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통계청 ‘2021 통계로 보는 1인 가구’에 따르면, 20년 1인 가구는 전체 가구의 31.7%인 664만 3천 가구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대가 전체 1인 가구의 19.1%로 가장 많고, 그다음은 30대(16.8%), 50대(15.6%)와 60대(15.6%), 40대(13.6%) 등의 순입니다.
그런데 1인 가구의 증가는 갑작스러운 현상이 아닙니다. 국제적인 통계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이러한 ‘혼자 살기’의 증가는 한 세기 전 초기 산업 국가들에서 시작되어 1950년경에 가속화되었다고 합니다. 노르웨이와 스웨덴과 같은 나라에서는 한 세기 전에는 1인 가구가 드물었지만, 오늘날에는 전체 가구의 거의 절반을 차지합니다.
이번 호 ‘문화경제’ 1인 가구 특집은 산업계 전반에 불고 있는 의미 있는 변화를 분야별로 짚어봤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1인 가구 증가를 가속화 시킨 방아쇠는 초혼 연령이 늦어지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코로나19로 남녀 교제 기회가 상대적으로 줄어든 것도 한몫을 하고 있습니다.
이에 발맞춰 기업들도 빠르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가전업계의 대세이던 프리미엄 가전 대형화가 소형가전 시장의 프리미엄화로 추세가 바뀌고 있다고 합니다. 심플함과 가성비를 추구하는 1인 가구의 증가로 ‘가전은 크면 클수록 좋다’는 공식이 깨지고 있습니다.
4인 가구가 주 소비층이던 식품업계도 1인 가구의 입맛과 소비성향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10년 전만 해도 ‘혼밥’은 궁상 맛은 모습이라 여겨질 정도였지만, 지금은 밀키트가 1인 가구의 건강한 홀로 식탁을 책임집니다.
수익 창출이 우선인 기업들은 증가하는 1인 가구를 사로잡기 위해 앞으로도 새로운 제품과 다양한 서비스를 계속 내놓을 것입니다. 그런데 더 시급한 것은 이들의 안녕과 행복 아닐까요. 복지가 취약한 나라일수록 혼자 사는 이들을 서로 연결하고 지원해야 하는 새로운 과제가 발생할 것입니다.
앞에서 언급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8년 기준 1인 가구의 의료비는 95만 5천 원으로 18세 이상 인구의 약 1.4배 수준입니다. 1인 가구의 건강관리 실천율은 전체 인구보다 낮고 규칙적 운동 실천율도 39.2%로 낮습니다. 20년 조사대상 기간 2주일 동안의 1인 가구의 유병률은 38.9%이고 유병자의 평균 유병일수는 11.3일이나 됩니다. 1인 가구를 대상으로 기업이 물건을 팔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보다, 이들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더 중요한 이유입니다.
서울시는 오세훈 시장의 공약 1호인 ‘1인 가구 지원’을 위해 4대 안심정책을 발표, 시행하고 있습니다. 고독사 방지를 위한 돌봄 체계와 외로움 관리는 물론 경제자립, 주거안심, 범죄안심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펼칠 예정입니다.
‘1인 가구의 행복이 서울시민의 행복’이라는 서울시의 캐치프레이즈가 가슴에 와닿습니다. 이미 1인 가구인 우리를 위해, 언젠가 1인 가구가 될 우리를 위해 사회적 연결과 지원, 그리고 서로에 대한 관심의 끈을 놓지 않아야겠습니다.