밀키트(Meal Kit, Meal(식사) + Kit(키트, 세트)의 합성어)’를 주력 상품으로 밀고 있다. 밀키트는 식재료와 양념, 조리법을 세트로 구성한 제품이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발표한 ‘2021 가공식품 세분시장 현황 보고서-즉석 조리식품’에는 소비자들의 밀키트 구입 경험이 63.6%에 달했다. 식품 소비자 중에서 과반 이상이 밀키트 구입 경험이 있다는 얘기다.

밀키트 시장 규모도 커지고 있다. ‘식품 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국내 밀키트의 시장 규모는 2020년 1천 882억 원으로 직전년 약 20억 원보다 85% 올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국내 밀키트 시장이 2025년 7천200억 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이 성장한 원인에는 1인 가구 증가와 함께 코로나19 장기화로 ‘홀로 만찬’이 대세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1인 가구는 2020년 기준 전체 가구의 총 31.7%인 총 664만 3354가구이다. 2인 가구와 합치면 약 60%에 달했다. 이에 따라 과거 소비의 중심축인 4인 가구가 주요 소비층에서 밀려났다. 이와 함께 배달 음식의 인기가 증가하고 있지만 인스턴트 음식에 물린 1인 가구들은 ‘건강한 한 끼’를 위해 직접 조리한 음식을 원하는 트렌드가 생겨났다.

소비층의 변화와 ‘홀로 만찬’이 트렌드로 잡으면서 식품업계도 밀키트에 더 많은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밀키트 시장은 프레시지, 마이셰프 등 밀키트 전문업체가 앞서가는 가운데 CJ제일제당(쿡킷), 동원F&B, hy(잇츠온), 롯데푸드 등 대기업들도 활발하게 진출해 있다.

경쟁이 치열한 만큼 다양한 신제품 출시도 잇따르고 있다. CJ제일제당의 밀키트 브랜드 쿡킷은 2주마다 최소 4종의 신규 테마 메뉴를 선보이는 등 메뉴 다양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유제품 중심의 건강기능식품 사업의 대표주자였던 hy는 최근 한정식 전문점 ‘채근담’과 협업해 명절용 밀키트 2종인 채근담 떡국과 오색 잡채를 선보였고, 마이셰프는 ‘진한 소 곱창전골’과 ‘산더미 소고기 콩불’ 등 신제품을 출시했다.

 

마이셰프의 '나혼자 밀푀유 샤브전골' 홍보용 이미지. 사진 = 마이셰프 제공

 

더 간편하게 더 신선하게…1인 가구 타깃 밀키트
 

마이셰프 관계자는 “1인 가구의 경우, 홀로 먹을 양만큼을 요리해야 하므로 다인 가구에 비해 비교적 다양한 요리를 자주 하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에 비해 밀키트는 한 번 요리에 필요한 정량의 식자재로만 구성되어 있어, 1인 가구가 경제적으로 즐길 수 있는 상품이라는 점을 인기 요인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1인 가구에게 밀키트의 최대 장점은 간편하게 신선하고 건강한 요리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채소와 육류 등 다양한 식자재가 포함된 다채로운 요리를 손쉽게 즐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마이쉐프의 경우 스테이크, 샤브샤브전골, 카레류 등 일상식 및 가성비 높은 제품이 많이 판매되고 있다.

밀키트를 구매하는 방식도 다양해지고 있다. 밀키트 출시 초기에는 주로 대형마트와 배달을 통해 구매했다면, 최근에는 밀키트를 전문으로 하는 무인 밀키트 전문점까지 등장하고 있다.

심지어 밀키트 커뮤니티도 생겨나고 있다. 포털사이트를 검색하면 밀키트를 주제로 한 온라인 카페의 수가 총 201개나 된다. 커뮤니티에서 눈에 띄는 것은 밀키트를 이용한 창업 주제의 질문과 대답 글도 올라온다는 점이다. 밀키트 창업은 대부분 큰 투자 비용 없이 누구나 도전할 수 있기에 많은 이들이 관심을 보인다. 커뮤니티 ‘무인 카페창업-정보 공유하는 사람들’에는 밀키트 창업과 관련된 게시글이 주를 이룬다. 창업을 희망하는 네티즌은 밀키트 창업 시에 알아야 할 정보를 공유하며 사업 준비에 나서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쟁여두는 즐거움! ‘쟁여푸드’도 인기

밀키트와 함께 ‘쟁여푸드’도 식품업계의 관심사다. 쟁여푸드는 물건을 쌓아 놓는다는 의미의 ‘쟁이다’와 식품을 뜻하는 ‘Food’의 합성어다. 코로나19 장기화와 오미크론 여파로 외출 횟수가 줄어들고 마트 방문도 자제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한꺼번에 사들여 집에 여유 있게 보관하고 오랫동안 먹을 수 있는 대용량 식품, 냉동식품, 육포 같은 건조식품 등 쟁여푸드가 인기를 끄는 것이다.

쟁여푸드의 대표 음식은 냉동만두로, 냉동만두는 집의 냉동실에 장기 보관하다가도 언제든 전자레인지에 돌리기만 하면 조리할 수 있어 편리함을 중시하는 1인 가구뿐만 아니라 초등학생 아이들의 간식에도 알맞다. 냉동만두 시장 글로벌 최강자인 CJ제일제당의 비비고는 연 매출 1조 원도 넘어선지 오래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비비고만두가 흥행한 이유는) 보관도 쉽고 먹기에도 좋은 만두의 특성이 성공한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에 코로나로 사람들이 외출을 자제하면서 쟁여놓고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찾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밀키트’와 ‘쟁여푸드’로 대표되는 식품업계의 변화가 1인 가구 증가와 그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발맞춰 또 어떤 행보를 보일지 지켜볼 일이다.

 

(문화경제 양창훈 기자)

 

<관련기사: 기획특집 1인 가구>
① 라이프스타일 인큐베이터가 된 1인 가구

② ‘거거익선’ 지형 흔들린 프리미엄 가전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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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태그
구독경제  밀키트  쟁여푸드  냉동만두  CJ제일제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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